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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llution

The Sword - Warp Riders [Kermado, 2010] The Sword는 텍사스 출신의 헤비 메틀 밴드이다. 사실 나는 미국 남부 지방 출신의 밴드들은 그리 즐겨 듣지 않는 편인데(텍사스 오스틴이면 아주 남쪽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는 그 미국 특유의 카우보이 냄새가 지나치게 짙게 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카우보이 냄새를 손에 묻히고 이를 자신의 강점으로 살려낸 경우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아닌데(말하자면 Lynyrd Skynyrd라든가), 어쨌든 그리 미국적인 취향은 아닌 나로서는 그 남부 지방 흙 냄새가 그리 내키는 것이 아니다. 난 ZZ Top같은 밴드도 흙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다. (남부 스웜프 같은 건 지금도 받아들이기가 참 어렵다) 물론 이들의 음악은 매우 '흙 냄새' 나는 음악이긴 하다. 하지만 이는 서던 .. 더보기
Sleeping Peonies - Rose Curl, Sea Swirl [Khrysanthoney, 2010] "Le Secret" 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Alcest는 그 당시에는 지금의 모습보다 더 블랙메틀적이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밴드가 인기를 끌어서인지, 그런 식의 'dreamy black metal' 밴드들은 생각 이상으로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Alcest는 어쨌든(이런 식의 음악을 블랙메틀에 넣는다는 전제 하에) 블랙메틀 밴드였다고 한다면, 그 이후의 밴드들은 별로 자신의 정체성을 그런 식으로 규정짓고 싶어하지는 않아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이 밴드와 앨범의 이름을 보고 블랙메틀 밴드라고 짐작하는 게 말이 되는가. 아무리 봐도 4AD 같은 레이블에서 나오는 포스트록 밴드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런 이미지는 이런 류의 밴드의 입.. 더보기
Akitsa - Au crépuscule de l'espérance [Hospital Prod., 2010] Akitsa도 꽤 이젠 오래 된 밴드이지만 - Autistiartili의 나름대로 간판 밴드였던 걸로 기억하지만 - , 어쨌건 밴드에 대한 인상을 남겼던 것은 아마도 "Sang Nordique" 일 것이다. 그렇지만 밴드는 사실 그와 같은 음악을 고수했던 것은 아니었다. 밴드의 다른 앨범들은 가장 로우-파이하고 거친 블랙메틀의 예로서 들 수 있을 것이다(Ildjarn과 비슷한 의미에서 말이다. 물론 감히 정말 숲 속에서 사신다는 분을 따라가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리듬 파트나 리프 등 많은 부분은 매우 단순화되어 있는지라, Akitsa의 최근 음악을 듣고 RAC 생각이 나는 것은 아마 자연스러울 것이다. 물론 그 단순화된 부분들조차 '엄밀하게' 연주되지는 않는다.. 더보기
Various - Encores, Legends, Paradox : A Tribute to the Music of ELP [Magna Carta, 1999] 뭐, 내가 그렇다는 얘기이지만 많이들 공감할 것 같다. Magna Carta는 그 소속 밴드들의 앨범 외에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의 트리뷰트 앨범을 다수 발매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앨범들 가운데 사실 원곡의 아우라를 제대로 재현하거나, 멋들어진 새로운('새로운' 보다는, '멋들어진' 에 방점을 찍도록 하자) 해석을 부여하는 등의 경우는 보기 어렵다. 하긴 트리뷰트될 정도의 뛰어난 밴드들의 위계를 재현한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작업이다. 그 후배가 그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의 기량에 미달한다면 - 이게 수량화가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 아마 불가능한 작업일 것이다. 그런데 이 레이블에서 나오는 트리뷰트 앨범들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후배들 및, 상당수의 동.. 더보기
Sieben - Star Wood Brick Firmament [Redroom, 2010] 물론 네오포크에서 가장 거물급의 뮤지션은 역시 Douglas P. 나 Albin Julius, Michael Moynihan 등이 있겠지만, Matt Howden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Matt 본인이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인지라, 이런저런 밴드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실 Matt만큼이나 폭 넓게 활동하고 있는 네오포크 뮤지션도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Sol Invictus와의 협연이 가장 유명하겠지만, 그가 그 외 L'ame Immortelle나 Walkabouts같은 밴드들과도 함께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뮤지션들과는 꽤 구별되는 모습일 것이다. 물론 그런 일련의 활동들 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 그의 솔로 작품들보다도 - Siebe.. 더보기
Rome - Masse Mensch Material [Cold Meat Industry, 2008] Rome가 밴드 이름이라니 이탈리아의 자부심 넘치는 이들인가 싶지만, 사실 이들은 룩셈부르크 출신이다.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의 martial industrial이라면 Arditi 풍의 공격성이 떠오르지만, 이들은 사실 그에 비해서는 많이 멜랑콜리한 편이다. 이들의 음악은 그런 의미에서는 'martial industrial' 이라기보다는 그냥 'military pop' 정도로 모호하게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호하게 말하여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특정 단어로 포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을 혼재시키고 있는 때문이기도 하다. 원체 네오포크 등의 용어가 넓은 의미로 사용되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들의 음악은 유럽의 격동적인.. 더보기
Maudlin Of The Well - Bath [Dark Symphonies, 2001] 감상글이라는 것이 결국은 이 앨범이 좋은가, 나쁜가를 표시하는 것이라면 사실 이 포스팅은 별 의미가 없다. 이미 첫 앨범에 대한 포스트에서 나는 밴드에 대한 애착을 확실히 표시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앨범이 밴드의 최고작이고, 이 만한 앨범을 찾는 건 정말 힘든 일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앨범을 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앨범/곡 내에서 매우 강한 변화를 보여주고, 어찌 되었든 데스메틀의 면모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Opeth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는데, 그 변화의 부분에서, Opeth의 경우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메틀' 내지는 그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면, Maudlin of the Well은 더 불분명한 편이다. 이는 .. 더보기
M.A.F. - Bomben Über Deutschland [Krachschwindel, 1998] Rock-O-Rama 레코드의 이미지는 (적어도 국내에서는)좀 애매모호한 것이 아닌가 싶다. (뭐 국내에서 독일 펑크를 찾아 듣던 이가 얼마나 되었던가 싶기는 하다만) "Punk-O-Rama" 라는 펑크 컴필레이션 앨범이 있었다. 물론 이 앨범은 Epitaph 레코드에서 나온, 그래도 Rancid 같은 잘 팔리던 아이템을 싣고 있던 문제될 것 없는 앨범이었지만, 펑크를 즐겨 듣던 친구가 하필 이름을 왜 이렇게 지었냐고 짜증을 내던 일도 있었던 적도 있었으니까, 'O-Rama' 자체가 그리 이미지 안 좋은 이름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아마도 Skrewdriver의 앨범이 나왔던 것이 Rock-O-Rama 레코드이니, 이미지가 좋지야 않을 것이다. 덕분에 M.A.F... 더보기
Shining - Blackjazz [Indie Recordings, 2010] 이 이름에는 당연히 "Within Deep Dark Chambers" 의 Shining을 떠올리는 게 보통이겠지만, "Black Jazz" 라는 앨범 명칭은 아무래도 그들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으니, 혼동할 것은 없을 것이다. 물론, 어찌 생각하면 재즈 자체가 록/메틀과 구별되기는 하나, 그 퓨전 형태의 경우 이를 어느 범주에 포함시킬지는 꽤 어려울 일이다. 재즈라고 불려지는 많은 음악들이, 록/메틀을 기본적으로는 비트 뮤직이라고 생각한다면 록/메틀로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물론, 록과 메틀은 좀 맥락은 차이가 있겠지만). 블랙메틀은 물론, 괴이한 분위기의 인더스트리얼(약간은 Fear Factory 같은), 재즈 등 생각보다 많은 색채가 결합된 .. 더보기
Profanatica – Disgusting Blasphemies Against God [Hells Headbangers, 2010] Profanatica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새 정규 앨범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반갑다면 반갑지만, 일단은 신기한 일이겠다. 1990년에, 노르웨이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이런 거친 사운드가 나온 것도 의외일진대, 그게 하필 미국이고, 이 밴드가 Incantation의 멤버들이 시작한 프로젝트인지라(뭐 해체했다 2001년에 Paul Ledney가 다시 시작하긴 했다) 앨범이 정기적으로 나온다는 걸 기대하는 것도 어렵기는 하다. (20년 가량 된 밴드가 - 물론 많은 ep를 내긴 했지만 - 정규 앨범이 두 장이라니)그리고 보면 알겠지만, 이 앨범 커버가 어디 Profanatica에게 어울리는 앨범 커버인가. (물론 컨셉트의 문제가 아니라)이 정도면 음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