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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enal of the Left/Translations

A Blaze in the North American Sky (2)

앞의 글에 이어서.

A Blaze in the North American Sky (1)
A Blaze in the North American Sky (3)
A Blaze in the North American Sky (4)
 


Snorre와 나는 바에서 만났다. 그는 친구 둘과 같이 있었다. 나는 친구 한 명과 같이 있었다. 만나기 전에 나와 Snorre는 메일로 연락을 가졌고, 그가 그의 집 근처 모퉁이에 있는 사람 붐비는 이 바에서 만나기로 제안했다. 우리는 맥주를 마시면서 – Snorre가 바가 너무 시끄러우니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하기 전까지, 물론 나도 동의했다 – Snorr의 Banks Violette과의 합작(휘트니 미술관에서 불타버린 교회 모양을 표현한 무제의 소금 조각상으로 2005년을 장식했던 콜라보레이션) 등 이런저런 얘기를 하였다. 우리는 옷깃을 여미고 눈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나는 그가 수행했던 보조적 역할에 관한 끔찍한 이야기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미디어가 불을 붙인 이야기들이었지만, 노르웨이 씬의 뮤지션들 또한 수 년 동안 그 이야기들을 계속 언급하여 왔다. Snorre를 믿긴 했지만, 어느 샌가 나는 나와 내 친구가 그의 초대에 속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 시작했다. 그와 얘기하면서 그가 꽤 괜찮은 친구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살인 사건 당시 그는 너무 어렸다(그리고 꽤 어리석기도 했다). 그렇지만, 당신은 지금, 노르웨이 블랙메틀의 신화가 태어났던 그 끔찍했던 밤 그 자리에 있었던 악명 높은 전과자 블랙메틀 뮤지션과 노르웨이에 같이 있다(그리고, Vikernes의 반유태주의를 들어 블랙메틀 씬 전체를 싸잡아서 얘기할 생각은 없지만, 나와 같이 있던 동료가 유태인이었다는 건 얘기해 둔다).

또 한편으로는, Snorre는 개과천선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는 뒤에 내게 이렇게 말했다 : “내가 거의 대부분 흥미를 얻은 것은 음악이었다. 우리 실력이 늘수록, 동네 기독교 가정 집에 고양이 피범벅을 만들어 놓는 것은 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는 또한, “블랙메틀은 불 같은 정신에 대한 진정한 고백 같은 것이다. 그것은 원한 등과 같은 보편적인 감정들을 자극한다. 힘을 주며, 어둡고, 파괴적이면서도, 창조적인 것이다.” 우리는 약간 긴장했다.

10분 정도 걷자 Snorre의 아파트에 도착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그 곳은 편안하면서, 벽에는 Violette과의 작품이 걸려 있고, 일본 문학 책이나 철학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는 책장과 홈 스튜디오 시스템이 갖춰진, 잘 정돈되어 있는 공간이었다. Snorre는 벌써 이런저런 안주거리(땅콩, 프레첼, 크래커 등)와 다진 고기 요리, 와인 등 음료수를 내놓고 있었다.

우리는 Nitzer Ebb라는 영국 일렉트로닉 밴드를 들고, 그 뒤에 – 당시에는 아직 발매 전이었던 – Mayhem의 신보 “Ordo Ad Chao”를 들었다.[각주:1] 우리는 추운 날씨, 과거(뭐라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고, 대략적으로), Ruch의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는 2001년에 자주반으로 한 장의 앨범만을 냈었지만, 그 앨범은 후대의 블랙메틀의 흡인력 있으면서도 인더스트리얼의 영향력 강한, 밀실처럼 어둡기 그지없는 사운드를 예견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나는 최근에 Snorre로부터 그 앨범을 들었고, 그는 2009년에 나올 Thorns의 새 앨범을 기대하라고 말했다).

친절하고 사악함과는 완전 딴판인 Snorre의 모습을 보고 나는 노르웨이 블랙메틀 뮤지션들에 대해 알려져 있는 악명 높은, 행실 불량한 모습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Aarseth의 살해와 Dead의 자살, 앞서 언급하지는 않았던 1992년 Lillehammer에서 Emperor의 드러머 Bard G. ‘Faust’ Eithun(그는 잠시 Thorns의 드러머이기도 했고, 현재는 스래쉬 밴드 Blood Tsunami로 활동하면서 Zyklon의 가사도 쓰고 있다)이 범한 게이 남성 살해 사건, 1992년에서 1996년 사이에 여러 사람들이 범한 교회 방화 사건들(Burzum의 “Aske” EP는 불타 버린 Fantoft 목조 교회의 사진을 커버로 하고 있다), 신성모독, 극단적인 부류들 사이에서 인종주의와 파시즘으로 변모해 간 사타니즘에의 탐닉, 잘 알려진 엽기적이고 잔인한 모습들(Dead가 자살한 후, Mayhem의 생존 멤버들은 Dead의 치아와 뼈로 목걸이를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은 후대의 블랙메틀이 배경으로 했을 수도 있을 노르웨이의 신화에 필연적인 것이다.[각주:2] 그러나, 어느 지점에서 신화는 – 그것이 실화에 기반한 것이라도 – 음악 관련 기자들이나 팬들, 뮤지션들의 결속과 목적을 형성하기 위해 이용되는 편리한 허구(더 나쁘게 말하자면, 공허한 형상화)에 더 가깝게 되는가? 신화들은 “진정성 있는” 블랙메틀을 연주하는 데 필수적인 것인가? 결속은 어떠한가?

풋내기 리스너들이 하는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데스메틀과 블랙메틀을 뭉뚱그려 사용하는 것이다. 모임이나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가 내게 그 둘의 차이점을 설명해 달라고 하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에 답하는 것은 블래스트비트에 대한 설명 및 데스메틀 보컬의 특징(저음으로, 그르렁거리는)과 블랙메틀 보컬의 특징(보통, 높은 음으로, 유령과 같이, 비명을 지르는 듯한)을 비교하는 것과도 관련된다. 확실히 그것은 때로는 별 것도 아닌 것을 시끄럽게 논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블랙메틀은 많은 변화를 거쳐 왔지만,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기타는 지글지글대며, 드럼은 빠른 스피드로 연주되고, 보컬은 비명을 지르는 듯하면서도 음산하고, 고통스럽게 들린다. 초창기의 작품들은 으시시하면서 로우-파이하기도 했다. 씬이 발전해 가고, 젊은 뮤지션들의 테크닉이 향상되어 가면서 곡의 구조 또한 복잡해졌다. 블랙메틀은 데스메틀과 같이 확실히 테크니컬한 장르는 아니다 ; 보통 블랙메틀은 더 심포닉한 편이다(물론 어느 경우나 예외는 있다. Morbid Angel은 초창기의 플로리다 데스메틀 밴드이지만 복잡하면서도 웅장하고 탁월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1. 이 당시 Mayhem에 남아 있던 오리지널 멤버는 베이시스트인 Necrobutcher 뿐이었다. 1994년의 “De Mysteriis dom Sathanas” 의 녹음에도 참여했던, Mayhem의 현 보컬리스트인 Atilla Csihar는 Team Gallery, Gladstone Gallery 등에서의 Banks Violette의 조각 작품 전시회의 음악을 위해 Sunn O)))의 Stephen O’Malley와 합작하기도 했다. [본문으로]
  2. 노르웨이 씬에 대한 최근의 생각들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Michael Moynihan과 Didrik Soderlind가 쓴 “Lords of Chaos : The Bloody Rise of the Satanic Metal Underground” 이다. 일부는 노르웨이 씬의 역사를, 일부는 씬에 대한 개관을, 또한 음악 자체에 대한 TV드라마 같은 시각을 보여주고, 그 외 피투성이의 시체와 불탄 교회 등이 담긴 범죄 현장 사진 등이 실린 책이다. 1998년에 출판된 이 책은 2쇄까지 발행되었고 현재 영화화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The White Stripes의 Jack White는 살해당한 Aarseth의 역을 맡고 싶어할 것이다. 책은 1996년 4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Fort Myers에서 방화, 폭발물 사용, 강도, 차량절도, 테러 행위 등을 행했던, 자신들을 Lords of Chaos라 칭하였던 여섯 플로리다 출신 10대들의 그룹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다(그들은 “Declaration of War : Formal Introduction of Lords of Chaos” 라는 선언문을 썼는데, 이 선언문은 그들의 범죄의 윤곽을 밝히면서 사람들에게 “사람들을 잔인하게 시궁창으로 몰아넣을 새로운 신의 도래에 따른 기독교적 조화의 파괴에 대비” 할 것을 경고하는 내용이다). 그들이 다니던 고교 교장인 Mark Schwebs를 샷건으로 살해함으로써 이들의 폭력적 행위들은 절정에 달하였다. 이 그룹의 주 멤버들은 며칠 뒤 체포되었다. Lords of Chaos는 Jim Greenhill이 쓴 “Someone Has to Die Tonight” 의 주제이기도 하다. 그룹의 리더이자 “신” 으로 불렸던 Kevin Foster는 블랙메틀이 아닌, Timothy McVeigh(역주 : 오클라호마 폭탄 테러 사건의 범인)에 심취한 인물이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