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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Personnel

방담 20101203

1. 인더스트리얼계 똘끼의 선두주자였던 Throbbing Gristle의 Peter 'Sleazy' Christopherson이 11월 24일에 55세로 방콕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물론 Psychic TV와 Coil에서도 활동했었지만, Coil은 결국 John Balence가 힘을 발휘하던 밴드였고, Psychic TV도 결국 Throbbing Gristle의 바운더리에서 벗어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어쨌든 Throbbing Gristle에서의 활동이 제일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음악은 Coil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뭐, 금년에 했던 Quietus zine과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는데, 본인이 죽을 것을 미리 짐작하고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we are all only temporary curators of our present bodies, which will all decay, sooner or later. In a hundred years or so ALL the humans currently alive will have died. I take great comfort in knowing, with certainty, that thing that makes us special, able to enrich our own lives and those of others, will not cease when our bodies do, but will be just starting and new (and hopefully even better) adventure...

If we don't get to meet in this Life, maybe in the next you can buy me a beer! ,-)"



간만에 Coil을 한 번 들어주자. Coil - Blood from the Air(from "Horse Rotovator")

2. Snapper Music에서 나온 Darkthrone의 "Panzerfaust" 2CD 에디션을 샀는데, 뭐 팬이니까 한장씩 구입하는 거기는 하지만, 이런 류의 소위 '디럭스 에디션' 이 왜 폄하받는지를 레이블들은 한 번 쯤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Snapper Music은 언제 봐도 포장은 참 잘 하는 것 같은데 뭔가 하나 이상이 꼭 맘에 들지 않는다. 어쨌든 이걸로 이제 Darkthrone 컬렉션은 60장이 갓 넘었다. 갈 길이 멀다.

3. 음악 일을 한다는 친구가 와서 - 물론 별로 올 이유는 없었음 - 얘기하던데, (나야 그리 신경쓰지 않기는 하지만)브로콜리 너마저의 앨범에서 금지곡이 나왔다고 한탄을 금치 못하더라. 물론 문화관광부의 마인드가 신뢰할 것이 못 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버린 얘기인 듯한데 '다행히도' 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의 결과까지 제대로 예측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저 얘기를 듣고 생각한 건 브로콜리 너마저의 이번 앨범은 마케팅 별로 돈 들일 필요도 없겠구나였다. 괴팍하고 멍청하긴 하지만 문화관광부야말로 한국 인디의 친구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그랬는데, 무식한 게 일만 열심히 하는 게 제일 무서운 거라고 했었다.

4. 관념론의 전통을 주체할 수 없는데다 베토벤 같은 작곡가들을 계속해서 배출해 온 독일인지라(물론 오페라는 좀 약하다만) 이런 책들이 나오는데, 음악에 비전문가였던 쇼펜하우어는 물론, 어쨌든 직접적으로 음악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거나, 했더라도 몇 줄 수준이었던 슐라이어마허나 헤겔 등의 음악미학을 이끌어낸다는 점은 일단 내용을 떠나서, 다들 체계를 갖춘 거대 담론들을 구축하는 이들이었다 보니 이런 이론들이 트리비아마냥 계속해서 튀어나올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누가 셸링이나 칸트를 처음부터 음악적으로 생각하고 보았겠는가? (하긴 그러고 보니, 이 책에 등장하는 학자들 중에서 진짜 '음악적이었던' 학자는 아도르노나 블로흐, 니체 정도를 제외하면 있다고 할 수 있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흥미로운 책이었다. 알고 보면 내가 이렇게 클래식에도 애정을 보내는 (나름)교양있는 사람이다. 아 그런데 문제는 돈이 없구나...

5. 양파맛 포카칩 누가 기획한 거냐.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이건 인간의 존엄성에 어긋나는 맛이다. 역시 감자칩은 포카칩이건 프링글스이건 오리지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