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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llution

Nihilist - Nihilist(1987-1989) [Threeman Recordings, 2005] 오늘에 와서 장르의 엄밀한 특성을 말하는 것 만큼이나, 세세한 서브장르들이라도 그 시작을 짚어내는 것은 참 어려울 일이다. 사실 어떻게 짚더라도 그게 정확하다는 것을 입증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다만 우리는 오랜 세월이 지난 이후에 이러이러한 이들이 많이 앞서 간 프론티어였다고 되새기는 모습이 된다. 지금 나오는 이 Nihilist도 그런, 데스메틀의 프론티어의 하나에 속한다. 사실 풀-렝쓰 앨범 한 장 내지 못한 밴드인데다, 이 시기 스웨덴 데스메틀이 그렇게 주목할 만한 것일지는 의견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Dismember 같은 밴드들이 들려주는 트레몰로 비중이 강한 리프들은 그 전에 이미 완성되어 있엇다는 정도로 얘기해 둔다. 그리고 이 밴.. 더보기
Un Défi d'Honneur - Verdun 1916 [Vrihaspati, 2007] 1916년은 1차대전 당시 러시아와 독일이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전력을 서부 전선에 집중했던 때라고 한다. 사실 저 시기가 유럽인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지는 잘 모를 일이지만, 그렇게 유쾌한 시기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어쨌든 때는 1차대전 와중이었고, 서구권의 입장에서는 러시아 전선에 투입되었을 병력들이 죄 프랑스 등의 전선으로 투입되었을 테니, 러시아 쪽에서 흘리게 될 피를 그 쪽에서 한꺼번에 흘리게 되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이런 소재에서 정치적 함의를 굳이 찾아내려는 것도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앨범은 martial industrial 앨범이고, 이 밴드가 사실 A Challenge of Honour의 Peter Savelkoul의 프로젝.. 더보기
Spüolus - Behind the Event Horizon [Kunsthauch, 2010] 헝가리 둠 메틀 프로젝트. 헝가리 하면 그래도 꽤 많은 밴드가 있었던 걸로 기억 나지만(당장 기억나는 거로는 Casket Garden, 유명한 Tormentor 정도가 생각나겠다) 둠 메틀로는 기억나는 바가 없다. Szabo Void의 원맨 프로젝트라는데, Thy Funeral이라는 블랙메틀 밴드를 했다고 하나, 그 밴드부터가 생소한 나로서는 이들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저 커버만 보면 Limbonic Art 같은 밴드가 먼저 생각날 일이지 둠 메틀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앨범 제목부터도 이벤트 호라이즌 운운하고 있다)물론 Cyclic Law에서 나오는 음악들이나 Brian Eno 식의 앰비언트라면 얘기는 좀 틀려질 수 있겠지만. 어쨌든 밴드는 자.. 더보기
The Rods - The Rods [Arista, 1981] 돌아가신 Dio 선생이야 불세출의 보컬리스트였다는 걸 누가 모르겠냐마는 그 집안에서 그 분만 음악을 했던 건 아니었다. Dio의 사촌이었던 David "Rock" Feinstein 또한 상당한 실력의 뮤지션이었는데, 아무래도 가장 잘 알려진 활동은 Elf에서의 기타 연주였겠지만, Elf 자체가 사실 Dio가 아니었다면 알려지기 힘들 밴드였으니, 그걸 커리어의 정점으로 놓는 건 많이 무리이겠다. 그래도 꽤 실력 있는 기타리스트였던 David도 또한 78년부터 자신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시작한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알음알음 알게 된 인맥들이 그래도 꽤 있었던 것 같다. 비슷비슷한 인물들을 규합해 가면서 80년대에 계속 활동을 이어 가는데, 아무래도 그 정점은 이 밴드.. 더보기
Leprous - Tall Poppy Syndrome [Sensory, 2009] Ihsahn은 확실히 대단한 뮤지션이었다. Emperor에서 활동하던 시절은 물론이고, 그 외의 프로젝트들이나 솔로 활동들도 (사실 호오는 좀 갈릴 수도 있겠으나)꽤나 묵직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농담삼아 복지의 꿀을 빨아먹고 사는 북유럽 사람들(물론, 백인들)은 음악을 해도 뭔가 비범하게 나온다는 얘기를 하곤 하는데, 먹고 살 걱정을 덜 하는 부분도 있겠으나 아무래도 Ihsahn과 같은 선배들이 데리고 다니면서 뿌리는 영향 같은 것도 무시할 수는 없겠구나 싶다. 사실 Sensory 레코드에서 앨범이 나왔으니 분명 프로그레시브 메틀 밴드일 이들을 두고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물론 노르웨이 출신이라는 것도 있고, 멤버 전원이 Ihsahn의 투어 멤버였거나 앨범에 참여한 .. 더보기
Ved Buens Ende - Written in Waters [Misanthropy, 1995] Ved Buens Ende는 1994년에 결성된 노르웨이 블랙메틀 밴드이다. 그리고 그 멤버들도 꽤 쟁쟁한 편이다. 일단 Dodheimsgard의 Victonik과 Ulver의 Skoll, 그리고 Carl-Michael Eide(Aura Noir의 Agressor)가 밴드의 멤버들이니, 사실 노르웨이 블랙메틀의 중심에 있었던 이들의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물론 그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편인데, 당시가 블랙메틀의 컨벤션이 만들어져 가고 있던 시기라고 한다면 이들은 그런 전형을 꽤나 많이 비껴갔던 최초의 밴드들 중 하나일 것이기 때문이다. "Those Who Caress the Pale" 을 제외한다면 이 앨범이 유일.. 더보기
Various Artists - The Garden of Forking Paths [Important, 2008] 일단 앨범 제목을 잠깐 눈여겨 보자. "The Garden of Forking Paths" 물론 보르헤스의 단편("픽션들" 에 수록된 단편을 참고할 것) 이름이다. 사실 이 이름 모를 밴드들의 연주곡만이 수록되어 있는 컴필레이션을 사게 하는 건 그게 가장 클 것이다. 어떻게 보면 두 번째 곡을 연주한 James Blackshaw가 이 앨범의 기획자라는 것을 감안할 때, 어찌 보면 James가 다른 네 명의 뮤지션들을 끌어들여서 자신의 기획을 실현하는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미국 인디의 팬 정도로 알려진 James의 모습을 생각할 때 이런 기획은 조금은 뜬금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은 그럼 어떻게 구현되었는가? 아니면 저런 제목은.. 더보기
Temple of the Maggot - How to Perform a Human Sacrifice(The Blood Rites) [Satans Millenium Prod., 2010] 일단 이들에 대한 인상을 얘기하는 것은 간단한 말로 충분할 것이다. '몽고 블랙메틀 밴드'.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나름 열심히 찾아듣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 동네 밴드는 처음이다.(물론 실질적인 활동은 스페인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레이블은 또 미국 레이블이니 이들도 참 고생하는 셈이다) 고비 사막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살아갈 것 같은 인상을 (괜스레)받는데, 일단 이들은 울란바토르 출신이라니 그렇게 유목민 생활을 하는 거야 물론 아니겠지만, 이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몽고에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교류를 하지 않고, 몽고 출신의 사람들이 각국에 흩어져 있지만 그들은 그 곳에서 아웃사이더처럼 지낸다고 한다. 이 앨범의 광고 문구는 대충, '실.. 더보기
Cirith Ungol - Frost and Fire [Liquid Flame, 1980/Metal Blade, 1999 reissued] Cirith Ungol 정도면 사실 헤비메틀의 '클래식' 이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런 얘기가 그리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심지어 Kerrang! 지의 어느 정신나간 필자는 이 앨범을 최악의 헤비메틀 앨범 중 하나로 꼽기도 했는데, 사람에 대한 평가는 물론 조심스러운 것이지만, 이건 정신나간 일이 맞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헤비메틀이 Black Sabbath 이후로 80년대에 이르기까지(적어도, 스래쉬메틀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는, 아무래도 더 빨라지거나 더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방향으로 나타났지, 헤비함을 강조한 밴드는 그에 비해서는 별로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 더보기
Baliset - A Time for Rust [Self-financed, 2009] Kayo Dot이나 Maudlin of the Well이나 분명 Toby Driver가 주도하는 것임은 분명하나, 사실 두 밴드의 음악에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다. 물론 분명한 일관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Kayo Dot의 데뷔작까지만)만, 아무래도 전자가 좀 더 실험적인 편이다. 예전의 포스팅에서 나는 밴드가 '클래시컬 무드' 가 있다고 얘기한 바 있었는데, 밴드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클래식의 면모는 사실 그리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아무래도 밴드의 입장에서는, 그건 록/메틀로서의 '프로그레시브' 의 컨벤션을 더욱 벗어나려는 시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Kayo Dot은 곡의 구조는 존재했지만('The Manifold Curiosity'..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