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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Descriptions

2009 기억나는 앨범

이런 식의 폴은 연말이면 의례적으로 하게는 된다. 물론 별 의미 없는 글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기억나는' 이란 표현을 쓴다(이번부터 쓰기로 했다). 그래도, 좋게 들은 앨범이 기억나는 건 당연지사. 금년에 나온 앨범 기준이 아니라는 정도는 미리 밝혀둔다. (올해 내가 구했으면, 나한테는 신보다)



Paradise Lost - Faith Divides Us, Death Unites Us
예전에도 짤막하게 앨범이 나왔다고 올린 거 같은데, 밴드의 초기작(이라기보다는, "Draconian Times" 까지)의 팬이라면 만족하지 않기도 어렵지 않겠나 싶다. 오랜만에 이런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더욱 좋게 들린다.



Destroyer 666 - Defiance
물론 이들도 나로서는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다. (아는 사람들은 알 듯)좀 더 심플해진 듯한 감도 있는데, 그래 봐야 80년대 스타일이니 문제는 되지 않는다(원래 이들이 복잡한 스타일도 아니지 않나). 적어도, 이 스타일의 미덕을 이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Wardruna - Runaljod - gap var Ginnunga
노르웨이에서 가끔 나오는 제대로 된 포크. 음악도 출중하지만, 주축이 되는 이들이 Gorgoroth 출신의 Kvitrafn과 Gaahl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Gorgoroth와는 매우 틀린 음악이다.



Briar Rose - Roses are Rare, Violence is True
그림이 작게 나와서 티가 좀 덜 나지만, 이 앨범은 일단 금년에 내가 구한 파워 메틀 가운데 가장 커버가 '없어 보이는' 밴드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추억의 Chris Tsangarides가 프로듀스를 맡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무작정 예전 것만 하는 친구들은 아니고, 몇몇 곡은 좀 모던한 감도 있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역시, 장르의 미덕을 잘 알고 있다.



Silver Mountain - Hibiya : Live in Japan '85
이런 재발매를 볼 때마다 역시 Metal Mind는 자기들이 밴드 발굴할 게 아니라, 재발매 레이블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앨범 러닝타임은 아쉽기는 하지만, 이 시대에 이 앨범 구하면서 러닝타임 감안 안 하고 사는 사람도 보기 쉽진 않을 것이다.



Megadeth - Endgame
이 앨범을 듣고, 항상 Slayer를 Megadeth나 Metallica 앞에 두었던 것을 잠깐 재고해 보게 되었다.(물론, 올해만을 기준으로 한 얘기다) Dave Mustaine이 왜 거물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는 앨범. Megadeth를 듣고 감명받은 게 참 오랜만이었다.



Rose Rovine E Amanti - Demian
사실 이 친구들을 얘기하면 음악도 음악이지만 제일 먼저 기억나는 건 2006년 월드컵이다. 'Woyzeck' 을 구하려고 직접 연락을 하면서 이탈리아 우승 축하한다고 몇 마디 했더니 바로 좋아하면서 얼마 되지도 않던 가격을 깎아 주던 재미있는 친구들이었는데, 음악도 보통내기가 아니었다(그리고 77장 한정반이었다, 만세!). 그 친구들의 신보. 좋은 기억이 있어서도 그렇겠지만, 내가 들은 올해 나온 네오포크 앨범들 중에서는 제일 맘에 든다. William Blake와 Iggy Pop을 동시에 얘기할 수 있는 밴드는 흔치 않을 거다.



Nemo-Dog - Conversations
이 앨범은, Briar Rose의 커버가 가장 없어보이는 경우였다면, 이건 가장 성의없어 보이는 커버였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처음부터 기대가 없었기에, 없어 보였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문제라면 이건 음악도 좀 별로였다는 것인데, 역동적인 리듬에 아주 독특한 스타일이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Current 93의 습작 수준의 따라하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래를 왜 이렇게 못하나...



Absolute Fucking Chaos - Absolute Fucking Chaos
이 앨범이 준 교훈은 있다. 밴드 이름에 'fucking' 들어가면 사면 안 된다.(fuck이 아니라, 'fucking') 살짝 80년대 초반 유럽 스래쉬메틀에 펑크 느낌이 더해졌는데(좋게 얘기하면, 예전 원시적인 형태의 스래쉬메틀을 들려준다고 할 수 있다), 근래 들어본 앨범들 중 가장 빈약한 리듬 파트(구성이 아니라, 소리 얘기다. 거의 윈도우 효과음 수준)를 가지고 있다.



While Heaven Wept - Vast Ocean Lachrymose
사실 언제였던가, 밴드의 보컬리스트가 무려 Rain Irving(무려, Altura의 보컬이다)으로 바뀐다는 말을 듣고 다시 살 일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진심으로 후회한다. 최고다. 둠 메틀 마스터들이 프로그 물을 제대로 먹으면 나올 법한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