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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Descriptions

Some albums 20101123

내가 왜 항상 돈이 없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누가 했던 말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답은 항상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한다. "수레바퀴 밑에서" 의 그 수레바퀴가 빈곤의 수레바퀴였던가... 쿨럭.


Decline - The World Should Know No Men
폴란드 블랙메틀 밴드의 데뷔 앨범...이라고 알려져 있고, 사실 이들의 음악은 꽤 스탠더드한 스타일이기는 한데, 뭐 역시 그렇게 인상적인 부분은 없다. 아무래도 이 앨범을 즐기는 법은 데스/스래쉬의 느낌이 상당히 강한(Unleashed 느낌이 꽤 나는데) 리프를 즐기는 것일 텐데, 아무래도 블랙메틀의 매력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호오는 좀 갈릴 수 있는 음악(이렇게 적고 보니 위의 '스탠더드' 와 좀 안 맞는 것 같기도)이라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그리 거친 음악은 아니다.


Lunatic Soul - Lunatic Soul II
물론 잘 알려진 Riverside의 Mariusz Duda의 솔로 프로젝트의 두 번째 앨범이다. 첫 앨범을 들어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이 프로젝트는 프로그레시브와는 그리 관련이 없다. 동양적인 바이브를 섞어낸 얼터너티브라는 느낌이 현재로서는 드는데(말하자면, 근래의 Anathema가 좀 더 동양적으로 연주한다면 나올 법한) 단촐한 편성이지만 의외로 사운드가 상당히 두텁다. 아무래도 앰비언트풍의 전개를 보여주는 키보드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The Wretched End - Omnious
구매욕이 깔끔하게 사라지는 커버인데...(내 경우에 그렇다는 것임) 멤버가 Samoth에, Dark Funeral의 Nils Fjellstrom, Windir의 Cosmo라니 예우 차원에서 구한 앨범. 하긴 Zyklon도 앨범 커버는 그리 맘에 안 들었던 걸 생각하면 Samoth 취향이 은근히 저런 건지도. 보통 데스래쉬 정도로 알려져 있는 듯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좀 더 멜로딕한 편이다. 아무래도 기타가 상당히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랙메틀적인 부분도 있지만, 슬럿지에 가까운 부분도 나온다. 흔해져버린 스타일이지만 훌륭하다.


Nails - Unsilent Death
...난 이렇게 생긴 앨범이 왜 메틀코어인지 알 수가 없다. 여기 오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난 메틀코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하긴 메틀코어 팬이라도 이 앨범을 그리 좋아할 것 같진 않다만. 피해 가도 무리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Disembarkation - Rancorous Observision
Cynic의 "Focus" 를 열심히 따라가는 캐나다 테크니컬 데스 밴드... 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대단히 많은 장르가 뒤섞여 있다. 듣다 보면 Mr. Bungle 같은 부분도 있고, 곡의 구성도 대단히 변화무쌍하다. 물론 "Focus" 자체도 따라 하기 참 힘든 스타일이기는 했다. Cynic을 생각한 건 어쩌면 에코 강하게 걸리는 보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만 부르는 건 아니고, 보컬도 아주 괴이하다) 좀 난삽하다는 느낌이 있지만 아주 독특한 음악이기는 하다. 테크닉은 매우 화려하다.


When - Death in the Blue Lake
80년대의 노르웨이에서 메틀이 아닌 인더스트리얼을 하고 있었다던(들어보지 못해서 할 말은 없음) Lars Penderson의 솔로 프로젝트. 이 앨범은 Satyricon의 "Dark Medieval Times" 의 인트로에 타이틀 트랙이 샘플링으로 쓰인 것으로 유명한...데(안 유명하다고 해도 반론할 생각 없음), 물론 어두운 분위기를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앨범은 사실 팝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편이다. 덕분에 앨범 전체적으로 굴곡은 상당히 심한 편이다. 나름 꽤나 인상적인 사이키델리아를 구현하는 앨범.


Nebelwerfer - Promo '09
커버에서 보여지듯이 NSBM 밴드의 09년 데모. 그렇다고 Absurd 같은 스타일은 아니고, 사실 요 근래 들어본 NSBM 중에 이렇게 제대로 호전적인 음악이 있었던가 싶다. 많은 부분 독일 군가의 샘플링을 이용하고 있는데, 드라마틱한 리프 전개와도 꽤 잘 어울리는 편이고, 확실히 '터뜨리는' 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NSBM 데모가 이 정도 음질을 가지고 있기도 쉽지 않다. Autopsy의 커버곡인 'Twisted Mass of Burnt Decay' 가 이 앨범의 백미.


Slivovitz - Hubris
이탈리아 Naples(사실 문명 할 때만 봤던 도시 이름임. 네 제가 좀 무식합니다) 출신의 7인조 밴드. 그 동네 특유의 에스닉한 바이브가 들어간 듯도 하면서도, 캔터베리 풍의 분위기와 Frank Zappa 식의 괴팍함이 묻어나기도 하고, 그 외 이런 저런 음악의 느낌도 많이 풍긴다. 이를테면 레게 리듬도 나오면서도, 어느 순간 재즈록 퓨전을 들려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밴드는 사실 꽤 훌륭한 팝 밴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건 갖추기 어려운 덕목이다. 꽤 재미있게 들었다.


Blood Axis - Born Again
요새의 Blood Axis의 '포크 록' 음악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아무래도 Blood Axis의 곡을 좋아한 적이 있었다면 보통은 초기작들("The Gospel of Inhumanity" 는 제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Blood Axis 풍의 포크 사운드 앨범들 중에서는 이 앨범이 아마도 제일 훌륭한 앨범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Moynihan의 목소리가 다른 앨범에서보다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이들 앨범이 언제나 그렇듯이 디자인도 예쁜 편이다.


Land:Fire - Shortwave Transmission
Loki Foundation에서 나온 다크 앰비언트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그렇다고 이 회사 앨범들을 많이 들어봤다는 것은 아님). 사실 이 앨범이 좋다는 건 다크 앰비언트 앨범이라기보다는 리드미컬한 인더스트리얼 앨범에 더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긴 한데, 원래 그렇게 리드미컬하던 양반들이 아니어서 그런지 절도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리듬이 훌륭하고, 적당히 섞여 있는 노이즈도 그리 시끄럽지 않다. 당연히 다크 앰비언트 팬들보다는 인더스트리얼 팬들에게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