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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llution/Metal

Angstkrieg - Angstkrieg

[Self-financed, 2010]

Dimmu Borgir의 베이시스트로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면 아무래도 Nagash이겠는데(물론 ICS Vortex도 있다만), 사실 Nagash가 그렇다고 밴드의 오리지널 멤버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가장 블랙메틀의 전형에 가까웠던(물론 내 생각이다) "For All Tid" 와 "Stormblast" 에서 베이스를 친 이는 Brynjard Tristan이었는데, 하필 밴드가 '힛트' 를 치기 시작한 것이 "Enthrone Darkness Triumphant" 부터였기 때문에, 이 양반을 별로 기억하는 이가 의외로 없는지도 모르겠다. "Stormblast" 와 "For All Tid" 가 훌륭한 앨범이었음을 생각하면 더욱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단할 것 없는 트리비아지만, "For All Tid" 는 No Colours에서 나왔던 앨범이었다. "Puritanical Euphoric Misanthropia" 부터의 Dimmu Borgir와는 다른 밴드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Angstkrieg는 벌써 1996년에 밴드에서 '짤린' Tristan이 Violator와 함께 1999년에 결성한 밴드...라고 하는데, Violator는 벌써 밴드를 떠났고, 라인업에서 굳이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Tristan이 보컬에 전념한다는 것이고, 굳이 또 눈에 띄는 이가 있다면 Koldbrann의 멤버와 함께 Disciplin이라는 (별 향상심 없어 뵈는)밴드를 함께 하던 Gape Horn이 드럼을 치고 있다는 것. Tristan이 있기야 하다만 이 밴드가 별로 심포닉 블랙과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실, 10년 동안 활동이 없었던 덕분인지 이들의 음악은 상당히 올드한 편이다. 근래의 Destruction까지도 생각나게 하는 리프가 의외로 세련된 데가 있어서 아주 올드하다고까지는 못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Mayhem이 "De Mysteriis dom Sathanas" 를 녹음할 때에 유행하던 작풍, 에 꽤 가까운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 얘기는 사실 아주 전형적인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아무래도 앨범의 스타일을 대변하는 것은 'Fountainhead' 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들이 또 틀린 것은, '그 시절' 블랙메틀 밴드를 했던 이들이어서 그런지 스래쉬메틀과 블랙메틀 사이의 모호한 경계선을 은연중에 알고 있다는 것이다. 7분이 넘어가는 'When You Were Mine' 이 좋은 예라고 생각하는데, Tristan의 보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Dead와 상당히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Wolf's Lair Abyss" 이전까지의 Mayhem이 가지고 있었던 특유의 음습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과장이 없진 않다). 사실 그리 어둡다고 말할 만한 수준은 아닌지라, 조금은 애매한 사운드였던 "Incipit Satan" 정도 시절의 Gorgoroth가 생각이 나기도 한다. 자주 꺼내 들을 것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글에서 나온 이런저런 밴드들을 좋아한다면 그래도 꽤 만족하면서 들을 수 있을 거라는 정도는 충분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10년이 넘어서 나온 앨범(EP이긴 하다만)이라 그런지.

post script :
그런데 이들의 myspace 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이 친구들이 myspace를 탈퇴하려다 실패했는지 프로필이 삭제되질 않는다고 길길이 날뛰던 흔적만이 남아 있다. 아무래도 계속 활동이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