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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Personnel

방담 20130102

1. 또 한 살을 먹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신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조금(사실은 많이) 더 피곤해졌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올해가 일이 많았다기보다는 좀 사람을 고심하게 하던 시간이었다면 내년에는 아마도 역전되지 않을까 싶다. 젊은 시기이니 일이 많은 게 좋은 일이라면 좋은 게 아닐까(어쨌든 덕분에 밥벌이를 할 수 있으니) 생각하고 살고 있다만 너무 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 오시는 많지 않은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다. 다들 복 많이 받으시고 무탈한 한 해 되시길. 

2. 그래도 새해이니 뭔가 떠오르는 노래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떠오르는 게 많지는 않다. 그래서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손에 집히는 것들을 즐기는 중이다. 물론 새해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음악들이다. 

일단 그래도 이게 제일 신년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The Director's Cut" 은 벌써 10년도 넘게 지난 앨범인데(2001년작이니), 유명한 영화 삽입곡들을 레퍼토리로 삼고 있는 걸 생각하면 참 신선한(그리고 골때리는) 곡들을 담고 있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문제는 이 밴드가 멤버가 멤버이다보니 의외로 공연 얘기가 잘 들리는 이들은 아닌데, 2011년에 이 앨범을 통째로 라이브를 한 영상이 나왔었다. 앨범과 차이가 있다면 드럼이 Dave Lombardo가 아닌 Melvins의 그 분이라는 점. 12월 31일에 한 공연이다 보니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어쨌든 제목에 'new year' 가 들어가는지라 단순한 나로서는 자신있게 올린다.


Fantomas - Twin Peaks : Fire Walk with Me(from "The Director's Cut Live : A New Year's Revolution")

뭐 그리고, 요새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좋은 시절 다 갔다' 는 얘기다. 내 주변인들의 평소 성향을 생각해 볼 때 참 늙어 보인다는 의미가 일단 있겠고, 어쨌든 이제 바빠질 예정이니 인생 피곤해지겠구나 하는 얘기도 있겠다. 그런 게 안 좋은 건 아닌데, 어쨌든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 지나간다는 느낌이 요새 들어 조금 강하게 드는지라 ... 그래서 원래 'Bye Bye Beautiful' 을 고를까 했으나, 나는 이 앨범에서 'Amaranth' 를 가장 좋아한다. 물론 둘 다 새해와는 그리 상관이 없는 곡이다.


Nightwish - Amaranth(from "Dark Passion Play")

뭐... 그런데 이제 이 블로그에서 이런 곡이 등장하면 당황스러워하는 이들이 좀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아무래도 이 포스트의 곡들 중에서는 가장 새해라는 주제에는 알맞을 것이다. 얼마 전에 선거도 있었는데 정치인들의 새해 소망은 뭘까... 까지 우리가 생각해 볼 필요는 물론 없겠지만. 하긴 내 새해 소망도 생각해 본 적이 아직 없구나.


Agathocles - Politician's New Year's Wishes(from "Split with Vomit Fall : Bastard Breed, We Don't Need!/The Mirror of Our Society")


3. 요새는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한다(하기야 언제는 많이 읽었나). 그나마 요새는 로렌스 스턴의 "신사 트리스트럼 샌디의 인생과 생각 이야기" 를 읽고 있는 중이다. 고전이지만 매사에 늦은 나로서는 늦게 찾아 읽는다. 사실 이 책은 전통적인 이야기 읽기의 즐거움을 주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보다 보면 삼천포로 빠지는 지엽적인 얘기들이 계속해서 튀어 나오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어떤 '스토리' 라기보다는 일종의 세계관에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루이 14세의 스트라스부르 점령 같은팩트가 은근히 끼어들면서 나름의 재미를 주는 방식은 사실 후대의 소설가들에게서 익숙해진 방식이다. 테리 프래쳇이나 닐 게이먼 같은 후대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영국식 개그를 느낄 수 있는 '고전' 이라는 점에서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 (트리스'트럼'? 사실은 트리스'메기스투스' 가 되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구석이 한 두 군

데가 아니다)물론 이야기 읽기의 즐거움이 덜하다는 것을 감안하여야 한다.  


4. 그런데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도 사고 싶은 책이 생긴다. 프로그레시브 헤비 메탈의 역사가 40년이나 되던가... 싶은데(굳이 프로그레시브 '헤비' 메틀이라고 써 놓은 점에 주의), 아무래도 프로그레시브 록이나 재즈록 퓨전까지는 올라가야 할 테니 그 기간은 납득이 간다. 이 책이 요새 나름 유명한 이유는 그런 식으로 말을 풀어 나가면서 소위 프로그레시브/아방가르드 데스/블랙메틀까지 테마를 이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부터 잘 쓰이는 '프록메틀' 이라는 용어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잘못 지어진 용어라는 의미에서), 과연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 궁금한 부분도 있다.

그러고보니 연초부터 계속 지르고 있다. 아 Taylor Swift "Red" 도 사야 되는데...

그래서 마지막으로 Taylor Swift 한 곡. 솔직히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이런 게 눈치 안 보고 편하다.



Taylor Swift - Red(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