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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ollution

Cynic - The Portal Tapes [Season of Mist, 2012] Cynic이 "Focus" 를 발매했던 것이 거의 20년 전이니, 당시의 상황은 아무래도 지금과 같을 수는 없겠다. 사실, "Focus" 의 음악이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당시로서는 그렇게 데스메틀과 재즈, 프로그레시브 등이 결합된 음악은 찾기 어려웠다(기껏해야 Atheist, Disharmonic Orchestra?). 그러고 보면, 당시 Roadrunner가 왜 이런 밴드를 그렇게 홍보를 못 했는지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은 아니다. 아마도 레이블은 이 새로운 모습의 밴드를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잘 몰랐을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Cynic이 이미 잘 알려져 있던 데스메틀 밴드들과도 꽤 잘 어울리는 사이였다는 것이다. Chris Barnes가 마이크를 잡았던, Cy.. 더보기
Blood from the Soul - To Spite the Gland that Breeds [Earache, 1993] Napalm Death의 멤버들이 Napalm Death 외에 따로 굴리는 밴드가 참 많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을 텐데, 워낙에 많은 멤버들이 거쳐간 밴드이기도 하고, 굳이 계보를 따라 나가자면 Extreme Noise Terror나 Cathedral같은 거물급들까지 끼어 있는지라 그렇지 않은 밴드들은 아무래도 Earache의 발매작들을 정식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이 동방의 나라에서는 쉬이 간과되곤 했다. 특히 "Scum" 의 오리지널 라인업에 끼어 있지 않던 멤버들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더욱 그러할 것인데, 아무래도 데스메틀/그라인드코어의 원형에서는 많이 벗어난 음악을 했기에 그럴 거라 생각한다. 그런 류의 가장 보기 쉬운 예는 Mitch Harris가 중심이었던 Meath.. 더보기
Various Artists - SeoulSeoulSeoul [라운드앤라운드, 2012] 플로베르를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나 "감정 교육" 을 좋아하는데(뭐 유명한 작품이니까) 물론,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냉소적이면서도 희극적인 묘사, 도 작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면모의 하나이겠지만, 파리에 가 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작품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그 '일상 생활' 의 뒤에 깔리는 공간으로서의 파리의 설명이 더 흥미로웠다. 특히나 2월 혁명을 전후한 파리 시민들과 파리의 모습은 더욱 그랬다. 역사적 사건이 등장 인물들의 (소설에서의 묘사라기에는 참 드물도록 현실적인)일상과 기묘하도록 어울리는 건 아무나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이 나름 연애 소설이라면 연애 소설인지라(프레데릭 모로의 아르누 부인에 대한 사랑이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 .. 더보기
Kayo Dot - Gamma Knife [Self-financed, 2012]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Kayo Dot과 Maudlin of the Well이라는 이름이 눈에 밟힐 지도 모르겠다(아니면 뭐 할 수 없고). 메틀 밴드로 음악을 시작했고, "Dowsing Anemone with Copper Tongue" 까지는(적어도 "Choirs of the Eye" 까지는) 밴드는 기본적으로 메틀을 기본으로 하는 음악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 때도 밴드는 많은 다른 종류의 음악이 교잡된,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스타일의 연주를 하기는 했지만. "Blue Lambency Downward" 부터는 이런 메틀릭한 핵심은 자욱한 불협화음의 구름에 싸여 드러나지 않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밴드 음악의 구조를 살짝 벗어나기 시작한 만큼, Kayo D.. 더보기
Asia - XXX [Frontiers, 2012] Asia가 라이센스가 되더라. 밴드야 유명하지만 사실 한 물이 아니라 몇 물은 간 밴드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물론 "Alpha" 까지는 꽤 좋아하던 밴드였다(제일 유명한 거야 데뷔작이겠지만). 그렇지만 사실 밴드는 멤버들 각자의 바쁜 활동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명맥을 이어 온 편이었다. 이 앨범이 데뷔한 지 30년만에 나온 15번째 앨범이니 말이다. 이건 사실 좀 의외이기도 하다. Geoff Downes 정도를 제외하면 프로그레시브 록의 정점을 각자 찍어 본 이들이 Geffen사의 의지에 따라 만든 밴드가 Asia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소위 '슈퍼 그룹' 마케팅의 시초 중의 하나였던 밴드인 셈이다. 그래서 2006년에였던가 이 양반들이 '클래식' 라인업으로 밴드 이.. 더보기
Kreator - Phantom Antichrist [Nuclear Blast, 2012] 많은 스래쉬메틀 밴드들이 어느 정도 멜로딕 데스 물을 먹는 건 이제는 분명해 보인다(정작 멜로딕 데스의 프론티어들이 이제는 원형에서 많이 벗어난 음악을 하는 걸 생각하면 의아하기도 하다). 물론 많은 스래쉬메틀 밴드들은, 또 자기들의 전성 시절에는 가장 강력한 음악을 하는 축에 속하던 이들이었다. 스래쉬 리프에 빠른 템포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려다 보니 나오는 결과일지도 모르는 일이다만, 어쨌든 기존의 결과물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는지라 그 호오는 꽤 갈린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젊은 시절에 좀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 주었던 밴드들일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나는 Sodom의 "In War and Pieces" 같은 앨범을 꽤 좋아하는 편이지만, 속된 말로 '맥.. 더보기
Impiety - Ravage & Conquer [Pulverized, 2012] Impiety가 이 장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야 따로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모르는 분을 위해 첨언하자면, 한국 록에 있어서의 신중현 선생의 위상, 의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밴드의 최근의 행보에 대해서는 약간의 불안감을 얘기하는 모습도 계속 있어 왔다. 작년 초에 나왔던 "Worshippers of the Seventh Tyranny" 는 음악적 스타일은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앨범은 무려 38분이 넘어가는 동명 타이틀 곡 하나만을 담고 있었다. 정교하게 배치된 불협화음들, 갈수록 프로그레시브해지던 많은 데스메틀 밴드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사운드는 밴드가 이전의 스트레이트한 모습에서 변화를 주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을 불러왔다. 그리고 1년.. 더보기
Sculptured - The Spear of the Lily is Aureoled [The End, 1998] USPM 등의 단어를 사용한 분류를 즐기는 건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미국과 유럽의 메틀이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분명할 것 같다. 물론 그건 둠 메틀의 경우도 동일하다. 아무래도 정통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유럽의 둠 메틀에 비해(물론 꼭 그렇다는 건 아니다) 미국의 둠 메틀은 좀 더 다른 음악과 결합된 형식으로 나타나거나, 멜로딕 데스에 상당히 접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고 보여진다. Sculptured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프로그레시브' 한 면모를 보여주던 미국식 둠 메틀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밴드는 스스로의 음악을 'matrix metal' 이라고 표현하는 모양이지만,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를 생각해 봄이 더 어려울 듯 싶으니, .. 더보기
The Great Old Ones - Al Azif [Les Acteurs de l'Ombre Prod., 2012] The Great Old Ones는 프랑스의 5인조 블랙메틀 밴드이다. 개인적으로 밴드 이름에 'old' 가 들어간 밴드 치고 그렇게 좋게 들었던 경우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지라(그러고 보니, 생각보다 이름에 'old' 가 들어가는 밴드가 많다), 안 좋다면 안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거기다 프랑스 출신이니, The Old Dead Tree를 들었을 때의 실망이 떠오르기도 한다(프랑스 출신 중에도, 못 하는 애들은 기복 없이 못 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앨범을 들어보기도 전에 무슨 데뷔작을 내는 녀석들이 이름에 'old' 가 들어가냐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Lovecraft를 다루는 밴드라는 것도 알려져 있지만(그.. 더보기
ROME - Flowers from Exile [Trisol, 2009] 개인적인 생각인데(뭐 반드시 개인적인 건 아닐지도), ROME는 적어도, "Masse Mensch Material" 부터는 최고의 네오포크 밴드 중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밴드의 장점이라면, 참 정력적으로 앨범을 계속 내 오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에 "Nera" 가 나온 이후 작년까지 밴드는 여섯 장의 앨범을 냈으니, 아직 2012년 초임을 생각하면 매년 꾸준히 앨범을 내 온 셈이다. 그러면서도 밴드는 포크에 기반하면서도 (많은 네오포크 밴드들이 그렇긴 하지만)다양한 요소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충격적인 방법론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내는 건 보통의 이야기꾼이라면 어려울 것이다. 이런 꾸준함과, 이미 "Masse Mensch Material" 등.. 더보기