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nker 66은 메시나 출신의 밴드이다. 이들의 음악은 확실히 초기 Destruction이나 Venom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는데, 근래 활동하는 스래쉬/데스 밴드에 비해서는 펑크적인 면모가 훨씬 강하다는 점에서는 Protector같은 이들과 더 비슷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일단 이들은 더블베이스 드럼 자체를 사용하질 않는다) 또 이들이 나름대로 개성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그런가 하면 Bathory풍의 호방한 리프도 들을 수 있는 것이 이들의 데뷔 ep이다. 시칠리아 출신의 변방이라면 변방 밴드이기도 한데 그 동네 씬도 사실 알고 보면 우리와 크게 다를 것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인터뷰. 참고로, Desekrator of the Alter가 이 밴드 드러머의 가명이다.
[taken from Deaf Sparrow zine]
Deaf Sparrow(이하 DS) : 항상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에 놀라곤 하고 있다. 당신들은 그리 큰 도시 출신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맞는가? 메시나 인구는 대충 25만 명 정도인 걸로 알고 있다. 거기에도 씬이 있는가?
Bunker 66 : 맞다, 이탈리아의 메틀/펑크 언더그라운드는 항상 활발하고 살아 있다. 알다시피, 메시나는 중소 도시다. 시칠리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여기의 씬은 매우 작은 편이다. 대충 4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그 중에 정말 메틀을 좋아하고 서포트하는 이는 한 10명쯤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걸 씬이라고 부를 수 있을런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시칠리아나 칼라브리아의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 3년 전에 문을 닫은 메시나의 클럽 'Cinque Quarti' 가 있을 때까지만 해도 자주 왔는데, 그 클럽이 문을 닫고 난 다음에는 그럴 일도 없다. 괜찮은 메틀 공연을 보려면 메시나에서 최소한 500km는 나가야 가능하다... 2003년에서 2007년 사이에는 유명한 밴드들이 온 적이 있었다. 나는 Mayhem, Napalm Death, Agnostuc Front 등 많은 밴드들을 시칠리아에서 보았다. 우리에게는 꿈 같은 일이었다!
DS : 동향 밴드들 중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무엇인가?
Bunker 66 : 메시나 출신의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Convulsed이다. 1988년에 데모 한 장 내고 망해버린 밴드인데, 그 데모가 정말 물건이다. "Blind Enough to Obey" 라는 데모인데 초기 Schizo를 떠올릴 수 있을 음악이다. 현재까지 활동하는 밴드라면 데스 메틀로는 Exhuman, 둠 메틀 밴드 Fangtooth가 있다. Warcryer라는 파워 메틀 밴드와 내가 활동하는 블랙메틀 밴드인 Grim Monolith도 있다. 나와 Damien Thorne은 AlterAzione라는 하드코어 펑크 밴드에서도 연주하고 있다. 꽤 많지 않나?
DS : 맨 처음 들은 메틀 앨범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메틀을 듣게 된 것인가?
Bunker 66 : Headbangers Ball에 나왔던 메틀 밴드와 하드코어 밴드들의 비디오를 많이 가지고 있던 친구가 있었다. 당시에는 나는 메틀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였는데, 그 때 1991년 바르셀로나에서 한 Sepultura의 'Troops of Doom' 라이브를 보고 엄청 감명받았다. 그런 다음에 먼저 메틀을 듣고 있었던 친구의 큰형의 앨범을 많이 테입으로 복사해 들었다. 내가 처음으로 간 메틀 공연은 동네의 Iron Maiden 커버 밴드의 공연이었다. 곧 나는 앨범을 모으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매주 아주 멋진 밴드들을 발견해 내고 있다! 왜 메틀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어린 아이가 사람을 죽이거나 하지 않고 분노를 분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메틀이 아니었을까? 하하. 친구들 덕에 자연스레 음악을 접할 수 있었고, 곧 우리는 같이 팬이 되었고, 악기를 배웠고, 공연에 가고, 이런저런 밴드들을 결성하게 되었다.
DS : 밴드는 어떻게 결성되게 된 것인가? 어디에서 어떻게 서로 만났는가?
Bunker 66 : Bunker 66은 2007년에 결성되었지만, 그 이전에 서로 다른 밴드에서 연주할 때부터 이미 친구였다. 나는 Grim Monolith와 Traumagain에서 연주하고 있었고, Bone Incinerator는 몇 달 전에 Exhuman을 나온 상태였으며, Damien Thorne은 Deuce라는 Kiss 커버 밴드를 하면서 이미 나와 Traumagain, AlterAzione 활동을 같이 했다. 우리는 올드스쿨 메틀에 대한 열정을 나누고 있었고, 어느 날 같이 잼을 하기로 했다. 꽤 괜찮은 리프들을 많이 연주했고 녹음했다. Bunker 66는 그렇게 결성되었고, "Out of the Bunker" 도 그렇게 나온 것이다. 순전히 재미로 말이다. 여기서는 메틀헤드를 만나기가 쉽다. 도시가 작아서 누가 메틀헤드인지 대충 다 알고 있으니까.
Bunker 66 : 헤헤, 재밌게도 그 이름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 처음에는 Bunker 666을 생각했었는데, Bone Incinerator였는지 나였는지는 기억이 불확실하지만 누군가가 "Bunker 66이 더 괜찮게 들리지 않냐?" 고 하더라. 왜 우리가 'bunker' 라는 단어를 골랐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떠올랐을 뿐이다. 그런 담에 밴드 로고를 만들고 나름의 사타닉한 숨은 뜻을 만들어내기는 했는데, 뭐, 그런 걸 굳이 드러내진 않는다.
DS : "Out of the Bunker" 에 대해 얘기해 보자. 내게 그 앨범은 정말 간만에 들어 본 최고의 올드스쿨 데스메틀 앨범 중 하나이다. 많은 밴드들이 올드스쿨 스타일을 카피하지만, Bunker 66은 정말 그 시절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정도였다. 어떻게 그런 올드한 느낌을 내는가?
Bunker 66 : 칭찬해줘서 고맙다. Bunker 66은 항상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밴드이다. Bone Incinerator은 항상 80년대 음악을 즐겨 듣는 친구라서 우리에게 딱 맞는 리프를 만들어 낸다. 우리의 음악은 우리가 듣는 음악, 우리가 좋아하는 메틀 밴드들을 반영하는 것이니, 사실 80년대 느낌을 내는 것은 우리에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간혹 이런 식으로 얘기하긴 한다. "Sacorfago처럼 해 보는 건 어떠냐? 그런 거 좀 해 보자!" 그런 게 다다. 간혹 개성이 없게 들려서 버리는 리프들도 있다. 그리고... Bone이 만드는 리프 중에는 AC/DC나 Motlery Crue 같은 것들도 있는데, 물론 그런 것들도 좋지만, 우리 음악에는 맞지 않아 쓰지 않는다.
DS : 곡은 어떻게 작곡되는가?
Bunker 66 : Bone이 집이나 리허설 룸에서 만든 리프들로 곡이 구성된다. 간혹은 잼을 하면서 곡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보통은 Bone이 곡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구상한다. 일단 그렇게 곡을 만들면 Damien이 가사를 붙인다. 리프가 보통 그 가사의 분위기를 사전에 결정한다 : 예를 들면, Motorhead스러운 리프라면 가사는 술 얘기 등이 될 것이다.
DS : "Out of the Bunker" 에는 'Metal Redentor' 같은 곡에서와 같은 괴성이나 'here comes bone incinerator' 같이 소리지르는 부분들이 있다. 꽤 재미있다. 유머가 밴드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많은 메틀 밴드들은 지나치게 심각한 경향이 있는데, 당신들은 유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Bunker 66 : 맞다, 유머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목표는 어느 정도는 'evil' 한 메틀을 통해 재미를 추구하는 거니까. 아마 Venom이나 많은 올드스쿨 밴드들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DS : 앨범이 나온 지 이젠 조금 지났는데 기분은 어떤가?
Bunker 66 : 아주 좋다. 리프들을 조금 바꾸기는 했는데 앨범은 뭐 사진 같은 거니까... 그 앨범은 우리의 특정한 시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Out of the Bunker" 는 우리의 모습을 100% 보여주는 것이고, 우리의 신곡들도 그 앨범의 곡들과 같은 바이브의 곡들이다.
DS : 앨범을 듣다 보면 많은 밴드들이 떠오르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밴드는 무엇인가?
Bunker 66 : 흠, 내 생각에는 Hellhammer/Celtic Frost 같다. 그렇지만 Venom과 Motorhead도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그 외에도 흘러간 클래식들을 연주한 진짜배기 메틀 밴드들도 그렇다. Judas Priest에서 Sodom까지, Manowar에서 Slayer까지 등등 말이다.
DS : CD 버전의 앨범 커버는 밴드의 사진인데, 바이닐 버전은 그 커버 사진의 그림이 커버이다. 그림 솜씨가 꽤 좋다. 누가 그렸는가?
DS : 신작은 언제 나오고, 어떤 음악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Bunker 66 : 신곡들을 많이 만들었다. 몇몇 곡들은 Reinig에서 나올 Noia와의 7인치 ep에 실릴 것이고, 다른 곡들이 우리의 첫 풀-렝쓰 앨범에 실릴 것이다. 7인치 앨범은 금년 여름, 풀-렝쓰는 2011년 겨울에 나올 걸로 생각한다. 우리의 첫 ep보다도 더욱 올드스쿨에 가까운 음악이 될 것이다.
DS : 요새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
Bunker 66 : Voivod의 "Dimension Hatröss" 을 듣고 있다.
DS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Bunker 66 : 인터뷰 고맙고, 우리를 서포트해 주는 모든 이들에도 감사드린다. 밴드 소식은 http://www.myspace.com/bunker66 에서 확인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