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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enal of the Left/Translations

Neoistic Tactics Against Stockhausen

Stockhausen의 본인의 의도는 물론, 어느 정도 불확실할 것이나, 그만큼이나 현대에 와서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작곡가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법하다. 하긴, 비틀즈 앨범에도 얼굴을 비추시는 '유명한 분' 이다. '노마디즘' 에서 이진경은 Stockhausen의 음악이 '민중의 목소리의 기악화' 의 한 예로서 보여질 수도 있다는 인상도 주고 있으나, 그러기는 아무래도 좀 어렵다. 다만, 내 생각에는 Stockhausen이 제대로 '시뮬라크르' 에 빠져 사는 인간상의 하나로는 볼 수 있잖나 싶다. 그렇다면 본인의 의도야 어쨌던, 그 존재나 행위는 정치적일 것이다. 정치사상으로서의 활력은 결여할 지 모르나(아래에 나오는 TOPY나 Neoist Alliance의 주장이나 행동들처럼 - 사실 좀 얼척없다 - 말이다/물론 Stockhausen과 직접적 연관은 없을 것이다) 최소한, 엘리트주의의 구린내 정도는 내고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서는, 이 곳에 인용되어 있는 9.11 테러에 대한 Stockhausen의 촌평을 참고.

대충, 눈치는 챘겠지만, Neoist Alliance나 TOPY나, 소위 'political correctness' 를 갖춘 경우로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니, 적당히 신경쓰며 보기를 추천한다.



Karlheinz Stockhausen은 소위 'serious culture' 의 소비자들에게 높게 평가받는, 그리고 거의 연주되지 않는 현대 음악을 작곡하였다. 최근에, 클라리넷 연주자 Ian Stuart는 Stockhausen의 'Harlequin' 의 연주를 포함한 영국 투어를 하고 있다. '고급 예술' 의 대표주자로서의 Stockhausen과 Stuart의 입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동은 완전히 무의미한 것이다. Ken Rea는 93년 5월 21일, Guardian지에서 'Harlequin' 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 "이 대단한 솔로 연주는 그(Ian Stuart)를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동안 춤추도록 한다... Stockhausen의 파트너였던 Suzanne Stephens의 쇼케이스를 위해 쓰여진 곡은, 그녀가 첫 공연 뒤 쓰러질 정도로 고생스러운 것이었다... 클래식 뮤지션이 45분 가량의 솔로 연주를 하는 걸 보는 건 중요한 것이지만, 동시에 타이트한 스판덱스를 입고 춤을 추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serious culture' 의 비평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곡을 연주하는 데 요구되는 테크닉이다. Rea는 독자들에게 'Harlequin' 의 연주는 물리적으로 엄청난 도전이고, 이것이 예술로서의 곡의 가치를 확인해 준다는 식의 인상을 남긴다. 분명히 그런 가정은 넌센스이다. 'Harlequin' 은 Stockhausen과 Stuart가 사회적, 제도적 현실을 통하여 그들의 길을 성공적으로 추구해 나갔기 때문에 'serious culture' 로서 역할하는 것이다. 달리 말한다면, 'Harlequin' 은 문화적 힘을 가진 지위에 있는 이들이, 그것이 '대단한' 곡이라고 하기 때문에 훌륭한 예술 작품인 것이다. 동시에 그들은 다른 형태의 음악 - 예를 들자면 Oi! - 을 쓰레기같은 것으로 치부한다.

이러한 점에서 잠시 관심을 돌려서, Neoist Alliance는 1993년 5월 15일, Brighton의 Pavilion Theatre에서의 Ian Stuart의 'Harlequin'  공연을 저지할 것을 결정했다. Stockhaussen이 '고급 예술' 의 특히 비난받아 마땅한 대표격으로서 지목된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Fight Racist Music' 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플래카드를 들고, Action Against Cultural Imperialism

은 1964년 뉴욕 Judson Hall에서의 Stuart의 공연에서 피케팅을 하였다. 마찬가지로, 70년대 초반에, Cornelius Cardew는 'Stockhausen Serves Imperialism'(Latimer, London 1974) 의 출판으로 정점에 이른, 문화에 있어서의 이상주의에 대한 격렬한 비판을 촉발시켰다. Neoist Alliance가 Stockhausen과 그의 음악에 대한 이런 일련의 비판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모든 면에서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Ian Stuart의 공연이 지배계급의 문화적 파벌(cultural faction)에 대한 투쟁적 행동을 취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한 첫번째 일은 대중들에게 'Stockhausen을 보이콧하라!' 는 소책자를 배포하는 것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콘서트 동안 Neoist Alliance는 Pavillion Theatre 주변을 맴돌며 그 구호를 외쳤다고 한다. 그 결과, 'Composer is set to reach New Heights' 라는 제목이 붙은 기사가 93년 5월 13일자의 Brighton and Hove Leader지에 실리게 되었다. 거기에는 Neoist Alliance의 대변인과의 간단한 인터뷰가 포함된, Festival Radio에 대한 취재가 실려 있었다. Stockhausen은 그의 음악의 상당수가 멀리 떨어진 세계에 살고 있는 고등한 문명의 존재로부터 자신에게 전해져 온 것이라 주장해 왔다. Neoist Alliance의 프로퍼갠더는 작곡자가 뻔뻔한 사기꾼 마냥 그의 작품을 포장하는 신비주의적 경향(mystical aura)를 폭로하기 위한 것이었다.

Stockhausen의 곡이 연주되기 전에, Pavillion Theatre 바깥에서 Neoist Alliance와 그 지지자들이 모여든 덕에, 그들은 Temple Ov Psychic Youth가 주도로 조직한 반대 집회와 부딪히게 되었다. TOPY의 활동가들은 우리가 Pavillion Theatre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저지할 경우, '오존층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부정적인 기류가 생성될 것' 이라는 걱정을 하였다. Neoist Alliance 멤버들은 검은색 양복과 넥타이를 하였고, 이는 그 반대파들의 꾀죄죄한 평상복 차림과는 극명히 대조되는 것이었다. 우리 역시 플래카드를 준비했다. 한 쪽에는 폭탄과 'Serious Culture를 파괴하라' 는 슬로건이, 다른 쪽에는 눈들로 뒤덮인 피라미드와 '우리가 돌아왔다' 는 메세지가 있었다.

콘서트장에 도착하기 위해 피케팅 라인을 넘어갈 것을 결정한 개인들의 일부는 우리 측의 'Stockhausen을 보이콧하라' 는 구호와, 그에 응답하여 TOPY 활동가들이 '공연을 저지하지 말라' 외치는 것을 들었다. 반대자들은 콘서트에 가는 사람들을 건물 밖에 남아 있도록 간청하였고, 그럼으로써 그들은 군중이 공연의 저지를 막기 위해 모인 것 같은 외양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일단 공연이 시작되자, 이 두 군중들은 공연장 밖에서 각자 정신적 충돌(psychic battle)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런 행동들은 Ian Stuart의 리사이틀을 감상 중인 건물 안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이들을 끌어들였다. 행인들은 우리가 분출하던 정신적 에너지의 파고에 멈춰 서 보지 않을 수 없었다. 93년 5월 20일자 Brighton and Hove Leader 지는 어느 콘서트에 가는 사람의 말을 실어 놓았다, '내 의자가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잠깐 동안 계속되다 멈췄지요.' Neoist Alliance는 그 외에 넘치는 변기와 단락이 일어나고 있는 전기 장치에 대해 취재를 받았다. 이것들은 실제 언론으로 보도되진 않았지만.

TOPY가 Pavillion Theatre를 막았던 그들의 행동이 얼마간은 수포가 되었다는 점에 확신한 데 반해, Neoist Alliance는 완전한 성공이라고 평가하였다. Stockhausen에 대한 캠페인은 시대말적 '고급 예술' 에 대한 마지막 옹호자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Brighton에서 취한 것과 같은 행동들은 기성 예술계의 자신감을 깎아내려갈 것이고, 자기도취적 엘리트들이 저지르는 엄청난 사기로서 'serious culture' 의 실체를 밝히게 될 것이다.

http://www.stewarthomesociety.org/neoism/stock.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