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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imony of the Creators

Interview with Richard Lederer of Ice Ages


2001년의 인터뷰. 2010년 현재 시의적이지는 못하나 일렉트로닉 씬에 대한 생각과 "This Killing Emptiness" 앨범의 대략의 흐름을 제시하고 있다.


[taken from Connexion Bizarre zine]

Connexion Bizzare(이하 C.B.) : 아마 밴드의 배경부터 얘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Ice Ages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Richard Lederer : Ice Ages의 첫 곡은 Die Verbannten Kinder Eva's(이하 DVKE)의 첫 곡만큼이나 오래 되었다. 처음 신서사이저를 샀을 때 클래식 위주의, 전자음악 위주의 방식 모두를 사용해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Leather Strip 같은 밴드들을 많이 좋아했었다. 그런 식으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많은 일렉트로닉 인스트루멘틀 곡들을 만들었지만 발매를 하지는 않았다. 뒤에 나는 그 곡들에 노래를 붙이는 최상의 방법을 발견했다. 내 음악에 항상 왜곡된 목소리가 들어갔으면 했었지만, 어떤 사운드가 이상적일지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공격성보다는 어두운 부분에 더 초점을 둔 노래 스타일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런 뒤에 M.O.S와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의 첫 앨범을 발매하였다. 레이블과의 몇몇 문제 때문에 두 번째 앨범은 Napalm 레코드/Draenour Prod. 에서 내놓게 되었다.

C.B. : Ice Ages는 당시에 당신의 다른 프로젝트들(DVKE나 Summoning 같은)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었는가? 이런 다른 방향의 음악을 하도록 한 계기는 무엇인가?

Richard Lederer : 차이점은 작곡 방식보다는 사운드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Ice Ages의 곡들은 DVKE보다 좀 더 리듬 중심이지만, 어쨌든 나의 모든 프로젝트는 공통된 부분을 가지고 있다. 모두 어두우면서도 멜로딕한 음악이다. DVKE는 클래시컬 무드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고, 반면 Ice Ages는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차가운 분위기의 음악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음악들을 만드는 이유들은, 다양한 일을 계속 끌고 나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클래시컬한 어레인지에 맞는 튠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고, 그럴 때는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나 왜곡된 드럼 사운드를 만들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면 또 다시 많은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이것이 내가 음악을 항상 참신하고 창조적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C.B : Ice Ages라는 이름은 어떻게 나온 것인가?

Richard Lederer : Whispers in the Shadow의 Ashley가 지어 준 이름이다. 나는 음악의 차가움과 어두움을 표현해 주는 이름을 원한다는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다. Ashley의 이름이 거기에 딱 맞았다.

C.B. : 그럼 현재, DVKE나 Summoning과 Ice Ages간의 창조적 공작 같은 것은 없는가?

Richard Lederer : 그런 건 없다. 서로 다른 사운드를 가지고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유일한 것이 있다면 Ice Ages의 첫 앨범의 'Trapped and Scared' 의 메인 튠을 Summoning의 앨범에서 사용했다. 그렇지만 프로젝트 각각은 서로 무관하다.

C.B. : 당신의 생각에, DVKE와 Summoning, Ice Ages간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무엇인가?

Richard Lederer : DVKE는 좀 더 역사에 초점을 둔다.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클래시컬한 튠을 만드는 데 신서사이저를 이용한다. Tania와 나는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왜곡되지 않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Summoning에서는 신서사이저와 보컬 외에 기타도 연주한다. Summoning은 톨킨의 반지의 제왕의 분위기에 완벽히 부합하는 음악이다. 음악은 DVKE보다 감상적이고 공격적이다. Silenius와 나는 샤우팅/스크리밍으로 노래한다. 반면 Ice Ages의 음악은 어둡고 차가운 미래의 세계에 대한 상상에 기반하는 것이다. 인간성 대신에 기계가 놓여진. 왜곡된 목소리에서조차 인간성은 배제된다.

C.B. : Ice Ages를 특징짓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즉, Ice Ages의 일종의 목표 말이다. (메세지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Richard Lederer : 어두운, 일렉트로닉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EBM 밴드들이 테크노 지향적인 음악으로 변모하였고, 그 음악들은 그리 어둡지 않다. 나는 Leather Strip 같은 초기 EBM 밴드들의 음악적 전통에 기반하고, 그에 내 음악적 취향을 접목하려고 한다. 테크노의 영향을 받아들이는 대신 말이다 - 댄스 플로어 음악보다는 좀 더 다크웨이브-고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C.B. : 디스코그라피를 살펴보자면, 당신은 매우 바쁘고 정력적인 사람이라 보여진다. 당신 정도로 음악적인 사람이 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

Richard Lederer : 시간이 꽤 필요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은 아니다. 실제 밴드와 연주하는 대신에 나는 신서사이저를 연주하고, 라이브에서 이미 만들어진 곡들을 계속해서 연주할 필요가 없다. 나는 내가 내킬 때 곡을 만들고, 새로운 곡을 만들기 위해 특별한 공간에 갈 필요도 없다. 밴드의 멤버로서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는 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시간이 적게 걸린다.

C.B. : 어떻게 당신의 서로 다른 프로젝트들을 조정하며, 그 프로젝트들을 꾸려 나가기 위한 영감은 어디서 주로 얻는가? 특히 Ice Ages의 경우에 특별한 영감을 얻는 것이 있는가? 문학이나 음악, 영화, 미술 등에서 말이다.

Richard Lederer : 책은 잘 모르겠지만 나의 음악에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가진 영화는 "Dark City" 라고 생각한다. 그 어둡고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말이다. Bekzinski의 그림(내가 Ice Ages의 커버로 사용한 그림을 그린 사람이다) 또한 나의 음악에 잘 어울리는, 특별한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C.B. : 특히 Ice Ages와 같은 솔로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작곡 작업이 이루어지는가?

Richard Lederer : 지하실에 작은 녹음실을 가지고 있고, 신서사이저와 컴퓨터를 비치해 두어다. 새로운 곡을 만들 때는 계단을 내려가기만 하면 시작할 수 있다. 종종 새로운 튠을 찾기를 시작하고, 거의 실패하지만, 간혹 성공하기도 한다.

C.B. : 어떻게 곡이나 소품이 만들어지게 되는가? 이를테면, 먼저 소품을 만들고 그런 뒤 이를 확장하는 식인가? 한 곡만에 집중해서 작업하는가, 여러 가지 작업을 병행하는가?

Richard Lederer : 보통 한 번에 한 곡을 만들게 된다. 일단 어떤 튠을 만드는 방법을 발견하면 어떻게 새로운 튠을 이용해야 할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닫힌 문이 열리는 느낌이다. 갑자기 일이 수월해진다. 일단 내가 많은 아이디어를 얻게 되면 한 곡을 만들기에 차고 넘친다. 연주 부분이 끝나면 그 다음에 보컬 튠을 단시간 동안 작업하게 된다.

C.B. : "This Killing Emptiness" 앨범에서 당신이 처음으로 당신의 앨범에 가사를 쓴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작업에서는 다른 이들이 가사를 써 주었다. DVKE에서는 Shelley가, Pazuzu에서는 "Strike the Ground" 에서 Raymond Wells가 가사를 썼다.

Richard Lederer : 맞다. 예전에는 가사를 쓰지 못했다. 가사를 쓰려고 하면 매우 직설적인 문장만이 나왔다. 용어의 논리적인 측면에만 사로잡혀 있었고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재료로 사용하질 못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C.B. : 외부의 질료들로부터 어떻게 당신의 음악과 가사를 이끌어내는가?

Richard Lederer : "This Killing Emptiness" 에서는 내가 쓴 가사만을 쓰지는 않는다. 4곡(그리고 가장 좋은 가사가 포함된)은 Grom이 가사를 썼다. Summoning 홈페이지의 문제로 그와 연락을 했었다. 그는 시베리아에 살고 있었지만, 먼 거리가 가사를 도와 주는 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가 메일로 가사를 보내 주었다. 앨범의 타이틀곡의 이름(이자 앨범의 이름)도 그의 가사에서 나온 것이다.

C.B. : "Strike the Ground" 에서 "This Killing Emptiness" 까지는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 스타일에서나, 음악이 주는 분위기나 사운드스케이프에서도 그렇다. 후자는 전자보다 더 큰 상실감을 주는 음악인 것으로 보인다. "Strike the Ground" 는 내 생각에는, 생명이 존재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완전히 황량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면, "This Killing Emptiness" 는 생명과 희망이 있었지만 이를 잃었고, 다시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 "This Killing Emptiness" 에서는 청자는 음악적 경험을 공유하게 되지만, "Strike the Ground" 에서는 청자는 관찰자이고, 홀로 있는 존재이다. 이는 "This Killing Emptiness" 에 더욱 우울한 분위기를 부여한다. 물론 Zdizlaw Beksinski의 그림도 음악이 주는 분위기에 완전히 부합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Richard Lederer : 멋진 해석이다. Ice Ages를 듣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듣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고 당신의 해석은 사실 대부분의 점에서 나와 비슷하다. 그렇지만 한 가지 정확한 해석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청자는 각자의 해석을 가지고 있다. 어쨌든 "This Killing Emptiness" 가 더 음울하게 들린다는 생각은 반갑다. 그게 내가 의도한 바였다. "This Killing Emptiness" 에서는 하나의 커다란 세계를 생각하고 있었고, "Strike the Ground" 에서는 좀 더 단절적이었다. 가장 주된 작곡상의 차이는 지금의 곡들이 더욱 느리다는 것이다. 그것이 곡들을 더 음울하게 만들어 준다. 물론 새로운 장비와, 이번에는 내가 음악 모두를 녹음했다는 것이 변화에 있어 중요한 사실이긴 하다. "Strike the Ground" 에서는 청자가 관찰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This Killing Emptiness" 와 상반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내가 그런 생각을 전에 해본 적은 없지만 말이다)아마 목소리가 "This Killing Emptiness" 에서 청자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C.B. : 작품에 대한 기술적인 것 말고 다른 얘기를 좀 해 보자. 앞으로 당신의 프로젝트들의 계획은 어떠한가?

Richard Lederer : 별다른 계획은 없다. 다음 앨범은 Summoning의 새 앨범이 될 것이다. 이미 몇몇 곡들이 만들어져 있다. Summoning의 새 앨범이 발매된 뒤에 다른 앨범 발매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C.B. : 라이브 계획은 있는가?

Richard Lederer : 네덜란드 Tilburg에서 콘서트가 있을 것이다.(2001년 4월 13일) In Strict Confidence의 서포트 공연이다.

C.B. : 근래의 소위 유럽의 다크 뮤직 씬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Richard Lederer : 일렉트로닉 씬의 대부분의 밴드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점점 상업적인 댄스 플로어용 음악이 되고 잇다는 것이다. 내가 좋아했던 밴드들(Funker Vogt, Evils Toy 같은)은 이제는 테크노 베이스 드럼과 레이브 사운드를 사용하고 있다. 절충적인 것보다는 진짜 테크노 씬과 진짜 EBM 씬, 이렇게 따로 존재했으면 좋겠다.

C.B. : 이런 '어두운' 서브컬쳐들이 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하거나, 다른 서브컬쳐들처럼 상업적으로 착취될 잠재적 대상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Richard Lederer : 다크 서브컬쳐는 진짜 메인스트림 뮤직이 되고 있는 길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메틀이 그랬던 것처럼, 메인스트림의 대척점으로서의 역할과는 상반되게도, 다크 서브컬쳐는 그 음악에 점점 더 트렌디한 요소들을 결합시킨다. 그렇지만 이건 내가 보기엔 더 이상 언더그라운드가 아니다. 물론 Anaest, Leather Strip, In Strict Confidence 같은 멜로딕한 일렉트로닉을 연주하는 예외들이 있기는 하다만. 6년 전 쯤에 다크웨이브 씬을 생각하면, Das Ich의 첫 앨범은 완전히 어둡고, 그루브하지 않은 기계 같은 리듬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 대부분의 밴드들이 실제 드러머를 사용하고, 기타 연주나 테크노 리듬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 요소들에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효과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게 유감이다.

C.B.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Richard Lederer : 인터뷰 고맙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