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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Descriptions

Some songs 20131022

의도한 건 아니지만 요새 개인적으로 꽤 바쁜 편이다(일도 일이지만 시절이 시절인지라 제 짝 찾아가시는 분들이 주변에 참 많다). 그런데 정작 몸에 군살이 계속 붙고 있는 거 보면 사실은 내가 느끼고 있는 것만큼 바쁜 건 또 아닐지도(인식능력의 한계라는 게 있긴 있을 테니까). 덕분에 요새 점점 더 야행성 인간이 되고 있어 또 음악 들을 시간은 꽤 나는 편이니 살기에는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문제가 있다면 야밤에만 음악을 틀고 있자니 꽤 무심하던 옆집 사람들이 요새 들어 점차 눈초리를 보내는 듯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짐작하시겠지만, 지금 내 방에는 그리 나긋나긋한 스타일의 앨범이 많지 않으니 그것도 문제다. 




Solefald - Sagateller(from "Black for Death")
개인적으로 Solefald의 가장 뜻밖이었던 앨범은 "Red for Fire" 와 "Black for Death" 연작이었다. 내가 아는 Solefald는 이렇게 포크 냄새를 짙게 풍길 밴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Pills..." 까지의 앨범들도 모두 음악은 틀리지만, 사실 다 모던한 스타일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하긴 이 친구들도 북유럽 출신이니 그 동네 신화 얘기를 좀 한다고 해서 이상할 거야 전혀 없겠지만. 앨범은 밴드 수준이 있는지라 꽤 훌륭하다. 사실 서사의 강력함이라고 한다면 이 앨범이 Solefald의 앨범 중에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물론 Solefald의 앨범이니 적당한 실험성 정도는 보여준다.
 


Darkthrone - Striving for a Piece of Lucifer(from "Hate Them")
Darkthrone이 안 좋은 앨범이야 있겠냐마는... 그래도 "Hate Them" 은 적어도 즐겨 듣는 앨범은 아니다. 아무래도 더 좋게 들리는 다른 앨범들이 있어서 그렇겠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느껴지는 건 밴드가 펑크 물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건 이 앨범부터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곡이 이 곡인데, 확실히 기존의 작풍과는 많이 빗나가 있으면서 펑크적인 리프를 들려준다. 물론 리프메이킹이 괜찮은데다 리듬감이 좋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뛰면서 듣는 곡이다. 헬스장을 오늘 처음 갔다는 게 함정.



Circle Jerks - Letter Bomb(from "Wild in the Streets")
헬스장 얘기가 나온 김에 이 곡도 간만에 들었다. 캘리포니아 하드코어 펑크를 상징하는 밴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하드코어라는 말이 들어갔다고 해서 그렇게 강한 음악을 하는 밴드는 아니다(뭐 이 블로그 오시는 분들께는 그렇게 들릴 듯). 멍청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후대의 '팝 펑크' 와도 연결되어 있는 음악을 하던 밴드인데, 밴드 본인들이 의도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리듬감이 역시 러닝머신 뛰면서 듣기에는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헬스장에서 Circle Jerks를 듣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어렵겠지만.
 


The Batallion - Within the Frame of the Graveyard(from "Head Up High")
노르웨이 슈퍼 밴드야 하도 많아서(말이 좀 이상하긴 하다만) 별로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밴드도 나름 이름있는 양반들이 모여서 만든 밴드이다. Taake에서 드럼 치던 Morden이나 그 Old Funeral의 Stud Bronson, Borknagar에 있었던 Kai K. Lie 등이 만든 밴드인데, 정작 사운드는 스웨덴 느낌이 좀 더 강한 블랙스래쉬 정도라고 하는 게 더 맞겠다. 개인적으로는 Aura Noir 생각이 났다. 좋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A급 밴드라고 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Vader - Raining Blood(Slayer cover)(from "Lead Us!!!" EP)
Vader는 커버 잘 하기로 유명한 밴드이지만, 그렇다고 이 EP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다. 아무래도 EP인데다가 'Die!!' 같은 밴드의 흑역사에 가까울 곡이 실려 있기 때문에(라고 말하면서 들어보니 지금은 또 그렇게 나쁘게 들리지는 않는다만)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역시 커버곡은 훌륭하다. 워낙에 자주 커버된 곡이지만(심지어는 Tori Amos도 커버하는) 개인적으로 이 곡의 커버 중에서는 Vader의 버전이 가장 낫지 않나 생각한다.
 


Serpentor - Lloviendo Sangre(Raining Blood)(from "Poseido")
말 나온 김에 'Raining Blood' 커버 한 곡 더. 이들도 꽤 잘 하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가사를 스페인어로 바꿔서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스래쉬 밴드인데 기본적으로 베이에이리어 스래쉬에 가까운 스타일(Testament 생각이 꽤 많이 남)을 연주하는 친구들이고, 그래서 그런지 커버도 Vader보다는 훨씬 원곡에 충실한 편이다. 내 귀에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스페인어의 뉘앙스 때문인지 약간은 경박하게 들리기도 한다. 
 



Blood & Iron - Your Own Voice(from "Voices of Eternity")
이 밴드는 이 앨범이 3집이라 하나 나로서는 처음 접한다. 당연히 80년대 스타일의 헤비메틀인데, 아무래도 기타가 Jim Matheos과 좀 비슷하게 느껴지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초기 Fates Warning 생각이 많이 난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게 들을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고, 이 밴드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인도' 밴드라는 것일 것이다. 노래부르시는 분이 뭄바이 출신이라는데 아무래도 뭄바이라면 나로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나 보던 뭔가 영적인 듯하면서도 위생적일 것 같지는 않은 풍경이 떠올라서 쉽게 이미지가 연결되지는 않는 편이다. 물론 내 편견일 뿐이다.

 


하지만 요새 가장 많이 듣는 건 이들인 것 같다. Omnia - Pagan Folklore DVD. 
잘하기는 하는데 그렇게 'pagan' 한 음악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