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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Descriptions

Some albums 20120228

아직은 날씨가 상당히 춥고, 별로 특별할 일 하나 벌어지지 않는 일상이 무료한 시점이다. 뭐 꼭 무료한 시점에만 왕창 사대는 건 아니다. 생각해 보면 요새는 그래도 비교적 기분 좋게 사는 편이다. 그러고 보면 나도 자제력이 참 부족한 편이다. 나름의 삶에서 역동적 인상을 찾아내기가 참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도로 말해 둔다.




Keith Emerson - Murderock
Keith Emerson이 이런 앨범을 냈었나 싶어서 구한 앨범인데, 이 분도 참 정력적인 분인지라 Nice와 EL&P 이후에도 솔로 커리어를 이어 나갔던 건 주지의 사실이고, 그러던 와중에 이런 저런 영화의 OST를 담당하기도 했다. Dario Argento의 "Inferno" 의 OST를 담당한 게 인연이었는지 Lucio Fulci의 영화의 OST도 맡았는데, 그 영화가 바로 84년작인 "Murderock" 이다. 그런데.... 뭐, 앨범 자체는 신통치 않다. Keith Emerson이 연주하던 스타일을 생각하면 그냥 단순하고 심심한 팝 앨범에 가깝다. Pat Benatar를 생각나게 하는 Doreen Chanter의 보컬이 그나마 맘에 드는 'Streets to Blame' 과 'Not So Innocent' 가 들을 만은 하다.


Arch/Matheos - Sympathetic Resonance
나온 지 좀 된 앨범인데 이제야 구했다. John Arch와 Jim Matheos의 합작. 뭐 멤버를 보면 사실 Ray Alder를 제외하고 전부 Fates Warning의 멤버인지라 Fates Warning의 새 앨범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공식적으로 해체한 적도 없으니까 - 뭐, 크레딧에 Arch가 Alder에게 앨범을 위해 밴드를 빌려줘서 고맙다는 멘트까지 있긴 하다만). 어쨌든 보컬 때문인지 음악은 초기 Fates Warning과 후기 Fates Warning이 적절하게 조합된 스타일이라고 생각된다. 매우 드라마틱하다.


Pendragon - Passion
뭐 그 유명한 네오 프로그 밴드의 작년 앨범. 세월의 흐름을 따라가는 탓이겠지만 밴드가 여태까지 낸 앨범들 중 가장 모던하다. 묵직한 기타 리프에도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트랜스 사운드도 그렇고, 가끔이지만 랩도 나온다(황당할 지경이었는데). 물론 밴드의 예전 스타일도 존재한다('Your Black Heart'). 이 상이한 스타일이 앨범 안에서 아주 부드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게 앨범의 장점이자 가장 신기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This Green and Pleasant Land' 가 이 앨범의 백미.


Ebony Lake - In Swathes of Brooding Light
"On the Eve of the Grimly Inventive" 이후 참 오랜만에 나온 앨범이다.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 스타일은 전작과 그대로이다. 그 동안 복잡한 스타일의 곡 구조로 등장한 이런저런 밴드가 있었지만, 이들만큼 곡을 괴팍하게 뒤틀던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아직 많이 들어보지 못했지만 철저하게 계산되어 구성된 곡들이 상당히 놀랍다. (영국 출신이라는 것도 이 스타일에서는 보기 드문 사실이다)1997년 데모 "As Ghosts We Dance in Thrashing Seas" 가 보너스로 수록.


Deathhammer/Körgull the Exterminator - When the Hammer Strikes... The Exterminator Arrives!
사실 저 멍청해 보이는 밴드 이름과 앨범 커버 때문에 구한 앨범이다(이런 커버이고 하면 아무래도 스타일이 뻔하다). 뒤의 밴드가 스페인 출신인 것이 이색적인데, 의외로 음악은 괜찮다. 두 밴드 중에서 Deathhammer가 좀 더 스래쉬한 편인데, Körgull the Exterminator도 Aura Noir가 생각나는 스타일이고 하니 대동소이하다고 함이 맞겠다. 밴드당 두 곡씩 13분 가량의 앨범.


Midnight - Satanic Royalty
Hells Headbangers에서 나온 원맨 밴드. 그 동안 ep나 스플릿을 꾸역꾸역 내 오다가 처음 나온 풀-렝쓰 앨범이다. Destructor 등에서 활동했고 Toxic Holocaust의 라이브 멤버로도 있었던 Athenar가 밴드를 굴리는 인물인데, 워낙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보니 앨범은 상당히 훌륭하다. 장르의 컨벤션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더 영국스러운 스타일로 연주하는 Venom에서 Blackie Lawless가 억지로 목소리를 더 긁어가며 노래하고 있다는 느낌. 재미있는 앨범이다.


Terrorizer - Hordes of Zombies
"World Downfall" 의 그 분들이니 설명은 필요 없을 법하고, 멤버 면에서는 새 보컬로 Anthony Rezhawk가, Jesse Pintado 대신 Katina Culture(이 분 이름이 왜 이 모양인가)가, 그리고 베이스로 (무려)David Vincent가 들어왔는데, 그래서인지 전작보다 더 스래쉬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World Downfall" 을 기억하고 있으니 이 앨범이 그리 만족스러울 리 없다는 게 내 생각이지만, 그래도 "Darker Days Ahead" 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는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좀 심심하게 들었다.


Year of the Goat - Lucem Ferre
이들도 커버가 참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다시피, Black Sabbath 생각이 나는 둠 메틀.... 이지만 다른 밴드들(이를테면 Count Raven)에 비해 좀 더 고색창연한(뭐 오컬트하다기도) 느낌을 재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좀 사이키델릭한데다, 'Lucem Ferre' 의 프로그레시브한 요소처럼 나름 이런저런 요소들도 들어 있고, 'Vermillion Clouds' 같은 곡은 확실히 드라마틱을 구축하고 있는지라(이 곡의 기타 리프는 Blue Oyster Cult까지 생각나게도 한다, 고 생각한다) 앞으로 꽤 유명한 밴드가 되지 않을까 하고 섣불리 예상해 본다. 꽤나 훌륭했다.



Year of the Goat - Of Darkness



Visions of Atlantis - Cast Away
이들의 "Eternal Endless Infinity" 가 나온 다음이었나, 부산 록 페스티벌에 이들이 온 적이 있었다. 나는 가 보진 못했는데, 어쨌든 그렇게 공연을 하고 갔던 기억이 나고, 그 때 보컬이 Nicole Bogner였다. Nicole은 2004년에 본작을 마지막으로 밴드를 떠났는데, 1월 6일에 27세로 사망했다고 한다. 꽤 오래 투병을 했다고 하니 젊은 나이에 고생만 하다 갔구나 싶어 괜히 그렇다. 뭐 그래서, 추모의 의미나마 한 장 구입. 그런데 고인에게 미안하지만 이 앨범을 얼마나 듣게 될 지는 모르겠다.


Robby Valentine - Robby Valentine
Robby Valentine의 1992년에 나온 첫 솔로작. 사실 Valentine/Valensia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이 앨범은 아무래도 Robby가 Zinatra에서 나온 이후 낸 데뷔작인지라 이후 작품에서의 오페라틱한 면보다는 멜로딕 록의 면모가 훨씬 강하다는 것이다. Valentine의 인기 있는 작품들은 사실 따로 있지만 나로서는 이런 스타일이 더 좋다. 워낙에 멜로디를 잘 뽑는 인물인지라 바로 꽂히는 편이다. 뭐 록 보컬리스트로는 함량 미달이라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 분이 원래 그렇게 강한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Robby Valentine - Broken 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