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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Descriptions

Some albums 20140806

언제부턴가 대부분의 포스팅을 최근에는 업데이트가 매우 뜸했다는 식으로 시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일상이 좀 건조해졌다는 얘기도 될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이 미디어 홍수의 시대에 존재감 없는 블로그 글이 좀 줄어든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음반이 쌓여가는 건 눈에 보이니 집에서는 눈칫밥을 먹되 마음 한 구석은 조금 뿌듯하기도 하다.



Shadow Gallery - Prime Cuts
사실 정규앨범은 다 있는 마당에 굳이 구할 필요는 없는 컴필레이션이었으나 중고로 7천원에 나온 걸 보고... 아무래도 그 긴 곡을 다 싣기는 어려웠겠지만 그래도 'Cliffhanger' 가 빠진 것은 개인적으로 좀 아쉽다. 그리고 미발표곡이라곤 데모에 실려 있던 'Rule the World' 가 전부라는 것도 그렇다(연주는 화려한 곡이다). 아무래도 밴드가 Inside Out으로 옮긴 후 레이블측이 졸속으로 기획한 앨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Out of Nowhere' 를 'Mystery' 로 표시하는 실수를 할 리가.


Ribspreader - The Kult of the Pneumatic Killrod(and a Collection of Ribs)
Dan Swano가 거쳐갔던 수많은 데스/블랙메틀 밴드 중 하나(그래봐야 2005년작에서 게스트로 참여했을 뿐이지만)...인 스웨덴 데스메틀 밴드의 2012년 앨범. 재미있는 것은 이 앨범을 해외여행 때 갔던 동네 대형마트에서 구입했다는 점이다(꽤 놀랬었다). 밴드 활동 10년을 기념하여 1CD는 새 앨범과 "Vicar Mortis" EP, 미발표작인 "Serenity in Obscenity" 의 곡들을, 2CD는 밴드의 첫 두 앨범인 "Bolted to the Cross" 와 "Congregating the Sick" 을 담고 있으니 이걸 베스트 앨범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밴드를 맛보기에는 충분한 앨범일 것이다(3, 4집이 좀 구려서...). 음악은 이들이 늘 그렇듯이 초창기 스웨디시 데스메틀에 좀 더 가까운 스타일.


Dead Can Dance - In Concert
Dead Can Dance의 작년 라이브앨범. 이 앨범도 나온지 전혀 모르고 있었으나 앞서 말한 해외여행 때 그 동네 지하철역 음반점에서 발견(무슨 지하철 음반점에 Dead Can Dance 전집이 있나). 워낙에 잘 알려진 이들이니 별다른 설명은 필요없을 듯하고, 개인적으로는 Tim Buckley의 커버곡인 'Song to the Siren' 에서 이어지는 'Return of the She-King' 이 앨범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Lisa Gerrard의 보컬이 많은 후배들에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다시금 알 수 있다.


Blut aus Nord/P.H.O.B.O.S. - Triunity
설명이 필요없는 Blut aus Nord와 P.H.O.B.O.S.의 스플릿 앨범. Blut aus Nord가 777 트릴로지를 끝내고 내는 앨범이니 기대감은 충분하다. 두 밴드 모두 공간감 강한 사운드를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데, P.H.O.B.O.S의 음악에서 좀 더 Godflesh 류 밴드들의 느낌이 나는 편이다(즉, 좀 더 기계적으로 느껴진다). 거의 EBM에 가까운 사운드까지 등장하는터라 적응하지 못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음악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Diocletian - Gesundrian
이미 꽤 알려진 뉴질랜드 데스메틀 밴드의 금년 앨범. 아무래도 Blasphemy나 Revenge같은 올드스쿨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즉, 'war metal')이지만 리프만 봐서는 초기 Morbid Angel을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다. 그러면서도 'Wolf Against Serpent' 같은 곡에서는 나름의 구성력도 확실히 보여주기도 하고(약간 스웨디시 데스메틀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기도 하다), 'Fortress of the Unconquerable' 의 둠적인 분위기도 흥미롭다. 멋진 앨범이다.


Hakenkreuz - Blood for the Gods
구한 지 꽤 지난 앨범이나 이게 갑자기 요새 좋게 들려서... 역시 뉴질랜드 'war metal' 밴드의 2004년 데모. 다만 Blasphemy나 Revenge보다는 Sadistik Exekution같은 밴드에 더 가까운 사운드가 아닌가 싶다. 거의 그라인드코어에 가까운 리프와 보컬이 자아내는 기이한 분위기도 이에 기여한다(음질이 이 장르치고도 구린 편이어서 더 그럴지도). 두 곡 뿐인 데모이지만 'Fimbulwinter' 는 꽤 흥미로운 곡이다.
 

Spectral Lore - III
전작까지는 Blut aus Nord 등과 비교되기는 하는데 정작 그럴 여지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그리스 블랙메틀 밴드...였는데, 이 앨범도 그렇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포크적인 요소가 더 강해지고 좀 더 명확한 서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차라리 Nokturnal Mortum 같은 밴드를 떠올리게 하는데(그만큼 심포닉한 요소도 강해지긴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Tangerine Dream 풍의 앰비언트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말하자면 블랙메틀인 건 분명하지만 어떤 일률적인 스타일을 논하기는 힘들 그런 음악. 꽤 흥미롭다.


In Slaughter Natives - Cannula Coma Legio
In Slaughter Natives의 신보가 나왔다. 전작인 "Resurrection" 이 뭔가 의외인 구석이 있는 사운드였다고 한다면(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한 앨범이었다) 이 앨범은 오히려 "Resurrection" 이전의 모습으로 더 돌아갔다는 느낌이 든다. 'Angel Meat' 가 다시 2014년 버전으로 실려 있다는 게 그런 모습을 방증하고 있을지도. 물론 음악은 항상 그렇듯이 아주 좋다.


Blitzkrieg Baby - Porcus Norvegicus
Thorofon 풍의 좀 '디스코적인' 인더스트리얼 냄새가 나는 음악이라고 소개되고 있는 듯한데, 개인적으로는 그보다는 Laibach같은 이들을 좀 더 연상케 하지 않나 생각된다. 앰비언트, 네오 클래시컬 무드는 물론 묵직한 퍼커션까지 등장하는 서사적인 인더스트리얼 뮤직이라고 하는 게 좀 더 적절한 얘기일 것이다. 이게 2012년에 나온 데뷔작이라는데 음악은 매우 훌륭하다(이런 장르에서 이 정도의 앨범이 나온 게 언제였었나 싶은 수준). Kim Solve나 Bjeima같은 노르웨이의 유명인사들도 참여하고 있는 게 눈에 띄는 점. 물론 이들도 노르웨이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