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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imony of the Creators

Interview with Silenoz of Dimmu Borgir


물론 Dimmu Borgir의 인터뷰야 흔하지만, 사실 정통적인 블랙메틀에서 벗어나 버린지도 이제 참 오래 된 밴드인지라 그 시절 얘기를 들어 볼 기회는 드물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나는 요새의 그 밴드의 근황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좀 된 인터뷰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 시절 블랙메틀의 팬이라면 흥미로운 내용이 더 많을 법한 인터뷰.



[taken from Voices from the Darkside]


Voices from the Darkside(이하 VD) : 항상 궁금하던 것이 있다. 밴드명에 대한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아이슬랜드어라고 들었다. 아는 아이슬랜드 친구들이 그러더라고. 밴드명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가? 아이슬랜드에 그런 이름의 고대 유적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우연인가? 이런 이름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Silenoz : Brynjard Tristan이 아이슬랜드 혼혈이었다. 그에게서 그 유적의 이름에 얽힌 전설이나 신화 등에 대해 들었다. 그는 그 이름이 우리 음악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그 이름이 아주 맘에 들었고, 그래서 밴드 이름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영어로는 'the black castle' 이나 'the dark fortress' 와 비슷한 뜻이다.

VD : Fimbulwinter의 작품을 제외한다면 나는 Dimmu Borgir의 리허설이나 데모 음원을 들어본 적이 없다. Necromantic Gallery Prod. 에서 나왔던 "Inn I Evighetens Mørke" ep 이전에는 낸 앨범이 없는가?

Silenoz : 없다. 아마 몇몇 그런 음원이 있긴 있을 텐데, 분명 사운드나 퀄리티나 그리 변변치 않을거다.

VD : Fimbulwinter의 앨범들 얘기를 잠깐 해 보자. 상당히 전에 Fimbulwinter의 앨범들이 CD로 재발매됐었다. Fimbulwinter와, 그 프로젝트가 당신의 음악적 발전에 미친 영향에 대해 얘기해 주겠는가? 어떻게 음반샵과 레이블을 동시에 운영하게 되었는가? Malicious Records에서의 오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는가?

Silenoz : Fimbulwinter는 이제 완전히 죽은 프로젝트다. 그리고 Dimmu Borgir와는 완전히 무관한 프로젝트였고, 밴드의 음악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Fimbulwinter의 음악의 재발매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Shagrath에게 Fimbulwinter의 음원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워낙에 많아서 Shagrath가 재발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 Shagrath가 앨범을 복사해서 보내는 거에 완전히 질려서 Hot Records를 통해 CD로 냈던 것이다.


VD : 데뷔작인 "For All Tid" 는 No Colours에서 나왔고, 두 번째 앨범인 "Stormblast" 는 Cacophonus에서 나왔다. 어떻게 서로 다른 레이블에서 계약을 하게 되었고, 레이블들에는 만족했는가? 지금 그 앨범들을 생각한다면 그때와 달라진 것이나, 아쉬운 점은 없는가?

Silenoz : 어떤 일이 일어난 뒤에야 깨닫는 것은 쉬운 일이다. 만일 우리에게 그때로 돌아갈 기회가 있다면 Cacophonus와 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Cradle of Filth, Gehenna 등 많은 밴드들이 레이블에 실망했다. Primordial이나 Deinonychus도 그랬고... No Colours는 좋았다. 그들은 항상 성실했고 우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우리는 "For All Tid" 의 레코딩이 끝난 다음에 No Colours와 계약했다. 그래서 스튜디오로 들어가기 전에는 계약을 하지 못했었다.

VD : 다시 No Colours 얘기를 해 보자. 내가 알기로는 그 레이블은 밴드가 스튜디오 작업에 쓴 비용조차 보전할 수 없었다. 그래서 레이블과 계약을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당시에 밴드에 관심이 있었던 다른 레이블들은 없었는가?

Silenoz : 다른 레이블들도 관심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No Colours와 계약하기로 우리가 선택한 것이고, 그에 후회는 없다. 당신이 말했듯이 우리는 자비로 스튜디오 작업을 했다. 그 얘기는 우리가 만든 곡에 대한 권리가 우리에게 있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레이블이 우리의 허락 없이는 우리의 곡을 가지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VD : 원래 Fenriz가 당신들과 계약하려고 했다는 걸 알고 있는가? 만일 그가 오퍼를 했다면 받아들였겠는가?

Silenoz : 글쎄. 내가 알기로는 그가 우리 리허설 녹음을 처음 듣고 아주 좋아했다고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게 다였다. 그가 "지저분한" 스타일의 녹음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점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친구가 알콜의 힘을 빌려 그랬을지도 모르는 것이고... 하하.


VD : "Devil's Path" MCD 발매 후 모국어로 가사를 쓰기를 그만뒀다. 아쉽게도 난 노르웨이어를 모른다. 그러니, "Stormblast" 와 그 이전 작품들의 가사의 컨셉트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겠는가?

Silenoz : 그 앨범들의 가사의 몇몇 부분은 반그리스도적 관점으로 쓰여진 것이고, 다른 가사들의 부분은 사타니즘에 기반하고 있다. 곡명과 가사를 해석해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 말을 쓰지 않는 외국인들이 그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 보려고는 했는데, 별 소득이 없었다. 우리가 노르웨이어로 가사를 쓰기를 그만둔 것은 누구나 그렇게 하게 되면서 그런 면이 가지는 예술적인 측면이 거의 없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Nuclear Blast와 계약하면서 영어를 사용하면 더 많은 새로운 청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영어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보다는 덜 반그리스도적 컨셉트를 가져가기는 하지만, 가사는 여전히 개개의 컨셉트를 가지고 있다.

VD : "Enthrone Darkness Triumphant" 가 나오기 얼마 전에 "Devil's Path" 를 낸 이유는 무엇인가? 급하게 낸 작품이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밴드가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하면서 돈독이 올랐다고 하던 사람들도 있고. 내가 생각해도 그 앨범의 곡들이 다른 앨범의 곡들에 비해 처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Celtic Frost의 'Nocturnal Fear' 의 커버곡을 두 개나 실어 놓는 것도 러닝타임 채우기처럼 보이는 면도 있다.

Silenoz : 그런 건 아니다. 일단 그 때 밴드는 네덜란드의 Damnation Records와 MCD 발매 계약이 돼 있었다. 그런데 작업은 끝났는데 앨범이 나오지는 못했고, 그래서 대신 Hot Records에서 앨범을 낸 것이다. 우리가 커버곡을 그렇게 두 개를 실어 놓은 이유는 스튜디오에서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냥 다른 버전의 커버곡도 할 수 있었고, 그렇게 했을 뿐이다. Celtic Frost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싶기도 했다. 트리뷰트의 의미였지, 다른 뜻은 없었다.

VD : "Devil's Path" 와 "Enthrone Darkness Triumphant" 의 가사는 전부 영어로 쓰여졌다. 나는 Nuclear Blast가 당신들에게 노르웨이어로 가사를 쓰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는지 궁금했었다. 게다가 밴드의 원래 로고가 백커버로 들어가고, 프론트 커버에는 평범한 폰트의 새 로고가 들어가 있었다. 솔직히 레이블이 이런 변화를 요구한 것은 아닌가? 더 많은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말이다.

Silenoz : 전혀 아니다. 어떠한 압박도 받은 적이 없다. 예전 로고가 앨범의 커버에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디자인하는 친구에게 새로운 '더 읽기 편한' 로고를 부탁한 것이었다. 알다시피 그럼에도 우리는 예전의 로고를 버리지 않았다. 그 로고는 우리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앨범에도 들어갈 것이다. 더 많은 청중을 얻고 싶었던 것도 맞다. 그런 류의 로고를 프론트 커버에 넣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그건 좋은 일이다.

VD : Nuclear Blast가 꽤 오랫동안 블랙메틀을 모욕해 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최소한 그들이 Dissection과 계약할 때까지는 말이다. 그런 모호하고 평판도 좋지 않은 레이블과 계약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가? 어떻게 계약에 이르게 된 것이고, 당신들이 기대한 것은 어떤 것인가? "Stormblast" 에 관심을 표한 다른 레이블은 없었는가? 만일 있었다면 가장 고민하게 만든 다른 레이블은 어디였는가?(역주 : 질문자가 Nuclear Blast를 대단히 싫어하는 듯)

Silenoz : Century Media도 관심이 있었다. Cacophonus도 돈 많이 준다면서 우릴 꼬시고 있었는데, Nuclear Blast의 오퍼가 가장 매력적이었다. 밴드에게 최선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했다. 사람들의 볼멘소리가 있긴 하지만 우리는 Nuclear Blast와의 계약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우리의 작품에 대한 존중을 받고, 미국과 아시아에서도 우리 앨범의 홍보를 받을 수 있다.(인터뷰어 주 : 왜 Nuclear Blast의 과거에 대해서는 대답 안 하냐?)

VD : 뭐, 옛날 얘기는 일단 덮어두자. "Enthrone Darkness Triumphant" 는 멋진 앨범이었다. 아마도 밴드의 가장 원숙한 앨범일 것이라 생각한다. 앨범에는 만족하는가?

Silenoz : 맞다, 모든 것에 만족한다. 그 앨범의 사운드는 아마 역대 최고 중 하나일 거라 생각한다. 당신이 말했듯이 우리의 발매작들 중 가장 원숙하고 최고인 것의 하나일 것이다.

VD : 앨범 전체를 좋아하지만, 나는 'In Death’s Embrace', 'The Night Masquerade', 'Entrance', 히든 트랙인 'Raabjørn Speiler Draugheimens Skodde' 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당신은 어떤가?

Silenoz : 나는 'Mourning Palace' 를 아주 좋아하지만, 당신이 말한 곡들도 가장 멋진 곡들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VD : 원래 데뷔작과 ep에 실린 곡이었던 'Raabjørn Speiler Draugheimens Skodde' 을 재녹음해 실은 이유는 무엇인가? 'Over Bleknede Blåner Til Dommedag' 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내 생각에는 Dimmu Borgir 최고의 곡은 그 곡이다. 그리고 당시 Aldrahn과의 작업은 어땠는가?

Silenoz : 그는 밴드의 가사를 좀 썼고, 'Over Bleknede Blåner Til Dommedag' 의 보컬을 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처음에는 잘 됐는데, 하다 보니까 점점 안 좋아졌다. 별로였다. 그래서 먼저번에 했던 녹음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 곡도 멋진 곡이기는 하지만, 그 곡의 보컬을 Aldrahn이 했기 때문에 대신 'Raabjørn…' 과 'Hunnerkongens…' 을 재녹음한 것이다. 그 곡들도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곡들이다.

VD : 당신들이 블랙메틀 밴드로 분류되는 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알다시피, 요새는 단지 다른 많은 블랙메틀 밴드들과 구별되기 위해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결국은 그런 이들도 블랙메틀 밴드일 뿐이다.

Silenoz : 블랙메틀 밴드로 분류되는 데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 반대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VD : 앨범의 부클렛들을 보면 멤버 각각의 사진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데뷔 앨범에서의 당신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매우 기괴하면서도 사악해 보였다. 스파이크나 사타닉한 심볼 등도 착용하고 있었고... 그러나 당신의 모습을 본 후에 음악을 들으면 당신의 강경한 이미지가 멜로딕한 음악에 별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외양이 필수적인 것인가? 콥스페인트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콥스페인트를 하지 않은 Dimmu Borgir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Silenoz : 메이크업을 하는 게 맞겠다 생각하는 한 계속 할 것이다. 밴드를 시작할 때부터 콥스페인트를 해 왔고, 그것 또한 우리의 한 부분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 할 것이다.

VD : 요새는 데스메틀 밴드들조차 콥스페인트를 한다. 단지 앨범 세일즈 때문에 말이다. 콥스페인트의 진짜 배경은 거의 간과되고 있다. 매일 콥스페인트를 하고 다닌다고 떠벌이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다(바보들 같으니!). 그들의 '사악한 애티튜드' 를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젠 콥스페인트는 밴드가 더 많은 관심을 얻기 위한 수단이 되어 버린 것인가?

Silenoz : 밴드가 메이크업을 하거나 콥스페인트를 한다면, 내 생각에는 그 진짜 이유를 아는 사람들은 밴드들 자신 뿐일 것이라 생각한다. 만일 누가 하루종일 콥스페인트를 하고 다닌다고 해도, 그건 그의 사정이다. 물론 요새는 콥스페인트가 별 의미없이 행해진다고는 생각하지만, 사실 좀 그러면 어떤가.

VD : Samoth와 Mysticum의 Ravn을 중심으로 Euronymous가 하던 Helvete 샵을 재오픈하려는 계획이 있었다. 당신은 오슬로에 사는데, 혹시 이를 위해 진척된 것이 있는지 알고 있는가? 그들은 이를 위한 모금 공연 등을 얘기한 적이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난 가 본 적이 없지만, 당신은 좀 가 봤을 거다. Helvete에 대해 얘기해 주겠는가? 이를테면 거기서 무슨 물건을 팔았는지 등 말이다. 당시 노르웨이 블랙메틀 씬의 모든 거물들이 만나는 장소였는가?

Silenoz : 그냥 그곳은 Mayhem 멤버들이 한동한 살았던 익스트림메틀을 취급하던 음반샵일 뿐이다. 특별할 건 없었다. 때로는 보기 힘든 물건도 있기는 했었다. 항상 어둡고 더운 곳이었다. Helvete를 재오픈하는 것에 대한 얘기가 있었다는 건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들어 본 적이 없다.

VD : Euronymous에 대한 느낌은 어땠는가? 그의 죽음을 아쉬워했는가, 아니면 정당한 죽음이었다고 생각했는가?

Silenoz : Euronymous를 개인적으로 알았던 건 아니다. 사실 누가 그를 개인적으로 알았겠는가? 그렇지만 그가 몇몇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다는 건 알고 있다. 물론 내가 그걸 서포트한 것은 아니지만...  몇몇 친구들이 그를 리더로 떠받들고 있기는 했지만, 내가 그의 죽음을 특별히 추모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Varg를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고, 그가 요새 하고 다니는 것에 대하 굳이 비난하지도 않는다. 아마 이 정도면 대답이 되었을 것 같다.

VD : 자, 이제 철학적인 질문을 해 보겠다. 다음의 문장을 완성해 보아라 : Dark, bizarre mountains, endless lakes, impenetrable forests, eclipsed clouds, a howling pack of wolves straying around for prey, ominous silhouettes in the remote horizon...

Silenoz : 우리 가사를 읽어봐라, 답이 나올 것이다.(인터뷰어 주 : 이런 게으른 새끼...)

VD : 만일 교황을 만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Silenoz : 화장실에서 손을 씻지 않고 그와 악수할 것이다.

VD : 이슬람 교가 기독교보다 더 나쁘고, 모든 종교는 비난받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최악의 적은 무엇인가?

Silenoz : 둘 다 좋지 않다. 기독교, 그리고 종교들은 세상의 약자들을 어느 한 곳에 모이게 만든다. 그들은 그들 자신 외에, 그들이 의지할 다른 존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맹목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무엇을 따라야 할지 물을 존재를 원하는 것이다.

VD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게 물어볼 것이 있다면 해도 좋다. 나는 어떤 사람인 것 같은가? (말 잘 해라, 헤헤)

Silenoz : 사실 특별히 더 할 말은 없다. 인터뷰 고맙다. 당신은 꽤 건방지면서 자존심 넘치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걸로 좋은 것이다!

VD : 그런데, 이 인터뷰 하면서 들은 음악은 뭐냐?

Silenoz : W.A.S.P.의 "The Last Command"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