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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imony of the Creators

Interview with Dan Seagrave

데스메틀 팬이라면 익숙할 법한 커버 아티스트(이를테면, 아래에도 나오지만 "The Ten Commandments" 등)인 Dan Seagrave와의 인터뷰. 2014년.





[taken from No Echo zine]


No Echo(이하 NE) : 유년기 얘기부터 해 보자. 이런 예술적 재능을 처음 인식한 건 언제쯤이었나?


Dan Seagrave(이하 Dan) : 아마 4-5살 때였을 거다. 나름의 시각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마 조금 숙련된 이라면 누구나 가질 만한, 그런 시각이었을 거다. 내게는 인간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은 것이었다. 상상을 통해서 머릿속에 떠오른 심상들을 그림으로 옮겼다. 그냥 그렇게 했을 뿐이다. 그러니까 그게 누구나 하는 일은 아니라고 사람들이 알려 주기 시작했고.


NE : 다른 아티스트의 영향을 받은 것인가, 아니면 자연스레 그런 스타일에 이끌린 것인가?


Dan : 영화를 좋아했다. 영화가 내 상상 속의 이미지들과 나를 처음으로 연결해 주었을 거라 생각한다. TV에서 해 주는 흘러간 SF물이나 판타지 영화, 호러 TV쇼 같은 것 말이다. 책도 몇 권 있었다. Justin Todd가 그린 호러물 책들의 표지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아, M. C. Escher도 있구나. 아버지는 르누아르나 티치아노 같은 화가를 좋아하셨다. 어렸을 때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 시절 나는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나 상상 속의 존재들이 담긴 그림에 더욱 열광했었다. 때로는 매일매일의 일상이 어느 정도는 더 감명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뒤에도 말이다. 


NE : 당신의 웹사이트상의 바이오그래피에 따르면 학창 시절 경험이 그리 좋았던 것 같지는 않다. 당신의 예술적 흥미를 지지해 주지 않았는가?


Dan : 학교가 지지해 준 건 아니었지만, 그게 학교의 주요 관심사도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평범한 교외의 학교를 다녔고, 뭔가 꿈이 많거나 창조적인 타입의 학생들에게 최적의 장소는 아니었다. 그게 딱히 아쉽다거나 하지는 않다. 실망스럽긴 했지만 내가 일반적인 학교에 쉬이 적응할 만한 타입이 아니었던 것도 사실이니까.


NE : 17살에 R.K.T. Records로부터 첫 앨범 커버 작업 의뢰를 받았다.


Dan : 맞다. Nottingham 근처의 Ravenshead에 살고 있었는데, 같은 동네 밴드였던 Lawnmower Deth의 커버 의뢰를 받았다. 내가 아는 밴드이기도 했고, 그들이 자기들이 레코드 계약을 맺었다고 먼저 얘기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내가 커버를 해 주겠다고 했었고, Manchester 출신 밴드였던 Metal Duck의 앨범 B-side 커버로 두 번째 작업을 하게 됐다. 언더그라운드 스래쉬 씬에서는 나름 히트했다.


NE : 당신이 R.K.T. Records에서 했던 작업물들이 결국 더 큰 레이블들의 손에 들어가게 됐다.


Dan : R.K.T.와 일을 했고, 이후 Earache의 눈에 들어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됐다. Earache도 시작 단계인 회사였지만 훨씬 세계적으로 알려진 회사였다. 다른 레이블이 관심을 보이게 된 계기는 Morbid Angel의 "Altars of Madness" 커버였다. 그래서 1990년에는 Roadrunner와도 첫 작업을 했다. "At Death's Door : A Collection of Brutal Death Metal" 이었다. 내 그림 제목 뒤에 앨범 제목을 붙였다. 솔직히 좋은 그림은 아니었다. 엄청 빨리 작업해야 했고, 덕분에 끝나고 두 달 동안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


NE : Roadrunner와 함께 일하기 시작한 뒤 당신은 몇 달마다 하나씩 새로운 커버를 만들어내야 했을 것 같다. 90년대 초반에 어땠는지 말해 달라.


Dan : 1990년 초여름에 "At Death's Door"를 작업했고, 여행을 갔다 왔다. 새로운 의뢰가 들어왔던 건 아마 10월께였을 것이다. 그리고 1991년에는 Malevolent Creation의 "The Ten Commandments" 를 작업했다. 그 때부터 레이블측이 내 작업물이 더 낫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 이후부터 더 자주 일거리가 들어왔다. Roadrunner와 내가 일하는 다른 레이블들 사이에서, 한동안 나는 스스로 내 직업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독립적이면서도 개성적인 무언가를 한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나의 창작물이었고, 더 대단한 무언가의 한 부분이기도 했다. 


NE : 새로운 커버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얘기해 주겠는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앨범을 들어 보는가?


Dan : 간혹 앨범을 듣기도 하지만, 듣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음악과 프로듀싱만 좋다면 상관없다. 시각적 이미지를 떠올리기 위해서 앨범 타이틀과 앨범의 전반적인 테마는 필요하다. 나는 한정적이지만 간명하고 정확한 정보만을 제공받아 작업하는 걸 좋아한다. 그게 이미지를 떠올리는 데 더 용이하다. 때로는 고객이 명확한 시각적 컨셉트를 가지고, 내게는 그걸 표현만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내가 그 컨셉트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 나는 고객이 나의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해 나를 찾는 것이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게 표현해 달라고 하기 위해 찾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내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NE : 당신의 아트워크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레이블이나 밴드들이 있었는가?


Dan : 있기야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돈은 지불해야 했다.


NE : 당신의 음악 듣는 습관이 있는가? 아직도 익스트림메틀을 많이 듣는가?


Dan : 모든 종류의 음악을 좋아한다. 음악적으로 어느 특정 장르만 좋아한 적은 없다. 메틀을 좋아하지만 팝이나 얼터너티브, 다크 일렉트로닉, 익스페리멘탈, 그 외 분위기 위주의 음악들도 듣는다. 메틀의 경우 공연이나 페스티벌을 가는 걸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경험으로서도 즐거운 일이다. 거기서는 술도 마실 수 있고, 친구들도 만나게 된다. 


NE : 당신은 가장 큰 인디펜던트 헤비메틀 레이블들과 일해 왔고, 익스트림메틀 역사의 가장 굵직한 앨범들의 몇몇 커버들을 작업했다. 메틀계에서의 당신의 업적 중,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라면?


Dan : "가장 큰 인디펜던트 레이블" 이란 말을 좋아한다. 작년에 코미콘(comison)이나 팬 엑스포, 다양한 메틀 공연 등 내가 참여한 몇몇 이벤트들에서 놀랐던 적이 있다. 사람들이 나를 알고 있고, 나를 만나서 반가워하더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예전에는 항상 언더그라운드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작업했기 때문에 최근에야 그런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느껴진다. 100장 이상의 커버를 작업했다는 게 기쁘고, 하나의 작품으로서 컬렉션으로서, 전체로서 평가할 만한 꽤 중요한 작품들도 있었다. 나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10여장 정도만을 작업했다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들 모두는 서로 관련된 것으로서, 전체의 부분으로서 더 커다란 작품인 전체에 기여한다.  


NE : 당신의 커버는 항상 초현실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당신이 만들어낸 풍경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만들어지는 걸 보고 싶을 정도다. 영화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은 없나?


Dan : 영화와 관련된 작업을 하는 멋진 아티스트들은 매우 많다. 아티스트들이 그리 자주 연락을 받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를 예상하고 미리 움직이려고 하지, 오지도 않을 연락을 기다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1997년에 "반지의 제왕" 의 Weta Workshop과 연락을 했었고, 몇 년간 Richard Taylor와 메일을 주고받은 적은 있지만 그것 때문에 일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Stanley Kubrick 프로덕션의 디자이너였던 Les Tomkins와, "헬보이" 를 디자인한 Steven Scott, "해리 포터" 의 미술팀을 2005년에 만난 적은 있다. 해리 포터 미술팀은 나를 고용하려고 했었는데, 결국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근래에는 나름의 영화 관련 아이디어들을 모아 두고, 몇몇 쇼트들을 써 보기도 했다. 이미지들이 움직이는 세계 전체를 만들어보고 싶다. 직접 예술성 넘치는 단편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 그렇지만 몇몇 스크립트들을 시험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글을 쓰는 것도 역시 즐거운 일이다. 


NE :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요새의 예술가들이 있는가?


Dan : 토론토에 있으면서 의외로 몇 차례 전시회에 갔었다. Kris Kuksi나 Chapman 형제의 작품이 마음에 든다. 그렇지만 뉴욕으로 돌아가고 싶다. 


NE : 최근에는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가? 가까운 장래에 새로운 앨범 커버를 볼 수 있겠는가?


Dan : Incite, Kaotic, Decimation 같은 밴드들의 앨범 작업을 하고 있다. "Migrators" 라는 나의 시리즈물도 여전히 작업 중이다. "Temple" 시리즈물의 외전격인 다른 시리즈도 있다. 짧고 부분적으로는 애니메이션을 사용한 영화도 작업 중이다. 스크립트를 포함해서 글 작업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