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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h rock/metal math metal/math rock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던 것은 벌써 꽤 된 일인 것 같은데, 예나 지금이나 '그건 어떻다' 는 식으로 얘기해 준 사람은 없었지만, 내가 그 단어를 듣고 생각한 것은 꽤나 잘못된 용어라는 것이었다. 물론 이는 음악은 듣지 않고 개념적으로만 생각한 것이었는데, 바흐의 평균율 이후에, 그에 기반을 두고서 '이 음악은 수학적이지 않다' 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순정율의 피로함(이는 연주나 조성의 사용에 있어서 얘기다)의 극복 내지는 음악의 '합리화' 때문인지, 바흐의 평균율과 동떨어져 있는 오늘날의 음악을 나로서는 생각하기가 좀 어렵다. 그렇게 치면, 굳이 'math' 라는 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그 음악은 수학적인 것이고, 쓰지 않는 음악이라도 그런.. 더보기
정치적 음악 최근에 우연히 모 블로그에서 본 글이었는데(물론 그 블로그도 출처를 밝히지 않고 스크랩해 온 글이었기 때문에, 원문이 누구의 글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인상적인 문구가 있었다. 블랙메틀은 좌파적이랄까. 물론 이것은 '태생적으로 좌파' 라는 표현이었고, 직접적으로 음악의 정치성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었다. 뒷부분에는 블랙메틀의 우파화라는 문구도 볼 수 있다. 독특한 이야기라면, '실험성, 내지는 기괴성' 을 좌파의 스탠스로 병치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좌/우파라는 개념을 정치적인 맥락과는 구별해서 사용하는 느낌을 주는 감은 있었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꽤 의외스러운 접근이었는데, 이는 내부적인 스타일은 굳이 살펴 보지 않고, 헤비메틀이라는 좀 더 큰 범주에서 기존에 있어 왔던 평가와는 많이 틀린 .. 더보기
Paysage d'Hiver - Die Festung [Kunsthall Produktionen, 1999] 이 블로그에다 별로 볼 것 없는 글들을 올리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물론, 포스팅에 관련해서다. 사실 별로 들은 적은 없는데, 오는 사람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체 '서사' 를 무슨 의도로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건 충분히 오해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이 단어는 '내러티브(narrative)' 에 비슷하게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단어가 어울릴 만한 앨범은 아마도 컨셉트 앨범이나,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명확한 텍스트를 가진 앨범에 한정될 것이다. 물론 나는 거기에 한정해서 사용하지는 않는다. 사실 나는 앨범에 어떠한 테마가 있다면, 거기에 사운드나 가사 등, 여러 부분들이 이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집중적인.. 더보기
2009 기억나는 앨범 이런 식의 폴은 연말이면 의례적으로 하게는 된다. 물론 별 의미 없는 글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기억나는' 이란 표현을 쓴다(이번부터 쓰기로 했다). 그래도, 좋게 들은 앨범이 기억나는 건 당연지사. 금년에 나온 앨범 기준이 아니라는 정도는 미리 밝혀둔다. (올해 내가 구했으면, 나한테는 신보다) Paradise Lost - Faith Divides Us, Death Unites Us 예전에도 짤막하게 앨범이 나왔다고 올린 거 같은데, 밴드의 초기작(이라기보다는, "Draconian Times" 까지)의 팬이라면 만족하지 않기도 어렵지 않겠나 싶다. 오랜만에 이런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더욱 좋게 들린다. Destroyer 666 - Defiance 물론 이들도 나로서는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다.. 더보기
AIT! - Romanticismo Oltranzista [Punch, 2007] 뭐랄까, 음악에서의 여성의 성적 상품화(여기서 '상품화' 라고 한 건, 보통 쓰이는 부정적 뉘앙스를 일단은 배제하는 용례에 따른 것이다/즉, 정치적 담론은 별론으로 한다. 음악에서의 성적 상품화는 사실 긍정, 부정적인, 다각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아무래도 자본주의 하에서의 음악이 가져다 준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물론, 데카당스 사조에서의 퇴폐성은 부정할 수 없을 텐데, 퇴폐적인 경우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요새는 그러한 경우를 보는 것은 단언컨대, 결코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자본주의 하에서의 '상품' 으로서 덜 훌륭한, 서브컬쳐 상품의 경우에는 어떠할 것인가? 많이 생각해 본 것은 아니지만, AIT! 를 접하면서 생각하게 된 것은,.. 더보기
아이돌 음악 언제부턴가 누군가를 만나서 '음악(물론 '내가 듣는 음악' 이다) 얘기' 만 줄창 늘어놓는 걸 - 뭐 의도적이라기보다는, 나의 화제거리의 한계의 문제다 - 꺼리도록 되었다. 이건 물론 그 상대의 취향과 상관 없이 그렇다.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고역임은 말 할 나위 없겠고,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들을 음악 정도는 자기가 충분히 고를 수 있을 것이니 별 의미가 없는 일이겠다. 특히 내 주변에서는 말이다. 그러다가 참 간만에 (쌍방향적)음악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가요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항상 튀어나오는 주제이다. 대중 음악이 예술적인지를 얘기하려는 의도는 처음부터 없었고(밥 먹으면서 아도르노가 어쩌고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근래의 아이돌들이 예술적인지에 대해서가 주였다고 하는 것이 .. 더보기
Ningizzia - The Dark Path [Self-financed, 1998] 이 앨범을 간만에 꺼내 들어 보게 된 이유는 다른 거 없고, 조금 잘못 알려져 있는 듯한 사실을 하나 바로 잡기 위해서라면 너무 거창하고... 어쨌든 하나 지적할 것은 있다. 원래는 테이프로 발매된 데모 앨범이지만, metal-archives에 따르면 Impaler of Trendies라는 레이블에서 1999년에 CD로 재발매했다고 하지만, 워낙에 급격하게 망해버려서 그 앨범은 넷상에서도 본 적이 없다. 2002년 초엽에였나, Stephan Peudupin에게 앨범을 직접 받았었으니 판권의 문제는 없었던가 보다. 그리고 그 때(내가 처음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모르지만) CD가 없다고 해서 꽤나 기다려 다시 제작해 보내준다고 해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한 곡을 추.. 더보기
카세트 테입에 대한 짧은 이야기 요 시대의 '바이닐 노스탤지어' 를 부정하기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맥락은 틀리지만, LP의 생산이 (물론 다른 매체보다 소량이지만)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은 사실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 같다.(기사 참고) 굳이 프로그레시브 록이나 올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언더그라운드에서 가장 공고한 매니아층들을 위한 한정판 LP 에디션 정도의 발매는 쉬이 보이는 일일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나부터도 7인치 EP 정도는 되도록 모으려는 마당이니, 그럴 것이다. 그리고 요새는 어쨌거나 디지털 시대, 포터블 CDP를 가지고 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것 자체가 약간은 특이하다고까지 보여지는지라(물론, 내가 들은 얘기다) 어쩌면 LP 얘기를 할 것도 없이 이미 CD에 대한 노스탤지어까지 생겨나고 있는.. 더보기
Emperor - Live Inferno/Live at Wacken Open Air 2006 [Candlelight, 2009] Emperor 정도의 밴드라면 사실 새로이 언급할 만한 것이 별로 없고('현재진행형' 인 밴드도 아니니), 거기다가 라이브 앨범이라면 그 퍼포먼스가 어떠한 것일지언정 텍스트 자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니 더욱 그렇다. 사실 이전의 "Emperial Live Ceremony" 는 매우 훌륭한 라이브 앨범이었고, 이들의 부틀랙들도, 부틀랙다운 조악한 음질에도 불구하고 밴드의 아우라를 느끼는 데는 그리 부족함이 없다. (특히나 "Conquering Europe" 이나 "Live in Frostland" 가 그러할 것이다)그런 의미에서는 사실 이 앨범도 그렇게 큰 의미는 없을 만한 것이다. 굳이 의미를 찾는다면 이미 역사 속의 밴드가 되어 버린 Emperor가 해체 이.. 더보기
Slayer - World Painted Blood [American Recordings, 2009] Slayer는 사실 무조건의 리스펙트를 보내는 밴드이기는 하지만, 밴드의 신작이 들을 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사람은 아마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잘 알려진 바이지만 멤버들의 근황은 그리 바람직했던 것은 아니다. Tom Araya가 아마도 세월의 탓일지 성대이상을 호소한다든가 등의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데, 나는 최소한 "God Hates Us All" 부터는 Slayer 앨범의 녹음을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적당히 거친 질감을 살리려는 의도는 있지만, 이건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밴드의 빈틈없는 사운드에 쓸데없는 공간감을 남긴다. Slayer가 언제 그루브함이라던가, 아니면 사운드스케이프 같은 걸로 승부했던 밴드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