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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Descriptions

Some albums 20120909

최근에는 업데이트가 매우 뜸했다. 이 블로그는 나의 근황을 반영해서 업데이트되는 경향이 있는데(보통 바쁠수록 업데이트가 드물다) 이 블로그에 최근에 올라온 포스트가 별로 없는 거 보니 내가 바쁘긴 했나보다 싶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되새겨 볼 만한 기억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되새겨 보고 싶은 기억이 많지 않은 건데, 적어도 9월의 대전이 딱히 다른 경험이 될 것 같지는 않아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그러고 보면 시간이 그냥 소모되지 않도록 좀 더 신중히 생각하면서 시간을 꾸려 가는 모습이 요구될 것 같다. 문제는 벌써 사 놓은 책을 읽고 음반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시간을 꾸려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Marillion - Happiness is the Road
개인적으로 "Marbles" 는 즐겨 듣지만, "Somewhere Else" 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결국은 Fish 시절의 팬인지라 어느 이상은 좋아하기 어려운 건가? 싶지만, 그래도 "Brave" 같은 앨범의 준수함을 기억하는지라 관심을 끊을 수는 없는데, 아무래도 밴드의 그간의 연륜이 있는지라 앨범은 항상 어느 이상의 수준은 유지한다. 더블 앨범을 나름대로 고른 호흡으로 끌고 나간다는 것이 미덕인데, 그렇더라도 두 번째 cd인 "The Hard Shoulder" 가 좀 더 옹골차게 들리는 건 있다. 조금은 Chroma Key처럼 들리는 Mark Kelly의 키보드가 그간의 밴드의 사운드를 생각하면 조금 이색적이기도 하다. 앨범은 괜찮았다.


Textures - Dualism
최근에는 이런 식으로, 그루브 잔뜩 먹은 폴리리듬에 아무래도 Meshuggah 생각이 안 날 수는 없는 테크니컬한 연주를 입히는 밴드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한다면 사실 이들은 좀 억울할 정도로 나름 경력을 쌓아 온 밴드이긴 한데, 그래도 그런 인상을 여전히 받는 건 어쩔 수 없다. 사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생각나는 건 Meshuggah나 Devin Townsend, Animal as Leaders같은 이들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그 정도 클래스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앨범에 빛나는 부분들은 꽤 엿보이는 편이다. 흥미롭게 들었다.


Ectovoid - Fractured in the Timeless Abyss
앨범 커버부터가 옛날 생각 물씬 나게 하는 것도 그렇지만, 음악도 예전 Immolation이나 Incantation을 생각나게 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보통 생각하는 데스메틀 사운드보다는 좀 더 음습한 리프가 돋보이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앨범 초반의 'Transcend into the Moonless Night' 와 'Shapeshifting Mass' 가 앨범의 백미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앨범 뒤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건 또 아니어서 좋다. 위 커버가 맘에 든 사람이라면 음악도 분명 좋아할 것이다.


Kyzyl Kum - Sable Rouge
밴드 이름이나 앨범 커버나 당혹스럽기는 매한가지다(밴드명은 솔직히 어떻게 읽는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프랑스 2인조 둠/스토너 밴드인데, 앨범 커버의 허접함과는 무관하게 상당히 묵직하고 옹골찬 사운드를 담고 있다. 다만, 가사를 안 읽어 봤는데, 'Because Death of Icarus Sucks' 같은 곡명을 보면 막상 곡을 잘 뜯어 보면 의외의 개그스러움이 묻어나지 않을까 예상한다. 뭐, 안 그렇다고 해도 Kylesa나 Bongzilla 같은 밴드가 생각나는 사운드가 꽤 괜찮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괜찮다고 얘기하는 앨범이 꽤 많다.


Liv Kristine - Libertine
그래도 모든 앨범이 괜찮기만 한 건 아니다. 뭐 그냥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아주머니 이제는 은퇴하셔야겠어요.


Septic Christ - Infected Existence
2009년 앨범이니 나는 꽤나 늦게 들은 셈이다. 물론 그 때도 스래쉬 리바이벌 무브먼트가 분명히 존재했었다. 독일 출신이지만 베이 에이리어 스래쉬를 재현하고 있다는 게 그래도 개성이라면 개성인데, 이런 리바이벌 밴드들이 많이들 그렇지만 아무래도 80년대의 사운드보다는 조금은 모던함이 느껴지는 바 없지 않다. 그래도 잘 나가던 시절(5집 이전의)의 Metallica를 떠올리게 하는 'Infected Existence' 나 그야말로 전형적인 구성의 'W.D.W.F' 가 분명히 건강한 느낌을 준다. 금년에도 앨범이 나왔다는데 그거나 한번 구해 봐야겠다.


Wind Rose - Shadows over Lothadruin
Cristiano Bertocci가 프로듀스하고, Goran Finnberg가 마스터링을 했으니 관심가질 이들은 꽤 되겠지 싶다. 뭐 이런 커버의 이탈리아 밴드가 그렇듯이 (Rhapsody 느낌 풀풀 나는)에픽/프로그레시브 메틀 밴드인데 여타 밴드보다는 Blind Guardian 냄새가 조금 난다는 게 그래도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멜로디메이킹이 꽤 괜찮다는 데서 좋게 들었는데, (실제 씨디를 돌려 보면 알겠지만) 쓸데없이 시간을 잡아먹는 부분이 꽤 많이 보인다는 게 아무래도 문제라면 문제, 일 듯하다. 그래도 이것도 괜찮았다. 사실 이런 류의 밴드는 음질 좋고, 멜로디메이킹 중간은 하고, 보컬이 노인네 스타일이 아니라면 좋게 들린다.


Moon Far Away - Minnesang
"Minnesang" 이라는 앨범명을 보니 예전 독일 민네시인이라도 의도한 이름인가 싶다. 뭐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독일 밴드라는 건 아니다. 이들은 러시아 밴드인데, 아무래도 지방색 강한 사운드가 주가 되는 네오포크의 경우 많은 러시아 밴드들이 활동하고 있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일지다. 거기다 이 친구들은 거의 커리어가 20년이 되어 가는 중견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러시아 특유의 색깔이 강하다는 건 또 아니다. Current 93을 연상케 하는 보컬도 그렇고, 존 던의 시를 인용하는 가사나 아무래도 영국 스타일에 더 가깝지만 굳이 차이를 찾는다면 그래도 그들보다 좀 더 복잡한 구성을 가져간다는 정도? 앨범은 아주 멋지다고 생각한다.



Moon Far Away - Francis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