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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Levi-Strauss 사망 (무엇보다 먼저, 리바이스 창업자로 알고 들어오신 분들은 없으시리라 믿는다) 고인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마지막 저서가 나온 지도 내 기억에는 10년이 훨씬 넘어가는지라 이미 작고한 줄 알았는데, 지난 10월 31일 밤에 101세 생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타계했다고 한다. '야생의 사고', '신화학' 등 많은 저작이 번역되어 있지만, 그래도 가장 유명한 저작은 '슬픈 열대' 일진대, 그 야생의 사고를 문명이 자신의 시각으로 어떻게 찢어발기고 다시 입맛에 맞도록 재구축하는지를 보여 주는 저작이다. 바꿔 말한다면 '인간성 상실의 과정' 으로서 문명을 바라본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실 구조주의에 관심은 있더라도 이를 얘기함에 있어 목구멍에 껄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인지라, 그의 얘기를 정확하게 이해했.. 더보기
헤비 메틀 팬들은 남성적인가 그런 사람들이 많다. 10년을 넘게 겪어 온 일이니 그리 이상할 건 없는데,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은 내가 헤비메틀 - 특히나 블랙메틀 - 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흠칫 놀라 '그렇게 안 보이시는데' 식의 반응을 보이거나(하긴 '블랙메틀 듣게 생기셨어요' 라는 말이 처음 보자 마자 나온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나를 보기 전에 이런 얘기를 듣고 나온 사람이라면 대충 내 이미지를 '가죽 쫄바지에 철제 악세서리를 사랑하는 머리 긴 마초맨' 정도로 예상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물론 나쁠 건 없다. 사실 헤비메틀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마초적인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Manowar 같은 이들이 판치던 시절, 그런 사람들을, 메틀 팬이 아닌 입장에서 달리 받아들이기.. 더보기
Pyongyang Hardcore Resistance Atari Teenage Riot의 "60 Seconds Wipe Out"(맞나...)이 발매되었을 때 듣고 얘넨 뭔가 싶을 때가 있었다. 당시에 그리 이런 비트감을 즐기지는 않았던 터라, 암만 반항적 하드코어 이미지를 심어준들 별로 와닿지는 않았다. Alec Empire가 그런 '폭주' 의 맛을 아는 친구라는 것은 이미 알았지만, 다른 것도 할 줄 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그의 솔로 앨범을 들은 이후에였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여성 멤버 Hanin Elias의 솔로 앨범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절의 '정신없는' 음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IDM에 가까운 곡까지 있으니(몇몇 곡은 거의 얼터너티브) 이 친구도 아마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다 우연히 Venetian Snares의 mysp.. 더보기
에곤 쉴레 나는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물론 유명한(또는 유명해질)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심미안도 갖고 있지 않는지라,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보통은 남의 의견을 그냥 따라가는 편이다. 사실 그게 편하다. 그러다가 보게 된 것이, 아마도 에곤 쉴레였을 것이다. 물론 그 날도 역시 나는 그림에 딱히 관심 없는, 평소와 같은 날이었기에 물 흐르듯 동행인의 이런 저런 느낌 토로(라고 하는 것은, 설명이라 하기엔 내용이 없었던 까닭이다)를 듣다가 본 것이, 쉴레가 '성 세바스티안' 과 같이 자신을 묘사한 1915년의 자신의 전시회 포스터 디자인이었다. 두 가지에서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는데, 하나는 이런 포스터 디자인도 - 팝 아트 이전의 시대라도 - 예술이 되는구나 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무려 '성 세바스티안.. 더보기
Men Among the Ruins : Postwar Reflections of a Radical Traditionalist [Inner Traditions International, 2002] written by Julius Evola, translated by Guido Stucco, Michael Moynihan Julius Evola는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이 책은 꽤 유명한 편이다. 그리고 사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그의 이름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닐진대,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추' 에 신비주의자로서 소개된 바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신비주의자라 하는 것은 많이 부족한 설명이긴 하다)게다가, 베를루스코니의 집권 때문인지, 현대 이탈리아 우파를 논함에 있어서 에코가 Evola를 중요한 인물로 지적한 것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나의 Evola에 대한 인상도 사실 '신비주의자' 에서 그리 틀리지는 않았지만, '.. 더보기
Some naive definitions 그저께였던가, 메일로 이런 글이 날아왔었다. ....글은 나름 잘 보고 있습니다만, 용어가 너무 어렵습니다. 사실 'antipop' 같은 용어는 처음 들어봅니다. 거의 임의로 만든 신조어인 양 말이죠. martial industrial은 이미 일반적인 말 같긴 하지만 음악을 들어보지 못한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런 것은 설명이 크게 필요없는 부분이지만, 이곳은 음원을 직접 업로딩하진 않으니, 모호합니다. 일단 이 곳에서 이런 메일을 보내주실 분이 있을지는 몰랐다. 여기는 어디까지나 '무명의' 개인 블로그니까.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 중에 '메틀릭' 한 부분에 대해 나름 명확한 시각이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메일을 보내주신 분은 내가 모르는 분이기는 하다), 그 외의 부분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은.. 더보기
[Cinema] The Wicker Man "Wicker Man" 은, 글쎄, 솔직히 나는 호러물이라고 하고 싶지만 이 영화는 일반적인 호러물의 도식 같은 것은 따르고 있지 않으니, 매우 유명한, 이제 컬트의 반열에 오른 작품 정도로 해 두는 것이 좋겠다. 영화도 좋지만,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Paul Giovanni가 담당한) 그야말로 네오포크 - 라면 동의 못 할 수도 있지만, Paul Roland도 네오포크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정도면 훌륭하다 / 참고로, "Looking for Europe" 컴필레이션에도 본 영화의 ost의 수록곡이 삽입 - 의 전형인지라 인상적이기도 할 것이다. 호러물의 도식은 따르고 있지 않지만, 이 영화는 서로 잘 맞물리지 않는 요소들을 괴상하게 조합하면서 그로테스크하고 이교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다. 3.. 더보기
Paradise Lost returned? 위에 보이는 바와 같이 Paradise Lost의 새 앨범이 발매 예정이다. 최소한 "One Second" 부터는 변화했느니 아니느니 안 좋은 소리를 듣고는 있지만, 그거는 "Draconian Times" 까지의 사운드를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렷다. 밴드는 어떻게 생각하면, 고수해 온 음악 스타일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이미 거물이 되었다. 거기다 "Symbol of Life" 는 확실히 Paradise Lost가 할 만한 음악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들어 본 새 앨범의 사운드 샘플들은... 밴드가 드디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려고 하는 것인가?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나 'Living with Scars' 는 메틀 밴드이던 시절의 모습까지 생각해 보더라도, .. 더보기
Cheerleader 69 - Communistic ambient http://vx69.free.fr/ 소위 다크 인더스트리얼, 앰비언트 류의 음악의 이념적 편향성 - 이는 이 장르가 필연적으로 이에 치우친다는 의미가 아니다 - 은 사실 잘 알려진 바일 것이다. 물론 'We're not parapolitical' 이라 말하는 뮤지션들이,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 훨씬 다수이지만, 저명한 뮤지션들 중 몇몇은 (아마도)국가사회주의에 가까운 생각을, 그리고 몇몇은 그런 것으로 의심받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그에 거의 반대되는 스탠스를 보여주는 Cheerleader 69 같은 경우는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첫 정규 앨범을 작업 중이라고 하는데, 이미 공개된 세 곡의 수준은 좀 많이 평이하긴 하나... 발전을 기대해 본다. 지인은 이들도.. 더보기
[DVD] Death in June : Behind the Mask [Voidstar Prod., 2005] "Behind the Mask" 는 2005년에 행해진 Douglas P. 와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필름이다. 이런 류의 영상물이 모두 그렇지만, 내용은 기본적으로 DIJ의 음악적, 이데올로기적 내용을 담고 있다. 덧붙인다면 이 DVD에서는 DIJ 외에, 사실상 그 전신이라 할 수 있는 Crisis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Crisis의 레코딩을 입수하기 어려운 현재, 밴드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자료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니, 이 부분에서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물론 밴드가 밴드이니만큼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자료이겠지만. Douglas는 상당히 이미지에 신경쓰는 이일 것이다. 배경부터가 깔끔한 공간이 아닌, 매우 황량한 도시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