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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Personnel

방담 20120101

1. 격조하기 싫었는데 꼭 그런 게 내 마음대로만 되는 건 아니다. 한가할 것 같은 시기에도 그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보통은 '의지의 문제' 라는 식으로 말을 돌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내 일신의 경우에는 그것도 꽤 일리 있는 얘기일 것 같아 오늘도 입이 마른다.

2. 한 살이 또 늘었다. 뭐 나만 먹는 나이는 아니기에 그러려니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래도 지나간 시간이 살며시 아쉽기도 하면서, 앞으로의 시간이 어깨 위의 무게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은 어쩔 수 없다. 하긴 생각해 보면 앞으로의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당면한 과제들도 있으니 그것도 참 골치 아플 일이다. 그리고 입이 마르는 것도 아직까지는 작년과 똑같으니까 문제다. 그래도 어쨌든 혼자서 보낸 연말은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나름 괜찮은 시간이었노라고 자평하는 편이다. 적어도 오전에 먹은 순대국(정초부터...)은 괜찮았다.

3. 제목이 "미덕의 불운" 이라지만.... 찾아 보니 예전에 "신부님의 금지된 장난" 이라고 번역된 판본과 거의 차이가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뭐, 그 예전 판본을 제대로 읽어 본 건 아니었으니 그리 나쁘지는 않다. 확실히 "소돔 120일" 보다는 (아무리 분노에/또는 광기에 사로잡힌 사드라지만)안정되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어디가 고전주의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푸코가 이렇게 얘기했던가. 모든 형태의 욕망의 충족을 통한 자유의 발현, 정도로만 생각하련다) 지금 보아도 확실히 불온한 텍스트임에는 분명하다. 물론, 여기서 '불온하다' 는 것이 포르노그라피가 아니라는 것은 밝혀 둔다. 사실 내가 읽어 보았던 프랑스 쪽의 텍스트 중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상당한 격렬함을 가지고 있었던 경우가 꽤 됐던 것 같다. 하긴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내가 읽어 본 게 별로 없긴 하지만...


아니 그런데 정초에 처음으로 산 책이 사드라니...

4. Morior Ergo Sum은 안달루시아 지방 출신의 심포닉 블랙메틀 밴드이다. 물론 리프에서 멜로딕 데스 냄새가 꽤 자주 나는 편이기는 한데 그래도 전체적인 작풍은 블랙메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꼭 멜로딕 데스 같기만 한 이들도 아니고 보니(이를테면 몇몇 곡은 둠-데스에 가까운 부분도 많이 보인다) 그렇게 생각해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사실 분위기가 새해를 맞으며 들을 만한 곡...으로는 별로일 듯하나,(사실 앨범 자체도 좀 심심한 편이기는 하다) 그냥 곡 제목만 보고 무리해서 고른다.

이 곳에 찾아오시는 많지 않으신 분들, 모두 무탈한 새해 되시길 빈다.




Morior Ergo Sum - Sands of Fate(Ode to a New Beginning)


5. 그러니까 새해라는 주제에 어울릴 만한 노래도 하나. 뭐 이 쯤 되면 거의 팝스타이지만, 이 앨범도 꽤 듣기 좋았다. 내가 알고 보면 이렇게 부드러운 취향의 사람이다. (쿨럭) 그러고 보니, Travis Smith는 이런 앨범 커버도 그려 주고 있다. 참고로 (혹시 모르는 분 있을 까봐) Abba의 원곡. (아 그런데... 영상에 '2010' 이 너무 큼지막하게 쓰여 있어서 좀 그렇다)


Tarja Turunen -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