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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llution/Metal

Departure Chandelier - The Black Crest of Death, The Gold Weath of War


[Tour de Garde, 2011]


퀘벡 지방의 배타성이 퀘벡을 또 다른 NSBM의 산지로 만들고 있음을 증명하는 레이블이 Tour de Garde이다(예전에 Renouveau Thrash도 퀘벡에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확실하진 않다. 아시는 분은 제보를). 1763년 파리 조약에 의해 영국으로 할양되기 전까지는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퀘벡인지라 이 동네 친구들의 아이덴티티는 아무래도 프랑스에 많이 기울어 있다고 알고 있다(가 본 적은 없는지라). Akitsa와 Ash Pool의 멤버들이 함께 만들었다고 알려진 이 밴드도 마찬가지다. 레이블은 이 밴드의 음악을 프랑스의 잔혹한 역사와 빛나는 죽음의 힘에 영감을 받은 'Napoleonic Black Metal' 이라고 칭한다. 이 친구들이 무슨 보나파르트주의자들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런 정황들이 드리우는 그림자는 분명하다. 그리고 Akitsa와 Ash Pool의 멤버들이 참여한 밴드라니 음악 색깔 또한 어느 정도는 분명하다.


밴드의 첫 번째 데모인 이 앨범은 그렇지만 기대를 상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데모답게 음질은 Akitsa나 Ash Pool의 그것보다도 더 거칠지만(하긴 Ash Pool은 비슷한 부류의 밴드들에 비해 음질이 좋은 편이었다), 원래 이런 류의 음악에서 그런 음질은 많은 경우 미덕으로 작용한다. 이 데모의 경우도 그러한데, 기본적으로 매우 자욱한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는 음악인지라 명징한 사운드는 오히려 부적당할 것이다. 그리고 Akitsa의 영향력, 은, 앨범 중간중간 삽입된 앰비언트적인 부분에서 나타나는데, 밴드의 특징이라면 앰비언트를 소품으로보다는 블랙메틀 곡의 한 부분을 이루는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심포닉 블랙메틀에서의 키보드 같은 역할인데, 그런 면에서 간혹은 템포 다운한 초창기 Emperor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The Black Crest of Death, The Gold Weath of War' 같은 곡이 그러한데, Tour de Garde의 많은 건조한 스타일의 밴드들이 키보드의 사용으로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 암시하기도 한다. 물론 반복적인 리프가 가져오는 최면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살아 있다.

앨범의 또 다른 곡(이 데모 앨범은 4곡이지만, 사실 두 곡은 인트로와 아우트로이다)인 'Consecrating the Flame of Resistance' 는 좀 더 빠른 템포의, 블랙메틀의 전형에 가까운 곡이다. 어찌 들으면 Abyssic Hate의 "Suicidal Emotions" 를 처음 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인데, 키보드의 사용이 비슷한 류의 밴드보다 두터운 텍스처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고 생각한다 (곡의 중반부에서는 키보드가 데모 특유의 거친 음질을 이용하지 못하는지라 좀 빈약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NSBM이므로 듣지 않는다고 한다면야 존중할 일이지만, 음악 자체로는 이런 류의 스타일에서 최상급에 가깝다. 사실상 2곡뿐인 데모이니 덜 아쉬울지도 모를 일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2011년에 나온 블랙메틀 중에서는 최고에 가깝다. 솔직히 감명받았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post script :
데모이니 당연한 감도 있겠지만, 테이프로만 발매되었다.



Departure Chandelier - Consecrating the Flame of Resist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