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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imony of the Creators

Interview with Austin Lunn of Panopticon



"Kentucky" 를 아직 들어보지 못했는데, 예전에 Encrimson'd의 앨범이 본격 농사꾼 블랙메틀이었다면 Panopticon의 신작은 본격 광부 블랙메틀인가 보다. 물론 대충 이야기를 보니 블랙메틀적이지 않은 색깔도 많이 들어가 있는 듯하여 앞의 경우와는 좀 틀릴 것이라 예측된다(참고로 웹진들의 앨범평은 아주 좋은 편이다). 의외일 정도로 저항적인 면모 - 블랙메틀에서 NSBM이 아니고서야 이런 건 분명 드물다 - 를 인터뷰에서 비추고 있어서 재미있게 본 인터뷰.


[taken from That's How Kids Die zine]


That's How Kids Die(이하 THKD) : 새 앨범 "Kentucky" 에 대해 말해 주겠는가? 어떻게 당신의 고향의 석탄 채굴의 전통에서 앨범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는가? "Kentucky" 를 컨셉트 앨범으로 볼 수 있겠는가?

Austin Lunn : 맞다, 켄터키에서 석탄은 중요한 주제거리이다. 켄터키 사람들을 구분하는 요소들 중 하나이기도 하고. 정상 제거형 광산(mountaintop removal sites) 채굴법이 소개되면서 좀 더 복잡해지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이익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피해가 되기 때문이다. 광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사람들은 서로 반목하게 된다. 다른 주에서도 그렇겠지만. 그리고 우리는 공고한 노동조합 및 노동운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뭐, 그렇다고 앨범에서 석탄 얘기만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앨범은 켄터키에 대한 이야기다. 석탄은 그 일부일 뿐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컨셉트 앨범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THKD : "Kentucky" 앨범의 작곡이나 녹음은 전작들인 "Social Disservices" 나 "Collapse" 와 비교하여 뭐가 달랐는가? 중점적으로 개선하거나, 또는 실험한 부분이 있는가? 아니면 전작과 단순히 달리 만든 것인가?

Austin Lunn : 내가 가장 최근에 만든 두 장의 앨범인 "Social Disservices” 와 “On the Subject of Mortality" 는 서로 매우 다른 앨범이었다. 한 앨범은 죽음에 대한 슬픔 어린 비탄을 담은, 매우 개인적인 성격의 앨범이었으며,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기회를 주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Social Disservices" 는 운이 없었던, 정신적으로 불안한 이들을 학대하는 것에 대한 분노 어린 싸움과 같은 앨범이었다. 그런 건 내 주변 가까운 것에 대한 독설을 늘어놓는 것 만큼이나 내게 중요한 것이다. "Collapse" 는 기본적으로, 만약에 이랬으면 어땠을까, 식의 나의 꿈에 기초한 것이고, 좀 더 사고 실험에 가까운 것이다. 그 앨범에서는 첫 앨범에 비해 좀 더 광범위하면서도 깊이 있게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 물론 내가 그런 방식을 그리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Kentucky" 는 그와는 다르다. 앨범은 기본적으로 즐거움에서 영감을 받았다. 내가 머무르고 싶었던 숲에 있는 가파른 언덕을 최대한 열심히 달려 올라간 뒤, 그 정상에서, 미처 숨을 고르기 전에 내 발 밑에 펼쳐진 골짜기와, 널찍한 언덕들을 지켜보던 적이 있다. 들판은 살랑거리며 햇빛에 비추어 흔들린다... 내가 발을 내딛는 대지에 대한 사랑으로 넘어서는 것이다. 그렇게 집에 오자마자 바로 녹음을 시작했다. 그래서... 이 앨범은 그런 즐거움과 사랑에 기초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간혹 조금은 어두운 주제를 다루기도 하지만.

THKD : 블랙메틀 말고도 "Kentucky" 앨범은 블루그래스나 애팔래치안 포크의 강한 영향이 엿보인다. 그런 전통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두 장르 간의 공통된 요소는 무엇이고, 이것들을 하나로 조합하면서 겪었던 난점들이 있었는가?


Austin Lunn : 우리 가족은 항상 컨트리 뮤직에 익숙해 있었다. 할머니는 Patsy Cline, Hank Williams, George Jones, Johnny Cash 등을 듣곤 하셨고.. 아직 그녀가 즐겨 듣던 LP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그런 음악을 싫어했는데, 한 19-20살 쯤 되니 그 음악들이 좋아지기 시작하더라. 지난 10여 년 동안 그런 음악들을 더욱 즐겨 듣게 되었다. 뿌리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일이다. 10대 시절에 암만 그에 넌덜머리를 냈었더라도 말이다.

기술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나는 블루그래스가 포크 음악 계의 데스메틀과 같다고 생각한다. 엄청 후려대면서도 빠른 음악이다. 그러나 동시에 블루그래스는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음악이다. 나는 역사를 사랑하고, 물론 그렇게 후려대는 음악도 좋아한다. 그래서 밴조를 배우기 시작했다.

두 가지 음악을 조합하면서 내가 느끼는 바를 연주하는 데 좀 더 능숙해졌고, 그러다 보니 어쿠스틱한 부분을 삽입하게 되었다. 나는 포크 메틀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나보다 바이킹메틀을 훨씬 잘 할 유럽 밴드는 널리고 널렸다. 그래서 내가 자란 동네의 포크를 접목한 것이다. 그게 내게는 더 솔직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THKD : 미국 밴드들이 그들의 음악에 포크적인 요소를 접목하려고 할 때, 그 포크는 거의 대부분 유럽 스타일의 그것이거나, 네오포크에 가까웠다. 미국은 풍부한 그 나름의 포크 전통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런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Panopticon은 일종의 그에 대한 대답인 셈인가?

Austin Lunn : 나는 포크 메틀/바이킹메틀을 좋아한다. 다들 그런 음악이 멋져 보이고, 재미있으니까 시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류의 많은 밴드들을 좋아하기도 한다. Odroerir의 마지막 2장의 앨범이나, 바이킹메틀을 하던 시절의 Bathory의 앨범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들이기도 하다. 매우 많은 멋진 밴드들이 있다. 다만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솔직하려 하는 것이다. 맞다. 나는 스칸디나비아의 역사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나는 미국 남부에서 자랐다. 겁나게 덥지. 그런데 내가 눈이나 어둠에 대해서 뭘 얼마나 알겠는가? 물론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인턴으로 몇 달 동안 노르웨이에서 살아 봤던 경험도 있다. 캠핑도 여러 번 해 봤고... 그러니까, 그런 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 동네 사람이고, 이 동네에서 영향을 받았다. 훨씬 많이.


THKD : 트래디셔널 포크인 'Come All Ye Coal Miners' 와 'Which Side Are You On?' 을 커버했다. 이 곡들을 어떻게 알게 되었고, 앨범에 싣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ustin Lunn : 오래 된 노조 곡들이다... 유명한 민중가들이기도 하고. 30년대에 쓰여진 곡들이다. 나는 노래를 그렇게 잘 하진 못한다. 그래서 술을 좀 마시고 가슴으로 노래를 불렀다. 조악한 부분이 있더라도, 나는 그 노래들이 충분히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30년대의 광산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었던 강력한 노래들이었다.

THKD : 본격 블루그래스/포크 앨범을 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 최근에 당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근래 일련의 'sad bastard music' 을 연주하고 있다는 걸 본 것 같은데.

Austin Lunn : 하하, 맞다. 몇 번 공연도 했다. 대부분은 Townes Van Zandt나 Johnny Cash, Blaze Foley의 커버곡들이었다. 자작곡도 조금 있었지만. 나의 자작곡도 딱 그런 스타일이다. 말했듯이 난 노래는 잘 못 한다. 그렇지만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게 중요한 것들에 대하여 곡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포크 송을 하는 것도 내게는 중요한 일이다. 맨날 바락바락 소리만 지르는 것보다는 말이다. 물론 그런 것도 좋기야 하지만. 아마 몇몇 곡들은 앨범으로 나올 수도 있을 거다. 누가 알겠나?

THKD : 당신 고향의 역사나 전통 말고도, 확실히 당신은 주변의 풍경이나 환경에도 많은 감흥을 받는 것 같다.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그들 주변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나 관계를 버린다고 생각하는가?

Austin Lunn : 나는 학교에서 그런 걸 가르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공립학교에서의 미국 역사 수업은, 내 생각에는, 나라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수준밖에 안 된다고 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그들이 자란 지역의 역사나 전통에 대해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여기에 실제로 가서 보고, 내 발 밑의 흙을 느끼며, 배운다. 하루종일 앉아서 비디오게임이나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엄청 주변 환경에 흥미가 많은 건 아니다. 내 처인 Bek과 나는 산책을 좀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같이 산보하면서 볼 수 있는 만큼 보는 정도이다.

THKD : "Kentucky" 앨범에는 꽤 많은 샘플링이 삽입되어 있는데, 이는 블랙메틀에서는 드문 경우이다. 이 샘플들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그리고 앨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Austin Lunn : 서부 버지니아나 켄터키에서 있었던 정상 제거형 광산에서의 노조 투쟁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 외 많은 샘플들은 Youtube에서 찾았고...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세대는 앨범을 잘 사지 않으니, 라이너노트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샘플링을 삽입한 것이고, 이로써 사람들은 내가 말하려는 의도를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게 없으면 아마 내가 뭐라고 소리지르고 있는지 알아듣지도 못할 거다.

THKD : 언제 블랙메틀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는가? 사타니즘이나 죽음과 같은, 블랙메틀에서 일반적인 소재가 아니라 이런 주제에 이르게 되는 건 어렵지는 않았는가?

Austin Lunn : 나는 내가 하는 음악에 대해 '블랙메틀' 이란 용어를 매우 느슨한 의미로 사용한다. Panopticon은 본질적으로 메틀 밴드이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블랙메틀이라고 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말하는 것 뿐이다. 우리 음악은 차갑지도, 어둡지도 않고, 컬트적이거나 한 것도 아니다. 물론 나는 올드한 블랙메틀을 좋아하고, 그 외의 신진 밴드들의 음악도 좋아한다. 그렇지만 내가 그런 걸 하는 건 아니다. 나는 내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내 나름의 것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나는 음악은 메세지를 전달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운드를 이용한 것이고, 나는 블랙메틀의 팬이다. 데스메틀이나 프로그메틀, 포크메틀, 둠메틀 등 다른 장르들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서 그런 거다.

THKD : 메틀의 경우, 저항 음악(protest music)으로서의 메틀을 실효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블랙메틀에 대한 일반적 선호가 낮다는 것이 저항의 메세지 전달에 난관이 되는 것은 아닌가? 블랙메틀이 변화에 대한 건설적/긍정적 힘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Austin Lunn : 나는 음악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뭐... 장르를 재정의하거나 '나도 그래요' 식으로 말할 생각은 없다. 솔직히, 누군가 내 음악을 싫어할 것이라는 걸 미리 생각해 보거나 그런 적은 없다. 그냥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런 것들에 대한 곡을 쓰는 것이다.

THKD : "Kentucky" 앨범의 투어나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는가? Panopticon의 라이브의 경험에 수반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Austin Lunn : Panopticon이 라이브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심스럽다. 솔로 프로젝트라서...  그렇지만 만일 하게 된다면 도움을 구할 친구들은 있다. 그렇지만 아마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간혹 그에 대해 생각은 하는데, 보고 싶어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지는 않더라. 누가 알겠냐마는.

THKD : 남은 2012년은 Panopticon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가? 다른 프로젝트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있나? 아니면 "Kentucky" 의 홍보에 전념하고 있는가?

Austin Lunn : 나의 둠메틀 밴드인 Seidr가 새 앨범의 막바지 작업 중이다. 그리고 Panopticon과 스플릿 앨범도 내고, 새 앨범을 위해 작곡도 시작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꽤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계속 발전하는 뮤지션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고 있으니까. 다음 앨범에서는 꽤 강렬하면서도 기묘한 것을 해 보려고 한다.

THKD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라면?

Austin Lunn : 오랜 세월 동안 내가 만났고, 술잔을 기울였고, 이메일이나 편지를 주고받은 모든 이들, 그리고 내 오랜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의사소통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우리의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그리고 나는 내 작품을 들어주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고맙다. 마음껏 즐기고, 당신의 삶에 대해서도 그랬으면 좋겠다. 컴퓨터 스크린 앞에서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이들을 헐뜯을 게 아니라 말이다.

그리고 인터뷰도 고맙다. 멋진 질문들이었다. 레이블이 요청하는 경우 아니면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같은 질문들이 하도 반복돼서 말이다. 새로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생각해 볼 만한 질문들을 많이 던져 주었다. 재미있었고,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