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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 Literature of Obscure Minds

The Man Who Invented the Third Reich

[Alan Sutton Publishing, 1999]

written by Stan Lauryssens

Arthur Moeller van den Bruck는 'Das Dritte Reich' 는 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실, 그 내용의 탁월함이나 후대에 미친 영향, 같은 것은 모를 일이나, 일단 그 책의 제목과, 히틀러의 마지막 장소에서 그 책의 카피본이 발견되었다는 점은 아무래도 제 3제국과 Bruck를 떼어놓고 보기 힘들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Moeller van den Bruck의 현존하는 유일한 전기라고 광고되던 이 책은 주목을 끌게 되었다. 어찌 됐건 그는 20세기 초의 내셔널-볼셰비즘에서는 한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일 것이다. (물론, 'Das Dritte Reich' 를 읽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구체적인 비중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Stan Lauryssen은 책 막바지에, Bruck의 글들은 2차대전 말에 전량 독일에서 폐기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은 그런 광고 문구에도 불구하고, 사실 Bruck에 대한 내용은 그리 많이 싣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도, 무의식적으로)오히려, 이 책은 히틀러와 제 3제국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많이 하고 있다. 1933년의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의 미적, 문화적, 철학적 배경에서부터 독일에서의 제 3제국이 세워지는 과정은 꽤 자세한 편이다. Otto Strasser 같은 인물과의 인터뷰는 현재에 와서 보기도 어려운 내용일 뿐 아니라, Nazi의 (공통성은 있을지언정)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보여 주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 이것은, 민주주의에서 얘기하는 '다양성' 과 같은 것이 아니다 - 흥미로운 부분이다. 어찌 보면, Bruck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제 3제국에 대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점에서 그러한 언급은 필요한 것일 것이다.

유감스러운 점이라면 첫 번째로, 어쨌든 Moeller van den Bruck의 전기는 아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사실, 작가인 Stan Lauryssen이 처음부터 그에 대한 얘기를 할 생각이 있는지, 및 그럴 능력이 있는지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20세기 초반의, 염세적인 보수주의자였던 Bruck을 히틀러와 연결시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닐 것이다. 이 두껍지 않은 책에서 작가는 NSDAP의 시작에서 베를린의 함락까지, 약 160페이지 이상을 할애하지만 그 역사 내에서 인물은 거의 사라져 있다. 사실,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다면, Moller van den Bruck의 꿈은 히틀러의 실패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정도일 것이지만, 역사 얘기만 하면서 그 둘이 어디가 비슷한지에 대해서는 말하는 것을 잊은 법하다. 책의 영향력과 상관없이, Bruck 본인이 히틀러와 나치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언급도 없다. 민족을 영도할 결단, 내지 지도자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할 수는 있겠으나, 모든 이들이 히틀러를 그렇게 여기지는 않았다는 점을 잊은 것 같다. 그런 인물은 사실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덕분에 이 책은 얄팍한 두께도 문제지만, 그 안에 그리 든 것도 많지 않은 아쉬운 책이 되어 버렸다. 원래 저자의 의도는 아마도 제 3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저자가 보는) 두 인물인 Bruck와 Hitler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 듯하나, Bruck는 중간에 사라져 버렸고, 그 외에 히틀러에 대한 얘기는 일반 역사책과 그리 다를 바가 없다. 둘의 연관성도 조악한 편이다. Bruck의 신경증과 히틀러의 광기는 과연 얼마나 큰 관련이 있을까. 좋게 봐 줘야 제 3제국에 대한 나이브한 소개서이고, 나쁘게 본다면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이런 저런 소개 외에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못하는 책이다. 광기와 신경증, 에 기인한 이런저런 행동과 사건들, 그게 전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