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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llution

Sodom - In War and Pieces [Steamhammer, 2010] Sodom의 13번째 정규 앨범인 이 앨범은, 뭐, 사실 - 언제나 그랬듯이 - Sodom 팬이라면 다들 익숙할 만한 내용물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강력한 사운드 덕에 - 그리고 라이센스가 된 덕에 - 벌써 이런저런 국내 웹진에서도 (조금은)얘기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들이 언제 딱히 약했던 적이 있었나를 생각해 보면("Agent Orange" 같은 앨범마저도 약하진 않았다) 회춘이라는 표현은 그리 적합치 않다. 다만 이 앨범이 전작이었던 "Sodom"(2007년의 "In the Final Sign of Evil" 은 사실상 2007년작이 아니므로 제외)에 비해서는 좀 더 명확한 선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미 얘기해 두는 편이 좋겠다. 그런데, 이런 서술은 .. 더보기
Manuscripts Don't Burn - The Breathing House [Amaranth Recordings, 2010] "Manuscripts Don't Burn" 이라는 말은 원래 Mikhail Bulgakov의 책인 "Master and Margarita" 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게 번역이 되었던가...)이 분은 말하자면 솔제니친 같은 사람처럼 구 소련의 탄압을 받았고(물론 Bulgakov가 1949년에 죽었음을 생각하면 스탈린의 탄압을 받았겠지만), 시베리아 바람도 쐬다 오신 그런 분인데, 덕분에 글에서는 상당한 피로함이 묻어나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을 솜씨 좋게 가리는 - 일종의 블랙 유머랄까 - 모습이 인상적인 작가였다고 생각한다. 'Manuscripts Don't Burn' 은 말하자면 Bulgakov가 이 책에 새겨 넣었던 - 이 책은 그의 생전에는 발표되지.. 더보기
Diablo Swing Orchestra - Sing Along Songs For Damned And Delirious [Ascendance, 2009] 밴드 이름이 의미심장한 만큼, 이 이름은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스윙 밴드에 '디아블로' 라는 말이 붙었으니 일단 헤비 사운드와 빅 밴드가 결합되어 있고, 커버는 이들이 그리 심각한 분위기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얘기해 준다. 이는 다시 얘기하면 클리셰 덩어리의 음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건 빅 밴드의 사운드와 메틀릭한 사운드가 이질감 없이 잘 결합될 것인가의 문제일 것이라 생각한다. 각각의 장르가 융합되지 못한다면, 그 클리셰는 말 그대로 '클리셰' 로 남게 될 것이고, 사운드는 특유의 다이내믹을 상실하기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스윙의 그루브가 헤비 리프를 뚫고 살아남을 것이며, 메틀 사운드는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빅 밴드의 연주 덕분에 호흡을 잃어.. 더보기
Autopsia - The Berlin Requiem [Old Europa Cafe, 2006] Autopsia 같은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오랜 기간 - 이들은 70년대부터 활동해 왔다 - 동안, 사실 이들은 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고, 본인들의 말에 따르면 그 결과물들은 - 문학, 영상, 음악, 미술 등 분야를 불문하고 - 맥락상 무관하지 않다. 그러니까, 이 앨범을 만일 '창작자의 의도를 분명히 감안하여' 얘기하려 한다면 이 앨범만으로는 아마 부족할 것이나, 그건 내 능력 밖이기도 하고(나는 Autopsia의 앨범 두 장 외에는, 다른 작품은 - 웹상에 올려져 있는 정도를 제외하면 - 접한 바가 없다), 어쨌거나 나에게 '아티스트' Autopsia는 뮤지션의 의미로 더 가깝게 다가오니(사실 대부분 그러할 것이라 생각.. 더보기
Mutation - Void of Disharmony [Nuclear War Now!, 2006] Pulverised Records를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Thy Primodial을 꽤 좋아했던 나로서는 확실히 기억이 난다. 사실 그렇게 대단한 레이블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Suicidal Winds나 In Aeternum 같은 밴드는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게다가 이 곳이 기억에 남았던 것은 스웨디시 블랙메틀을 한참 찾아 듣던 그 때에 황망하게도 싱가포르 레이블에서 의외로 많은 앨범들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물론 싱가포르는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상당한 메틀의 강국인데(일단 끝내주는 Impiety가 있음), 당시는 그냥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에도 이런 레이블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신기해했었다. 이 레이블을 만든 Roy Ye.. 더보기
Tormentor - Anno Domini [Self-financed, 1988] Attila Csihar가 마이크를 잡은 덕에 이 헝가리 밴드는 그 출신을 감안하면 정말 많은 명성을 얻었다. 물론 이 밴드 자체가 블랙메틀의 프론티어 중 하나라는 것도 확실할 것이다. 밴드의 이름을 알렸던 이 앨범은 뒤에 Nocturnal Art에서 재발매되기 전에는(DSP의 재발매 계획이 있었으나, Euronymous의 사망으로 이는 백지화되었다) 데모 테입만 존재하는 앨범이었다. 즉, 재발매 이전에는 소수의 테입만이 언더그라운드의 트레이딩을 통해 유통되었다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이 밴드는 '그럼에도' 꽤 유명해졌다는 것이 인상적이기도 하겠지만, 정작 이 앨범은 덕분에 재발매된 이후에도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듯하다. 95년에는 이미 이들의 음악은 '클래.. 더보기
Black Murder - Collection [Tragic Empire, ?]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는다만, Les Légions Noires - 이하 LLN - 가 (주변의 블랙메틀 팬들 사이에서)새로운 블랙메틀의 신성인 양 떠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사실 그 소속 밴드들을 그렇게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그에 속한 밴드들이 이런저런 노르웨이 블랙메틀의 클론 밴드들에 비해 구별되는 점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요새 표현으로 '병맛난다' 고 아니할 수 없는 조악한 음질(사실 그엔 익숙하긴 했다)도 있기는 했지만, Vlad Tepes 같은 밴드는 Belketre와의 스플릿 앨범 등에서는 분명 멋진 음악을 들려준 바 있었다. 'Drink the Poetry of the Celtic Disciple' 같은 곡은 이 시절 - 1995년 - 블랙메틀 중 최.. 더보기
Hawkwind - The Elf & The Hawk [Black Widow, 1998] Hawkwind야 설명이 필요없는 밴드이겠지만, 소위 '스페이스 록' 이라는 단어로 불림에도 그 스타일은 사실 상당히 다채로운데다, 거의 40여 년을 활동하면서 엄청난 양의 앨범을 발매해 놓은 탓에(물론 그 대부분이 편집 앨범이나 라이브 앨범 등이기는 하다) 그 궤적을 따라가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밴드일 것이다. 밴드의 매스터마인드인 Dave Brock을 제외하면 꾸준하게 멤버가 교체되어 왔다는 점도 아무래도 이런 면모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 그런 점도 있고, 확실히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Pink Floyd보다는 블루스의 맛이 약한 사이키델리아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내게는 꼭 익숙한 밴드는 아니었다. 이 밴드에는 Motorhead의 Lemmy도, Amon Du.. 더보기
Arbeit - Zum Einem Neuen Licht [Autumn Winds, 2007] 아우슈비츠의 정문에 있었던 Rudolf Hoss의 좌우명 'Arbeit Macht Frei'(즉, 노동이 자유를 만든다) 때문인지, 인생에 알바 경력도 별로 없지만 이 Arbeit라는 단어는 꽤 익숙한 편이다. 물론 이 장르의 팬이라면 이런 식의 이미지가 밴드의 정치적 스탠스와는 별 관련이 없다는 것은 잘 알 것이다. 사실 이들은 독일 출신도 아니다. Greg L. 이라는 프랑스 뮤지션의 원맨 프로젝트이니 그런 혐의는 아무래도 좀 덜 받겠거니 하고 넘어간다. 물론 이들의 음악이 전쟁, 특히 2차대전을 소재로 하고 있는 것은 맞다. martial industrial이라는 장르에서 2차대전 만큼 풍요로운 소재의 보고도 없을 것이다. 굳이 정치성을 물고 늘어지려는 사람에게.. 더보기
Vulcano - Bloody Vengeance [Rock Brigade, 1986/Cogumelo, 1999/2009 reissued] 남미 중에서도 브라질이 특히 음악 강국이라는 것은 장르를 불문하고 공인되는 사실일 것인데, Sepultura가 참 많이 명성을 얻어서 그런지(물론 Sepultura의 좋았던 시절은, 그런 명성을 얻기에 충분히 훌륭했다) 그 시절 브라질의 다른 장르들만큼이나 훌륭했던 헤비 뮤직 씬은 'Sepultura를 배출했다' 는 한 마디 정도로 그냥 정리되는 감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Sepultura를 80년대 초-중반 브라질 헤비 씬 최고의 밴드들 중 하나라고 하는 것은 물론 맞겠지만, 적어도 Sepultura 만큼 대접을 받아야 할 밴드가 분명히 존재했다. 물론 그런 밴드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I.N.R.I" 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