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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Neue Zeit

R.I.P. Bert Jansch



Steve Jobs가 세상을 떠났다고 추모 물결이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일고 있는 모양이지만, 스마트폰은 커녕 mp3 플레이어도 잘 쓰지 않는 나로서는 사실 그리 와닿는 사건은 아니다. Bert Jansch가 또한 5일 세상을 떠났다는 건 그보다는 확실히 덜 알려졌다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근래의 가장 아쉬운 부고기사는 Bert의 것이었다. 사실 요새 Pentangle과 Bert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 싶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브리티쉬 포크라면 Fairport Convention과 Pentangle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다. John Renbourne과 Bert Jansch의 기타는 고색창연하면서도 사이키델리아를 구현할 줄 아는 몇 안되는 좋은 예들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Cruel Sister' 같은 곡에서의 묘한 괴기함은 영국 포크 밴드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고, 또 동시대의 밴드들이 쉬이 구현할 수 없었던 특성일 것이다. 기껏해야 Spirogyra나 Comus 정도랄까. Strawbs 같은 이들은 또 이들과는 틀렸으니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밴조나 덜시머 같은 악기가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Pentangle을 듣고 처음 알았다. 이 쯤 되면 추모의 변은 충분할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Pentangle - Cruel Si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