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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Personnel

방담 20130708

1. 내용을 불문하고 블로그 포스팅이 무척 뜸하다. 내가 게으른 탓이겠지만 나름 인생이 예전보다는 바쁘게 굴러가고는 있구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금년 1월에 방담 포스팅을 했는데 지금은 7월이니 조금 심했구나 싶기는 하다. 덕분에 간만에 방담. 어쨌거나 이 곳은 살아 있습니다.

2. 가끔 보면 외국의 원조격 오디션 프로에 나온 출전자들을 보여 주면서 외국 대중 음악의 넓은 저변을 얘기하는 경우들이 있다. 지금 H.E.A.T.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그 분의 경우가 대표적이겠지만... 뭐, 그런 경우는 아니고, 아마도 아버지의 의지가 무척이나 작용하였을 어린이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리니까 아무래도 미니멀한 스타일의 자작곡이 튀어나왔는데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노래한다는 이 '6살' 어린이에게 잠시 주목. 곡명은 'Zombie Skin' 이라고 한다.



3. 개개인의 취향은 기본적으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그 취향을 존중하여야 하는 것에 대해 이유를 묻는다면 많은 경우는 공허한 대답만을 반복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음악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또는, '음악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취향이 존중되는 맥락은 그 사람의 문화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타인의 취향에 대하여 말할 때 그러한 행위가 타인의 취향에 대한 폭력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직관적' 취향에 대한 정당화는 한 번쯤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 된다. 

굳이 취향에 대한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선의' (타인들은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에 의한 행동이 타인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이해 못 하는 친구들이 의외로 내 바로 주변에도 있어서 간혹 요새 생각이 많아진다. 

4. "기적의 시대" 는 신약의 주된 내용들을 보리슬라프 페키치가 뒤틀고 있는 소설이다.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의 미묘할 수 있는 경계를 묘하게 뒤트는 게 이 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신성모독에까지 나아가는 그런 책은 아니다. 예수의 기적에서 말미암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물론 이런 내용들은 당연히 복음에는 생략되는 것들이고, 사실 역사적으로 정말 그러한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들은 신성에 대해 얘기할 때의 심적 장벽을 걷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 계속 죽었다가 살아나기를 반복하다 다시 못 살아나도록 시체를 태워 달라고 부탁하는 나자로의 모습은 무슨 몬티 파이튼을 보는 듯한 느낌도 준다.

5. 암만 위의 6살 여자아이가 신기하더라도 저런 것만 듣고 살 수는 없다. 
 

Centinex - The Dimension Beyond

Centinex도 1991년부터 활동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밴드인데 스웨덴 데스메틀 밴드들이 국내에서 대개 그렇듯이... 활동한 만큼의 반응은 전혀 얻지 못했다. Jonas Kjellgren은 이제는 아마 Scar Symmetry의 기타로만 알려져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뭐... 나도 이들이 유럽 데스메틀의 가장 뛰어난 부류에 속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Malevolent Creation을 생각나게 하는 연주가 맘에 들었다. 정말 잘한다는 얘기다.


May Blitz - Smoking the Day Away
 
개인적으로 Black Sabbath의 최근작에 꽤 실망했는데... 생각해 보니 90년대 이후에 Black Sabbath라는 이름으로 나온 앨범을 좋게 들었던 적이 거의 없기도 하니 이해 못할 일도 아닐지도. 덕분에 Black Sabbath와 비슷한 시기에 튀어나왔던 다른 우울한 밴드들을 찾아보게 된다. May Blitz가 Black Sabbath만큼 어두운 밴드가 절대 아니라는 건 알고는 있지만, 당시로서 이만큼 둠적인 앨범이 나오기도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197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