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Annick Giroux
Youtube에서, 블랙메틀 뮤지션과 같이 콥스페인팅을 한 사람들이 초코쿠키를 굽는다든가 하는 식의 유머 영상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록/메틀이 기본적으로 배고픈 음악이라는 이미지를 이용한 유머일 것이다. 물론 배고픈 건 장사 안 되는 음악 하는 무명 밴드가 최고이겠지만, 사실 CD를 사서 듣는 입장에서도 꼭 그렇지 않은 건 아니다. 보면 정기적인 수입이 없던 시절, 배를 곯아 가면서 모은 돈으로 앨범을 샀던 기억 정도는 아마 일반적인 경험일 것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찼음에도 아직도 별다른 수입이 없는(뭐 아주 없다는 건 아니고) 나는 왜 이럴까 싶기도 하지만 그건 넘어가기도 하고. 어쨌든, 사실 음악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사람 치고 '배고프지만 음악 때문에 참던' 시절이 없는 사람도 의외로 보기 드물다는 얘기였다.
뭐 그러나, 음악 그 이전의 진리는 어쨌든, 무슨 음악을 하고 듣던 간에 먹고는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맥주만 먹고 살 수도 없는 일이고. 그리고 요새와 같이 가족들의 가사 분담이 요구되는 시절, 간단한 음식 같은 건 연습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그런 기획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분도 요리를 하는 메틀헤드가 됩시다. 'New Wave of Cooking Metalhead') 대충 유명인들의 이 책에 대한 반응은 다음과 같다.
"Sweet book indeed! I unveiled the secret of the best pizza in the world. Customers of my restaurant would have killed to get the recipe!" - Schmier, Destruction
"This is probably the most physically beautiful book I’ve ever seen." - Cosmo Lee, Invisible Oranges.com
저자라는 Annick "The Morbid Chef' Giroux부터 정크 푸드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세계의 유명 메틀 뮤지션들이 좋아한다는 많은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충 Sepultura나 Nuclear Assault, Mayhem, Death와 Uriah Heep과 Judas Priest 등. 사실 이런 책에서 뭐 인상적으로 볼 게 있겠냐마는, 어쨌든 이런 뮤지션들이 생각보다 사실 '잘 먹고' 살고 있다는 것(Chris Reifert의 베이컨 요리가 사실 매우 구미가 당긴다)만으로도 재미있고, 나름 레시피도 충실하고 사진도 많으니 요리 책으로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메틀 뮤지션들(특히 80년대 헤비메틀/스래쉬메틀 뮤지션들)이 주축이어서인지, 이 책에 실린 많은 요리들은 내가 보기에는 식사용이라기보다는 맥주 안주에 알맞게 생겼는데, 좀 고급스럽게 보이기도 하나 어쨌든 메틀에도 잘 어울리는 광경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음악인들' 과 관련된 책에서 음악 얘기가 전혀 안 나오는 것은 아니고, 그리고 그런 음악인들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책에 은근히 녹아 있기는 하다. 내게는 사실 '철녀' 와 비슷한 이미지인 Doro 여사는 그래도 여성분이었던가, 케이크를 추천하고 있는데(뭐 케이크 이름이 'Black Forest Cake' 이긴 하다), 그런 식으로 이 책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살 때)30달러 좀 덜 되는 가격을 주고 요리책을 사서 볼 메틀헤드가 얼마나 될까 싶지만, 사실 생각보다는 재미있는 편이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어떤 밴드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그런 건 어떤 음식이고 하는 거 자체가 트리비아의 첫걸음일수도 있을 게다. 어쨌든 재미있는 요리책이다. 채식주의자용 레시피도 실려 있으니 참고할 것(이걸 누가 내놓은 레시피인가 했더니, Kreator도 끼어 있어서 조금 놀랐던)
이게 Gorgoroth의 King ov Hell이 즐겨 먹는 'Spicy Shrimp Wok' 이다. 솔직히 맛있어 보이나 진짜 그럴진 잘 모르겠다 이게 Doro 누님이 좋아하신다는 'Black Forest Cak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