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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metal

Decrepit Spectre - Coal Black Hearses [Paradigm Recordings, 2008] 처음에 밴드 이름을 보고 뭔가 착오가 있었나 했다. 대충 '쇠락한 유령' 정도라고 하자. 아무래도 이런 이름을 굳이 지을 만한 이들이면 뭔가 유머러스한 구석이 있거나, 아니면 정말 실력이 없는 경우일 것이다. (이를테면 Forever Slave. 그렇게 음악하면 노예꼴을 못 면하리라) 그런데 이 밴드의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 아마도 후자는 아닐 것이다. Kvohst는 Dodheimsgard의 그 친구이며, Heimoth와 Cyriex, Aort도 Seth와 Code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다. (물론 난 Code를 상당히 안 좋아하기는 한데) 그리고 아닌 게 아니라, 이 앨범의 음악은 역시 상당히 여러 가지 스타일을 섞어낸다. 아무래도 기본은 블랙메틀인 듯하나,.. 더보기
Mortuus Infradaemoni - Daemon Qui Fecit Terram [Cold Dimensions, 2007] Cold Dimensions는 그리 잘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Lunar Aurora와 상당히 긴밀하게 연결되어 앨범을 내놓고 있는 듯하다. 물론 Lunar Aurora도 그렇고(해체했다만) 밴드의 Tristan이 하는 앰비언트 프로젝트 Trist도 이곳에서 앨범을 내고 있다. 물론 이들도 Lunar Aurora의 Nathaniel과 Profanatita가 하는 프로젝트이다(웃기는 건 둘 다 Lunar Aurora에서는 드러머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망할 가능성은 별로 없는 앨범이라는 것이다. 다만 켕기는 것은 커버이다. 사실 Lunar Aurora가 돋보이는 것은 몰아치면서 포크적인 바이브를 섞어내는 면모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는 커버로만 봐서는 .. 더보기
Darkthrone - Too Old, Too Cold [Peaceville, 2006] Darkthrone이야 사실 소개가 필요 없는 밴드렷다. 아무래도 내가 이들의 팬이라는 것부터 밝혀 두고 시작하는 게 안전할 듯하다. (이런 글에서 객관이라는 건 달성하기 어려운 덕목이니 그런 것이다)그렇지만 그렇더라도, 밴드의 위명은 사실 90년대까지의 작품에 덕을 보는 것이었다. 물론 정확히 말한다면 밴드는 "Transilvanian Hunger" 이후에 조금씩이나마 스타일을 계속 변화시켜 왔지만, 자신들이 세웠던 블랙메틀의 컨벤션은 적어도 "Total Death" 까지는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Ravishing Grimness" 나 "Plaguewielder" 같은 앨범은, 리프 등은 예전과 비슷한 모습이 있었지만, 밴드가 만들어 오던 분위기.. 더보기
[DVD] Black Metal Satanica [MVD, 2008] 제목만 보아도 분명하지만, 이런 식의 DVD가 다들 그렇듯이, 블랙메틀의 역사와 이런저런 관련된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DVD의 하나이다. 하지만 Lord of Chaos 이후 블랙메틀의 역사는 꽤 많이 알려진 편이니 이런 건 사실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다. 스칸디나비아 지방에 강요되었던 기독교 문화가 블랙메틀이라는 반문화의 폭발에 기폭제가 되었고, 페이거니즘이나 바이킹의 이미지 등이 결합되면서 나타난 등등의 이야기들. 사실 하자면 꽤 할 얘기는 많을 것이다. 그리고 Count의 사건 이후에 이 이야기는 블랙메틀의 마이너함과는 별개로, 그 자체로는 꽤 잘 먹히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Count의 살인 사건이 헐리우드 영화 소재로도 쓰이는 자본주의의 세상이다. 이 80분짜리 다큐멘터리는.. 더보기
Aenaon - Phenomenon [Bleak Art, 2009] Aenaon은 그리스 5인조 밴드(지금은 4인조로 되었다고 한다)이다. 밴드 이름은 그리스어로 'eternal' 에 해당하는 단어라고 한다. 그리스야 사실 Rotting Christ 이후 블랙메틀에서 낯선 나라는 아니지만, 이 밴드의 멤버들은 생소하다.(뭐 이런저런 밴드를 하다 왔다니 하는 얘기다) 사실 앨범 커버부터 모양새는 좀 괴이하니 그리 놀랄 것은 아니다. 저 읽기 힘든 밴드 로고는 노르웨이 블랙메틀의 컨벤션을 열심히 따라가려는 듯하지만, 아트워크는 사실 그런 모습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Vintersorg가 "Visions from the Spiral Generator" 에서 저런 것과 유사한 느낌의 아트워크를 쓴 것 같긴 한데, Vintersorg는 스웨.. 더보기
Akitsa - Au crépuscule de l'espérance [Hospital Prod., 2010] Akitsa도 꽤 이젠 오래 된 밴드이지만 - Autistiartili의 나름대로 간판 밴드였던 걸로 기억하지만 - , 어쨌건 밴드에 대한 인상을 남겼던 것은 아마도 "Sang Nordique" 일 것이다. 그렇지만 밴드는 사실 그와 같은 음악을 고수했던 것은 아니었다. 밴드의 다른 앨범들은 가장 로우-파이하고 거친 블랙메틀의 예로서 들 수 있을 것이다(Ildjarn과 비슷한 의미에서 말이다. 물론 감히 정말 숲 속에서 사신다는 분을 따라가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리듬 파트나 리프 등 많은 부분은 매우 단순화되어 있는지라, Akitsa의 최근 음악을 듣고 RAC 생각이 나는 것은 아마 자연스러울 것이다. 물론 그 단순화된 부분들조차 '엄밀하게' 연주되지는 않는다.. 더보기
Shining - Blackjazz [Indie Recordings, 2010] 이 이름에는 당연히 "Within Deep Dark Chambers" 의 Shining을 떠올리는 게 보통이겠지만, "Black Jazz" 라는 앨범 명칭은 아무래도 그들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으니, 혼동할 것은 없을 것이다. 물론, 어찌 생각하면 재즈 자체가 록/메틀과 구별되기는 하나, 그 퓨전 형태의 경우 이를 어느 범주에 포함시킬지는 꽤 어려울 일이다. 재즈라고 불려지는 많은 음악들이, 록/메틀을 기본적으로는 비트 뮤직이라고 생각한다면 록/메틀로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물론, 록과 메틀은 좀 맥락은 차이가 있겠지만). 블랙메틀은 물론, 괴이한 분위기의 인더스트리얼(약간은 Fear Factory 같은), 재즈 등 생각보다 많은 색채가 결합된 .. 더보기
Interview with Fursy Teyssier of Les Discrets [taken from Absolute Zero Media] Absolute Zero Media(이하 AZM) : Les Discrets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데, 좀 얘기해 주겠는가? Les Discrets : 내 예술적 지향점에 대한 음악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영상물 작업이나 그림 이외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는 할 수 없는 부분을 음악으로써 행하는 것이다. AZM : Les Discrets는 매우 섬세하고 복잡한 사운드를 하나로 엮어내고 있다. 밴드는 마치 Old Dead Tree나 Katatonia, Dan Swano, Klimt 1918 등의 밴드와 다른 포스트록/고딕 이씨리얼의 요소들을 융화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스타일의 변화가 있었던가? Les Discrets.. 더보기
Profanatica – Disgusting Blasphemies Against God [Hells Headbangers, 2010] Profanatica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새 정규 앨범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반갑다면 반갑지만, 일단은 신기한 일이겠다. 1990년에, 노르웨이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이런 거친 사운드가 나온 것도 의외일진대, 그게 하필 미국이고, 이 밴드가 Incantation의 멤버들이 시작한 프로젝트인지라(뭐 해체했다 2001년에 Paul Ledney가 다시 시작하긴 했다) 앨범이 정기적으로 나온다는 걸 기대하는 것도 어렵기는 하다. (20년 가량 된 밴드가 - 물론 많은 ep를 내긴 했지만 - 정규 앨범이 두 장이라니)그리고 보면 알겠지만, 이 앨범 커버가 어디 Profanatica에게 어울리는 앨범 커버인가. (물론 컨셉트의 문제가 아니라)이 정도면 음악.. 더보기
Samael - Above [Nuclear Blast, 2009] Samael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밴드가 가장 빛나던 시절은(물론, "Passage" 가 최고라고 하는 사람도 보기는 했다만) 아무래도 "Ceremony of Opposites" 와 "Blood Ritual" 시절일 텐데, 스래쉬한 기타 리프가 돋보이면서도 키보드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블랙메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Passage" 는 편성 자체는 동일했으나 상당한 공간감을 가진, 그러면서도 꽤나 선 굵은 리프를 가진 음악이었다. "Eternal" 이나 "Reign of Light" "Solar Soul" 같은 앨범들은 블랙메틀이라 말하기 어려운 앨범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틀리다. 밴드의 변신은 사실 초기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