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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imony of the Creators

Interview with Climaxia of Melencolia Estatica




Melencolia Estatica는 ATMF에서 나온 이런저런 이탈리아 블랙메틀 밴드들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밴드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들도 앨범이 어째 갈수록 맘에 안 들어지고 있어서 문제이긴 하다만... 이 밴드가 특유의 인상적인 멜로디와 분위기를 상당히 기묘한 곡 구조에 담아내는 경향이 있음을 생각하면 갈수록 밴드가 난해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뜻일지도. 물론 그런 점이 이 밴드를 근래에 넘쳐나는 많은 'depressive' 스타일의 밴드들과 구별짓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Hel" 이 나온 것이 2012년이니 2013년에 한 이 인터뷰는 조금 시점이 늦은 감이 있다. 



[taken from Invisible Oranges]


Invisible Oranges(이하 IO) : Melancolia Estatica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주겠는가? 밴드는 2008년작 "Letum" 이후 활동을 중단했었는데, 어떻게 활동을 재개하게 된 것인가?

Climaxia : Melancolia Estatica로 활동하면서 곡을 쓰기 시작한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원래 나의 목표는 다양한 주제와 감정들에 대한 나의 시각에 기반한 색다르면서도 개인적인 음악을 만드는 것이었다. 내가 Absentia Lunae에서 연주했던 것과 비교해서 뭔가 다른 걸 만들려는 것도 있었고... 첫 앨범은 시작이 좋았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고,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에 이어서 "Letum" 의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Letum" 은 내가 녹음한 앨범들 중 가장 훌륭한 것의 하나이다. 밴드로서는, "Hel" 과 함께 내가 목표로 했던 그것에 매우 근접했던 중요한 한 발자국이라고 할 수 있다. "Letum" 을 발매하고 여러 회의 공연도 가졌고, 덕분에 Melancolia Estatica는 공연을 통해 가장 잘 굴러갈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IO : 보컬 겸 작사를 맡고 있는 Afthenktos는 Solitudo의 탈퇴 뒤 최근에 밴드에 합류했다. 새로운 목소리와 가사에 익숙해지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는가? Solitudo는 어떻게 밴드를 떠나게 된 것인가?

Climaxia : Afthenktos들 알고 지낸 지도 오래 됐는데, 같이 작업한 것은 요 근래의 몇 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의 첫 작업은 Lintver에서였는데, 작업을 하면서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이 Melancolia Estatica의 음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목소리에 익숙해지는 것은 쉬운 일이었는데, "Hel" 앨범 자체가 작풍이나 분위기 등에서 이전의 앨범들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변화는 불가피했다. Afthenktos는 "Hel" 을 녹음하면서 내가 염두에 두고 있었던 아이디어들을 완전히 반영한 가사를 쓰는 데 크게 기여했다.

IO : 여러 해 동안 Lintver나 Absentia Lunae 등 다른 밴드로도 활동해 왔는데, 요새도 그 밴드들의 작업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현재로서는 Melancolia Estatica에 집중하고 있는가?

Climaxia : 당장으로서는 Melancolia Estatica의 공연에 집중하고 있다. 이탈리아나 해외에서 또 다시 공연이 있을 것이다. 물론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신작의 컨셉트 구상을 위해 휴지기를 갖곤 한다. Lintver도 활동을 준비 중이고, 밴드를 포크 블랙메틀의 팬들에게 알리기 위해 좀 더 알려진 레이블에서 기존 앨범들을 재발매하려 한다. Absentia Lunae도 현재 녹음 작업 중이다.

IO : "Hel" 은 여섯 파트의 불길하면서도 음울한 블랙/둠 메틀로 구성되어 있다. 앨범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Climaxia : 기존의 앨범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앨범의 리프를 만들기 시작했다. 음악적으로나, 프로덕션 상으로나 말이다. 리프를 구상하는 동안 매우 다양한 음악을 들었다. 인더스트리얼, 노이즈, 앰비언트 등... Gnaw Their Tongues는 정말 좋게 들은 밴드였고, 그들을 듣고 얻은 아이디어들을 반영하기 위해 "Hel" 에 오케스트레이션을 삽입했다. 그 특유의 재미있는 분위기를 내는 데 그만이다. 나의 의도는 빠르고 공격적인 파트와, 오케스트레이션, 보컬 및 코러스 등으로 공포스러우면서도 음울한 분위기를 준 파트를 조화시키는 것이었다. 보컬이 앨범의 가장 중요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성 보컬을 뭔가 재미있으면서도 새롭게 들리게 하려고 화음에 많이 신경을 썼다. 통상 메틀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그런 코러스 말고 말이다. Afthenktos의 보컬도 마찬가지다. 앨범의 느낌에 잘 맞으면서도 재미있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생각을 서로 나누었다.

IO : 'Hel' 이란 단어 자체는 꽤 많은 의미가 있다. 앨범의 주된 컨셉트라면 무엇인가? 어째서 'Hel' 이 제목이 되었는가?


Climaxia : 'Hel' 은 일종의 심볼이다. "Metropolis"(역주 : Fritz Lang의 영화를 말하는 것임) 에서 가져온 캐릭터이지만 인간의 파멸에 대한 표상이기도 하다. 그 상 앞에서, Metropolis의 지배자는 정신을 놓고 미쳐간다. 그는 시민들을, 그리고 그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독재자가 된다. 시민들은 노예로 변해간다. 그는 잘못된 이상을 따르기로 결심하고, 이런 잘못된 이상들은 그의 죽은 처의 상으로 대변된다. Lang의 해석은 확실히 종교적이다. 그러나 나는 그와는 좀 달리 생각하고 싶다. 좀 더 넓게 말이다 : 강한 힘을 얻은 자는 오로지 그의 욕구만을 따르게 된다. Hel은 그러한 욕구의 물질적 재현인 셈이다.

IO : 영화 "Metropolis" 의 레퍼런스는 명백하다. 아트워크부터 곡들이 보여주는 밀실공포증과 같은, 그러면서도 기묘하고 영화적인 분위기도 그렇다. 어떻게 Lang의 미래에 대한 시각을 당신의 음악적 표현으로 해석하기로 하였는가?

Climaxia : 무엇보다도, 근래의 세상을 생각하자면, Lang이 그려낸 세계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앨범은 현대의 메트로폴리스에 대한 일종의 사운드트랙으로 구상되었다. 어떻게 메트로폴리스가 생겨났고 어떤 모습인지 등의 설명 같은 것이다. 이러한 점이 곡에 서사를 제시하고, 곡을 하나의 여행과 같이 만든다. 우리의 목표는 청자를 메트로폴리스로 데려와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성공했길 바란다.

IO : 활동하는 동안 공연장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자주 바꿔 왔는데, 'Climaxia' 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왜 그런 성적 뉘앙스가 있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인가?

Climaxia : 이 이름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이 이름을 생각하게 된 건 16살 때였으니 오래 되었다. 그 이름은 어느 문학 작품의 시적인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물론, 누구나 매우 다양하고 서로 다른 감정들과 타락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성 또한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IO : 솔로 프로젝트에서 독자적인 밴드로의 변화는 상당히 적응이 필요했을 것이다. Melancolia Estatica가 가까운 장래에 라이브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Climaxia : 아직 나는 Melancolia Estatica가 솔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세션 멤버들을 사용하는 것은 추상적으로만 남아 있을 구체적인 생각과 아이디어들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다. 라인업은 고정되지 않았고,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다. 11월에 이탈리아에서 공연을 했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탈리아와 유럽에서 수 차례 공연을 더 하고 싶다.

IO : 밴드의 2013년 계획은?

Climaxia : 좀 쉬고… 조건이 맞는다면 공연을 좀 더 하려고 한다. 물론 여름 이후에는 Melancolia Estatica의 네 번째 앨범 제작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으로서는 새 앨범을 위한 어떠한 구상 같은 건 없다. 스플릿 앨범도 내고 싶지만, 아무래도 좀 시간이 지나야만 가능할 것 같다.

IO : Mortuary Drape 외에 좀 더 주목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탈리아 밴드가 있다면?

Climaxia : 이탈리아 씬에 그리 많은 관심을 갖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정말 마음에 든 솔로 프로젝트가 있었다. Anamnesi라고, 블랙메틀과 다양한 앰비언트적 요소들이 믹스된 류의 흥미로운 음악을 한다. 아트워크도 Mark Thompson이 맡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