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 Literature of Obscure Minds 썸네일형 리스트형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한빛비즈, 2012] 브랜든 포브스 외 저, 김경주 역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Radiohead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아무래도 내 경우는 그게 밴드의 문제라기보다는 나의 음악편력과 Radiohead가 참 많이 엇나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OK Computer" 까지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간혹 듣곤 했던 밴드인데, 본인들은 무시 못 할 자의식을 담아 만들어냈을지는 모르지만 그 이후의 앨범들은 Tangerine Dream이나 Pink Floyd 등 선대의 밴드들의 유산을 자기들 방식으로 뒤틀어낸 음악이라 생각되어서인지 이들에 대한 엄청난 찬사에는 가끔 당혹감까지 느낄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이 책을 사게 된 것부터가 Radiohead에 대한 관심보다는 책의 기획의도가 더 관.. 더보기 보르헤스와 불멸의 오랑우탄 [웅진지식하우스, 2007] 루이스 페르난두 베리시무 저, 김라합 역 제목이나 저자의 변이 그렇듯이, 이 책은 아마도 '팬 픽션', 즉, 팬픽이라는 라벨을 달고 나온 글 중 가장 고급의 부류에 속할 것이면서, 보르헤스라는 대작가에 부쳐진 글일 것이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것은 제목에서 보르헤스를 제외한 '오랑우탄' 의 부분이다. 이 소설의 내용에서도 드러나는 것이지만, 정작 보르헤스의 팬픽임에도 이 글을 읽기 위해서는 보르헤스를 알 필요는 없다. 사실, 보르헤스의 모습이야 당장 보르헤스가 화자로 등장하는 이 책 속에서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오히려 에드거 앨런 포를 접하지 않은 이라면 오랑우탄 자체가 좀 낯설 수도 있을 것이다.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 '황금 곤충' 을 읽어보지 않은 이라면 .. 더보기 And the Show Went On : Cultural Life in Nazi-Occupied Paris [Knopf Publishing Group, 2010] Written by Alan Riding 나치 시대의 음악에 대해서는 그래도 꽤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나,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그 많은 부분은 사실 보통 '망명 음악가' 라 불리는(이를테면 Bartok이나 Eisler와 같은. 망명 음악가는 의외로 넓은 범위로 사용되는 범주이다) 이들이나, 나치 시대의 독일 음악가들에 대한 것일 것이다. Richard Strauss 같은 음악가들은 물론이고, 히틀러나 괴벨스 등 나치 엘리트들의 음악 청취는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의 차원이 아니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 것 같다. 브람스보다 브루크너를 선호했고, 바그너에 대해서는 열성적이었던 히틀러의 모습은, 오늘날 그 시절의 음악가들의 작품의 해.. 더보기 Hellbent for Cooking : The Heavy Metal Cookbook [Bazillion Points, 2010] written by Annick Giroux Youtube에서, 블랙메틀 뮤지션과 같이 콥스페인팅을 한 사람들이 초코쿠키를 굽는다든가 하는 식의 유머 영상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록/메틀이 기본적으로 배고픈 음악이라는 이미지를 이용한 유머일 것이다. 물론 배고픈 건 장사 안 되는 음악 하는 무명 밴드가 최고이겠지만, 사실 CD를 사서 듣는 입장에서도 꼭 그렇지 않은 건 아니다. 보면 정기적인 수입이 없던 시절, 배를 곯아 가면서 모은 돈으로 앨범을 샀던 기억 정도는 아마 일반적인 경험일 것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찼음에도 아직도 별다른 수입이 없는(뭐 아주 없다는 건 아니고) 나는 왜 이럴까 싶기도 하지만 그건 넘어가기도 하고. 어쨌든, 사실 음악 좋.. 더보기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마티, 2008] 에드워드 W. 사이드 저, 장호연 역 물론 사이드의 가장 유명한 저작은 "오리엔탈리즘" 이겠지만, 사이드는 음악에 대해서도 기복 없는 관심을 보여준 학자였고, 사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목넘김이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이론적 '겸손함' 을 가졌던 학자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사실 사이드의 연구서이기도 하지만, 그의 편력 덕분에 가능할, 이런 저런 예술 작품들에 대한 사이드의 비평서의 성격도 꽤나 강한 편이다. 하긴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 자체가 그래야 쓸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책 전반을 꿰뚫는 Adorno에 대한 서론부터가 그러한 면모를 말해 준다. Adorno가 음악 비평으로도 이름 높은 이였음을 생각해 보자. (물론 그는 작곡가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쨌든 이 책은 .. 더보기 1Q84 [문학동네, 2009] 무라카미 하루키 저, 양윤옥 역 먼저 나름의 정체성부터 밝히는 것이 낫겠다. 사실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는다. 뭐, 이 책도 우연히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면(그리고 요새 같이 한가하지 않았다면) 읽게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무라카미 하루키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도 크게 틀리지는 않다. 사실 "노르웨이의 숲" 이나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도 읽어 보긴 했지만, 생각보다 현학적 - 문체가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의외로 많은 기호들이 숨어 있다는 의미에서이다 - 이라고 느껴지면서도, 생각보다 되게 잘 읽힌다는 것 외에는 딱히 눈에 들어오는 점이 없다고 느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 대한 열광은 내가 생각하는 것 훨씬 이상인 것 같다. 내가.. 더보기 무지카 프라티카 : 그레고리오 성가로부터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서양 음악의 사회적 관습 [동문선, 2001] 마이클 캐넌 저, 김혜중 역 '무지카 프라티카' 야 이미 충분히 잘 알려진 책일 것이다. 원제는 "Practica : The Social Practice of Western from Gregorian Chant to Postmodernism" 인데, 제목부터 말해 주고 있지만 대중 음악에 대한 책이 아니다(물론 후반부에 조금 나오기는 한다). 굳이 애기한다면 '음반 산업' 에 대한 책인데, 흔히 나오는 광고문에서는 '서구 음악의 사회적 관습' 을 다루고 있다는 정도로 말해지는 듯하다. 뭐 그건 그렇고, 원작이 어떠한 책인지와 무관하게 일단 짜증부터 내야겠다. 이 출판사를 원래 (책 디자인 정도를 제외한다면)그리 좋아하진 않아서 불안감은 있었지만, 이 책의 번역 상태는 상당히 심각한 .. 더보기 Men Among the Ruins : Postwar Reflections of a Radical Traditionalist [Inner Traditions International, 2002] written by Julius Evola, translated by Guido Stucco, Michael Moynihan Julius Evola는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이 책은 꽤 유명한 편이다. 그리고 사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그의 이름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닐진대,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추' 에 신비주의자로서 소개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신비주의자라 하는 것은 많이 부족한 설명이긴 하다)게다가, 베를루스코니의 집권 때문인지, 현대 이탈리아 우파를 논함에 있어서 에코가 Evola를 중요한 인물로 지적한 것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나의 Evola에 대한 인상도 사실 '신비주의자' 에서 그리 틀리지는 않았지만, '.. 더보기 The Man Who Invented the Third Reich [Alan Sutton Publishing, 1999] written by Stan Lauryssens Arthur Moeller van den Bruck는 'Das Dritte Reich' 는 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실, 그 내용의 탁월함이나 후대에 미친 영향, 같은 것은 모를 일이나, 일단 그 책의 제목과, 히틀러의 마지막 장소에서 그 책의 카피본이 발견되었다는 점은 아무래도 제 3제국과 Bruck를 떼어놓고 보기 힘들도록 한다. 그런 의미에서 Moeller van den Bruck의 현존하는 유일한 전기라고 광고되던 이 책은 주목을 끌게 되었다. 어찌 됐건 그는 20세기 초의 내셔널-볼셰비즘에서는 한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일 것이다. (물론, 'Das Dritte Reich' 를 읽어보지 않은 나.. 더보기 Lord of Chaos : The Bloody Rise of the Satanic Metal Underground [Feral House, 1998] written by Michael Moynihan & Didrik Sorderlind 원래 1998년에 나온(2003년에 재발행된) 이 책에 대해서는 사실 그리 많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저자인 Michael Moynihan은 이 책 외에도 Blood Axis에서의 활동 등으로 충분히 유명한 인물이기도 하고... 이 책 자체가, 북유럽 블랙메틀의 초기의 모습과, 그러한 모습이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레퍼런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노르웨이 서브컬쳐 씬 하에서의 이런 저런 사건들에 대해서도, 아마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책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잘 알려진 Mayhem의 Dead나 Euronymous의 사망 및 Varg와의 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