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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rious Trauma/Personnel

방담 20101113 1. 빼빼로 데이는 어찌어찌 잘 버텼다. 원래 밖에 나갈 생각조차 없었으나 근래의 내 신변상의 변화로 인하여 나가야 할 행사가 생겨버리는 통에 독수공방 프로젝트는 수포로 돌아갔다. 행사 자체도 워낙에 엘리트주의로 범벅이 돼 있는 행사인지라 속이 그리 편치 않은데, 하필 이게 11월 11일이니 영 고역이던 하루였다. 농업인의 날이라니 소중한 주변인들에게 배추 한 포기나 선사할까 하였으나, 요새 배추값은 빼빼로 값에 비교할 때 존재감이 지나치게 묵직해서 그 또한 할 일 아니다 싶어 그냥 넘어갔음. 나야 배추 생각했지만 늦게라도 빼빼로 주실 분은 기탄없이 연락하시라. (이 얘기 하려고 적었던 것은 아님) 2. 물론 난 포스트록에 열광하는 스타일은 못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Sigur Ros 같은 밴드들이 .. 더보기
방담 20101029 1. 원래 전화를 잘 걸고 받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물론 문자도 그리 자주 하지 않는 편인데, (오기는 한다만, 어째 이 나이에 문자 오는 게 절반 이상이 앨범 사거나 팔라는 식이냐) 오전마다 그래도 문자는 꼭 날아오는 편이다. 문제는 그게 YBM이라서 그렇지.... 내가 토익 점수가 정말 좋은 건 아닐지언정 그리 나쁘지는 않다. 목소리 친절하고 낭랑하신 건 알겠는데 그만 해주십사. 물론 거기서 이거 읽고 그만 연락해 줄 생각은 전혀 없겠지만 일단 적어는 본다. 비슷한 맥락에서, 각종 금융사/캐피탈에서 매일매일 날아오는 대출문자. 신기하게도 빈곤의 무한궤도를 쳇바퀴 돌고 있는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담보로 돈을 대출해 주시겠다는데... 대체 내가 신용등급이 얼마나 좋길래 하루도 빼놓질 않고 수천을 .. 더보기
방담 20101020 1. 이제부터 어쨌든 블로그에 잡담을 좀 더 해보기로 했다. 원래 인적 없긴 하지만 혼자 쓰려고 만들어놓은 곳은 아니었는데 언제부턴가 사이버 벙커도 이런 칙칙한 벙커가 별로 없는지라, 다른 사람하고 공유하는 것도 별로 안 좋을 법하다. 물론 여기 와주시는 분들(동네 사람들 제외)은 전혀 칙칙하지 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많은 마이너 웹진들에 있는 'editorial' 같은 것도 다시 생각해 보면 웹진 편집자의 방담 아니겠는가. 그런 류의 머리말도 작품이 될 수야 있겠지만, 아직 그렇게 잘 쓴 머리말은 개인적으로는 본 적이 없다. 뭐 살다 보면 이런 고급 벙커가 될 날이 있을지도 2. 여름의 맑시즘 포럼에서 자본주의가 도시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강연을 들었던 바가 있었는데, 데이비드 하비를 ".. 더보기
개인적 일상사 - 던힐 레코드, Smith 태어나서 한 번도 서울 밖에 주거지를 두어 본 적이 없는데다(물론 군 복무 기간은 제외) 다른 구로 이사를 가 본 적도 없는 사람이니만큼 서울 시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내가 사는 동네는 아파트촌에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대형 마트 부근을 제외한다면 그리 서울답지는 않은 풍경일 것이다. 산을 깎아서 만든 동네여서 그런지, 안개가 짙게 끼는 경우도 많은 편인데, 해가 진 이후에는 약간은 호젓하게 보이기는 한다(물론 시골의 호젓함과는 그 격이 틀린 수준이긴 하다만)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배우는, 도심지 외의 부심지(뭐, 버제스의 중심지 이론이나 배후지 등의 개념들을 배운 기억 정도는 있다) 중 가장 가까운 곳도 대충 버스를 타고 (운이 조금 좋지 않다면)30분 이상이 걸릴 수도 있으니, 구석도 .. 더보기
술, 셀러브리티 아직은 나이를 운운할 때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를 먹어 간다고, 늦은 시각에 술잔을 기울이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20대 초반의 몸은 아니니까) 그래도 술잔을 기울이는 일이 간혹은 필요한 일이고, 주당은 못 되지만 그런 자리는 보통은 아직까지는 즐겁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물론 그런 술자리는 대부분(이 아니라 사실상 전부) 남자들만 모인 자리가 되는데, 농담삼아서라도 아쉬움의 토로는 자주 나오는 편이다. 계몽주의 시대의 '시민이셨던' 칸트도 "아름다움과 숭고함의 감정에 관한 고찰" 에서, 모임에 여성이 나오는 것이 그 모임을 풍요롭게 해 줌은 토로한 바 있다 - 물론 그 책의 중점은 그런 부분은 아니지만. 하긴, 콜린 윌슨은 칸트도 "신 엘로이즈" 는 읽었을 것이라고 했으렸다. 그러.. 더보기
에곤 쉴레 나는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물론 유명한(또는 유명해질)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심미안도 갖고 있지 않는지라,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보통은 남의 의견을 그냥 따라가는 편이다. 사실 그게 편하다. 그러다가 보게 된 것이, 아마도 에곤 쉴레였을 것이다. 물론 그 날도 역시 나는 그림에 딱히 관심 없는, 평소와 같은 날이었기에 물 흐르듯 동행인의 이런 저런 느낌 토로(라고 하는 것은, 설명이라 하기엔 내용이 없었던 까닭이다)를 듣다가 본 것이, 쉴레가 '성 세바스티안' 과 같이 자신을 묘사한 1915년의 자신의 전시회 포스터 디자인이었다. 두 가지에서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는데, 하나는 이런 포스터 디자인도 - 팝 아트 이전의 시대라도 - 예술이 되는구나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무려 '성 세바스티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